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 탄력 호출료, 택시 승차난 해소할까…기사 처우 개선 "글쎄"

호출료 대부분 기사 수익으로 돌아가지만…"현장 추이 살펴봐야"

심야 시간대에 택시잡기가 어려운 승차난을 해소하고자 정부에서 탄력 호출료 출시로 공급 증대를 꾀하는 대책을 마련했지만, 업계 안팎에선 미봉책에 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반택시는 지난달 말부터,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달 3일부터 각각 호출료를 최대 5천원 인상한다.

탄력 호출료는 지난달 초 국토교통부에서 ‘심야 택시난 완화 대책’으로 내놓은 방안이다. 택시 호출이 어려운 시간대인 오후 10시부터 익일 오전 3시까지 추가로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탑승을 희망하는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서비스다. 요금을 올려 기사 수익성을 제고하면서, 동시에 운행량을 늘리겠다는 것.

플랫폼 가맹(타입2)과 중개 사업자(타입3) 각각 최대 5천원, 4천원 호출료가 오른다. 반반택시 운영사 코나투스는 지난달 28일부터 호출료를 4천원으로 올렸다. 코나투스는 ‘로켓호출’을 도입해, 최대 3천원을 추가로 지불하는 탄력 요금제를 운영해왔다.

(사진=지디넷코리아)

타다는 중형 가맹택시 ‘타다라이트’ 탄력 호출료를 최대 5천원까지 1일 자정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같은날 티머니온다(onda)도 최대 4천원으로 인상했는데, 30일까지 회사가 호출료 전부를 부담하며 고객과 기사 모두 ‘윈윈’하도록 했다.

선두 사업자인 카카오T 운영사 카카오모빌리티는 3일 관련 정책을 시행한다. 카카오 비가맹택시는 최대 4천원, 가맹택시인 카카오T 블루의 경우 5천원으로 오른다. 현재 카카오T 블루 호출료는 3천원이다.

호출요금 대부분은 기사 수익으로 돌아간다. 타다는 요금 90%를 기사에게 부여하는데, 가령 이용자가 비용 5천원을 내면, 4천500원(500원은 타다 수익)이 기사 수익으로 책정된다는 얘기다. 티머니는 구체적인 분배율을 밝히지 않았지만, 80~90%가량으로 추정되고 있다. 코나투스는 80%다.

카카오는 이중 구조다. 기존 운영해온 호출료(3천원)는 기사와 카카오가 반반씩 가져가며, 추가되는 2천원(최대)에서 90%를 운전자에게 지급한다. 카카오T 가맹 기사가 승객에게 호출료 5천원을 받으면, 1천500원(3천원분)에 1천800원을 더한 3천300원이 수익으로 매겨진다.

(사진=카카오모빌리티)

이런 정책이 다만, 택시 수급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장에서의 추이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면서 “탄력 요금제가 승객 목적지 미표기를 수반한 터라, 외려 배차 수락율이 낮아질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적용 사업자를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 역시 제기된다. 아직 우티, 아이엠(I.M)택시 운영사 진모빌리티 등에선 탄력 호출료를 도입하지 않았는데, 업계 전반적으로 일괄 시행하지 않을 경우 공급 가속에 있어 한계를 나타낼 것이란 지적이다. 우티는 인상안을 두고 내부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성한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 사무처장은 “결국 심야 탄력 호출료를 통해 택시 기사를 유인하는 게 목적”이라면서 “기사 처우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듯 비치지만, 실상은 카카오에선 추가분(2천원)에 대해서만 대부분(90%) 수익화하는 형태라 떠난 기사들이 돌아와 업계 활성화에 이바지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