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해를 기점으로 폴더블폰 대중화를 선언했지만 소비 시장 침체로 달성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올해 삼성전자 폴더블폰 출하량은 900만대로 하향 조정됐다.
홍주식 시장조사업체 옴디아 이사는 지난 21일 양재동 엘타워에서 진행된 디스플레이 컨퍼런스에서 "삼성전자는 올해 폴더블폰 출하량 목표를 1천만대 이상으로 잡았지만, 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달성이 어려워 보인다"라며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생산 계획을 낮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당초 올해 삼성전자 폴더블폰 출하량을 1천200만대로 예상했지만, 1천만대에 못 미치는 900만대 후반대를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앞서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도 올초 삼성전자의 올해 폴더블폰 출하량 전망치를 1천200만대로 예상했으나,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침체가 지속되자 지난 9월 900만대에서 1천만대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8월 폴더블폰 '갤럭시Z폴드4', '갤럭시Z플립4'을 출시하며 올해 폴더블폰 출하량 목표를 1천만대로 제시했다. 당시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장은 "갤럭시Z폴드4와 Z플립4가 글로벌 시장에서 폴더블 대세화, 대중화를 보다 빠르게 실현할 것"이라며 "오는 2025년까지 폴더블 제품이 삼성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량의 50% 이상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부품과 물류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갤럭시Z플립4', '갤럭시Z폴드4' 가격(미국 소비자가 기준)을 작년과 동결하며 파격적인 가격 정책을 전개했다. 하지만 얼어붙은 소비시장 침체로 출하량 증가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옴디아는 폴더블폰 대중화 진입 시기가 올 하반기에서 내년으로 연기될 것으로 전망했다. 올초 전체 폴더블폰 출하량을 1천500만대로 예상했지만, 1천200~1천300만대로 하향 전망했고, 내년도 당초 전망치인 2천600만대 보다 적을 것으로 관측된다. 폴더블폰은 2024년부터 빠르게 성장해 2026년 전체 스마트폰 시장 중 3.7% 점유율을 차지할 전망이다.
홍 이사는 "샤오미, 화웨이, 오포, 비보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 업체들은 올해 출시한 폴더블폰이 재고 소진 문제에 직면하면서 손익 개선, 시장 침체에 대한 해결책을 찾은 것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이에 따라 신규 폴더블폰 출시에 대한 대부분의 계획이 올 하반기에서 내년으로 연기된 상태"라고 말했다. 올해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은 내수 시장 침체로 출하량이 25% 감소하며 심각한 불황을 겪고 있다.
홍 이사는 또 "중국 세트 업체들은 올해보다 내년에 더 활발하게 폴더블폰을 내놓고 프로모션과 마케팅을 진행하며 출하량을 늘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삼성전자는 올해 폴더블폰 점유율 80%로 당분간 시장을 이끌어 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내년 하반기부터는 중국 업체들의 참여로 지배력이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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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올해 전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12억4900만대로 전년(2021년 13억3400만대) 보다 7% 감소하며 2014년 이후 8년 만에 최저를 기록할 전망이다. 내년에는 12억5800만대로 올해보다 0.7% 소폭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홍주식 이사는 "스마트폰 시장은 내년에도 올해와 별반 다르지 않아 불확실성이 크다"라며 "2024년부터 시장 경제가 좋아지면서 스마트폰 시장도 풀릴 것으로 예상되나 2020년, 2021년 수준으로 못 돌아갈 것"이라며 "현재 스마트폰 시장은 암울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