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그룹 내 종합방송채널사용사업자(MPP)인 스카이TV와 미디어지니의 합병법인이 다음달 1일 출범한다. 이번 합병은 스카이TV가 미디어지니를 흡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며, 이를 통해 KT는 12개 채널을 가진 대형 MPP로 거듭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스카이TV는 미디어지니와 합병한 이후 ENA 채널을 중심으로 콘텐츠 제작과 편성을 일원화해 경영 효율성을 강화하고, 단일 채널 법인으로 시장에 전략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12개 채널을 보유하게 된 만큼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합병법인 지분은 KT스카이라이프가 62.7%, KT스튜디오지니가 37.3%를 보유하는 식이다. KT스카이라이프와 KT스튜디오지니는 스카이TV가 MPP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긴밀히 공조하기로 했다.
■ 스카이TV, 12개 채널 보유한 MPP로 거듭난다
지난 2분기 실적발표 당시 KT의 콘텐츠 자회사 매출은 2천8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7% 성장했다. 같은 기간 KT스카이라이프의 매출도 45.2% 증가한 2천542억원을 기록하는 등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양사는 이번 합병으로 채널간 시너지가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지난 4월 스카이TV와 미디어지니는 기존에 채널을 ENA로 리브랜딩한 바 있다. ENA와 ENA플레이는 스카이TV가, ENA드라마와 ENA스토리는 미디어지니가 운영하는 식이다. 합병으로 소통이 일원화되는 만큼 시장에 더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합병 이후 채널 포트폴리오도 재편될 예정이다. KT 관계자는 "양사가 보유한 채널 중 타깃이나 성격이 비슷한 것들이 있어 관련 채널들을 중심으로 어느정도 정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다른 채널들을 추가로 ENA로 리브랜딩할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양사는 합병 이후 협업이 긴밀해진 만큼 더 많은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와 같은 성공적인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고, 이를 토대로 ENA 채널 경쟁력을 강화해 광고 매출을 확대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 스카이TV-미디어지니 합병으로 KT 미디어경쟁력 강화될까
업계는 이번 합병으로 KT그룹 자체의 미디어 경쟁력도 함께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구현모 KT 대표는 취임 후 지주형 회사 전환을 준비하며 미디어 계열사 재편에 특히 공을 들였다.
2020년 10월 현대HCN과 4천911억원 규모의 지분 인수 투자를 단행한 데 이어, 지난해 1월에는 KT스튜디오지니를 출범시켰다. 오는 12월에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즌이 티빙과 합병한다. IPTV인 '올레tv'도 최근 '지니TV'로 개편했다. KT는 계열사 재편을 통해 KT스튜디오지니를 중심에 두고 다른 미디어 사업을 아우른다는 계획이다.
구 대표는 지난해 KT스튜디오지니를 두고 "아직 중간지주사는 아니지만 분명히 그런 성격은 갖는다"며 지식재산권(IP) 생산부터 유통까지 이어지는 콘텐츠 제작비 회수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스토리위즈와 밀리의서재가 가진 원천 IP로 KT스튜디오지니가 콘텐츠를 제작하고, 이를 스카이TV 등으로 유통한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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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스카이TV와 미디어지니의 합병도 지주형 전환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디어 전략 관점에서 채널 경쟁력과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이번 합병이 이뤄졌다고 볼 수 있다"며 "1위 플랫폼 사업자인 KT가 콘텐츠 사업을 강화하며 미디어 시장에서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KT는 최근 올레tv를 지니TV로 개편했으며 시즌과 티빙의 합병, 스카이TV와 미디어지니의 합병 등 미디어·콘텐츠 역량을 집결했다"면서 "국내 최다 유료방송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