가상자산 거래소 코인원에서 이달 중 카카오뱅크 계좌 연동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비대면 계좌에 대한 일 거래 한도가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일 카카오뱅크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김석 최고전략책임자(CSO)는 "11월 중 코인원 고객에게 실명 확인 입출금 계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카카오뱅크 계좌를 받게 되면서 코인원은 현재 쓰고 있는 NH농협은행과 실명계좌 발급 계약을 종료할 예정이다. 농협과의 계약 해지 시점은 밝히지 않았다. 제휴 은행이 바뀌는 과정에서 기존 이용자들이 은행 계좌를 재등록할 수 있는 유예 기간을 둘 것으로 보인다.
■비대면 억대 거래 가능해질 듯
코인원이 계약 은행을 바꾸면서 얻게 될 이점으로 업계가 가장 먼저 꼽는 부분은 '비대면 고액 거래'다. 카카오뱅크와 마찬가지로 인터넷 전문은행인 케이뱅크가 타 은행과 달리 이 부분에 제한을 두지 않고 있어서다.
거래소별 비대면 입출금 한도를 살펴보면 시중은행과 제휴한 빗썸은 '간편입금' 기능 사용 기준 1천만원, 코인원은 100만원, 코빗은 30만원이다. 전북은행과 제휴한 고팍스는 1천만원이다.
이 거래소들의 이용자가 이런 한도를 넘어 억대 수준의 금액을 거래하기 위해서는 영업점에 금융 거래 목적을 증명하는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반면 업비트는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고도 일 1억원까지 입금할 수 있다. 제휴 은행인 케이뱅크가 영업점을 두지 않고 비대면으로 전체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이런 조건을 요구하지 않는 것이다. 카카오뱅크도 같은 상황인 만큼, 코인원에 유사한 정책을 적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뱅크가 후발주자인 점, 코인원과의 사업 협력에 대해 "신사업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이라 밝힌 점을 감안하면 케이뱅크보다 혁신적인 정책을 내놓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금융위도 정책 손질 예고…코인원, 경쟁 우위 선점 예상
은행마다 천차만별인 거래소 운영 정책은 업계에서 꾸준히 문제 제기가 됐던 사안이다. 지난달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도 이에 대해 금융위원회에 대책 마련을 요구한 바 있다.
은행의 정책에 따라 가상자산 거래소의 경쟁력이 좌우돼 결과적으로 시장 경쟁을 저해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현재 국내 가상자산 거래액은 비대면 입출금 한도가 가장 높은 업비트가 80% 이상, 빗썸이 약 15%, 코인원이 4~5% 가량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필요성에 공감하며 은행과 가상자산 거래소 간 제휴 계약서를 표준화할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관련기사
- 카카오뱅크 "11월부터 코인원 계좌 발급"2022.11.02
- 카뱅도 참전…'가상자산 거래소' 지각변동 올까2022.08.30
- 코인원에서 '카뱅' 계좌 쓴다…계약 완료2022.08.29
- "가상자산 거래 서비스는 개발자에게 매력적 아이템"2022.06.27
이런 상황에서 코인원은 제휴 은행이 카카오뱅크로 바뀌게 되면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입출금 한도 정책을 보다 빨리 개선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가 표준화 방안을 마련 후 업계 논의를 거쳐 각 거래소와 은행에 적용되기 전까지 경쟁에서 우위를 가져갈 수 있을 전망이다.
입출금 한도는 거래량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기 때문에 국내 2위 거래소로 도약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