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스튜디오 "심포니 테일즈 후회 없이 과감히 준비"

가디언테일즈 OST를 오케스트라로 연주...작곡과 편곡 시너지 자신

디지털경제입력 :2022/10/21 11:22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레트로 콘솔 게임의 재미를 전한 가디언테일즈가 음악회로 게임 이용자를 만날 채비를 마쳤다.

카카오게임즈와 콩스튜디오가 공동 주최 및 주관하는 음악회 '심포니 테일즈'가 오는 2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진행한다.

이번 음악회는 가디언테일즈를 주제로 진행되는 첫 오케스트라 공연으로 미디 음원이었던 가디언테일즈 내 음악을 오케스트라와 밴드, 중창단이 연주해 색다른 느낌을 전한다.

게임을 소재로 한 오케스트라 연주회가 없던 것은 아니다. 해외에서는 비디오게임 라이브 연주회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게임산업협회가 아이머게이머 콘서트를 선보이기도 했다.

다만 심포니 테일즈가 다른 게임 연주회와 차별화 되는 것은 다양한 인기 곡을 편곡해서 연주하는 수준에 그치지 않고 하나의 테마를 정하고 공연 시작부터 끝까지 흐름을 만드는 형태의 공연이기 때문이다. 각 연주곡이 서로 연결되는 구조의 음악회라 하겠다.

이번 음악회에 앞서 가디언테일즈의 게임 내 음악을 모두 작곡한 김민정 사운드 디자이너와 편곡을 담당한 플래직의 강택구 음악감독을 만나봤다. 김민정 사운드 디자이너는 가디언테일즈 이용자 사이에서 압도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작곡가로 게임 내 연출과 캐릭터의 감정선을 더욱 극대화하는 음악을 선보여 이용자에게 사랑받고 있다.

강택구 음악감독은 게임 관련 음악은 물론 클래식 음악과 뮤지컬, 영화 등 다양한 분야의 음악을 다루며 콘텐츠와 음악의 협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인 인물이다.

또한 아이머게이머 콘서트, 한중일 e스포츠 행사, 블리자드의 디아블로2 레저렉션 출시 기념 콘서트, 넥슨 클래식 콘서트 등 다양한 게임음악 관련 행사에서 편곡을 담당했다.

인터뷰 내내 김민정 사운드 디자이너와 강택구 음악감독은 음악에 대한 애정과 가디언테일즈 음악을 사랑하는 이들이 오프라인 공간에서 만나게 되는 이번 음악회에 대해 기대를 보였다. 또한 두 사람의 원활한 협업으로 더욱 수준 높은 공연을 준비할 수 있었다며 음악회에 대한 기대치도 함께 높였다.

아래는 현장에서 진행된 인터뷰 내용이다.

Q: 가디언테일즈 음악에 대해 이용자 평가가 매우 좋다. 작곡할 때 어떤 점을 강조했나?

A:(김민정 사운드 디자이너) 각 스토리의 구성이나 캐릭터의 성격에 가장 잘 어울리는 메인 멜로디를 뽑아낸 후, 그에 맞춰 음악의 흐름을 풀어내고 음색을 확립한다. 이 멜로디가 스토리에 잘 묻어났을 때 게임을 진행해야 이용자가 더욱 몰입을 하게 되고, 게임을 끄고 나서도 기억에 남는 음악이 된다고 생각한다.

나중에 음악만 다시 들었을 때 게임을 플레이할 당시의 스토리와 감정을 추억하게 되는 것도 각 콘텐츠만의 메인 멜로디 때문일 것이다.

콩스튜디오 김민정 사운드 디자이너.

Q: 많은 곡을 작곡했지만 가장 애정이 있는 곡은 무엇인가?

A: (김민정 사운드 디자이너) 직접 만든 곡들이라 딱 몇 곡을 선정하기는 어렵지만 두 곡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첫 번째는 마계 월드 맵의 음악인 Demon world2의 메인 멜로디로 시즌2 트레일러 영상의 스카이라인 장면을 처음 봤을 때 떠오른 영감으로 작곡한 멜로디다.

서로 다른 높낮이의 빌딩들이 모여 하나의 도시를 이루는 시각적인 요소를 음악적인 감각으로 풀어내 보자 싶어서 만든 멜로디였다.. 가디언테일즈에 최초로 현대 도시의 건물이 등장함으로써 평소 플레이하던 아기자기한 느낌이 아닌 수직적으로 상승한 배경의 이미지를 청각적으로 그려보고자 했다.

두 번째 곡은 기록되지 않은 세계 파트1의 메인 필드 음악으로 부유성 로비 음악의 어두운 버전입니다. 침략을 막을 수 없었던 미래 부유성의 어둡고도 비장한 분위기를 나타내고자 하였는데, 미래공주와 아이샤 그리고 주인공이 큰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전투를 이어가는 모습을 잘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꽤 어둡고도 개입이 심할 수 있는 음악임에도 필드를 돌아다닐 때 플레이에 간섭 없이 몰입감을 더하는 곡이라고 생각해 마음에 든다.

Q: 게임음악을 작곡할 때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

A: (김민정 사운드 디자이너) 게임음악 작곡가로서 어려운 점부터 말씀드리자면 마감기한을 맞추면서도 좋은 음악을 만드는 것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게다가 업데이트마다 발빠르게 변화하는 개발 프로세스에 맞춰 적응하면서도 최상의 퀄리티로 음악 리소스를 제공하는 것이 사실 쉬운 작업은 아니다.

수정할 기회가 많지 않기 때문에 한 번에 적절한 음악을 만들고 알맞은 사운드디자인을 하는 것이 몸에 밴 것 같다. 아마 많은 게임 사운드 디자이너의 직업적 고충이지 않을까 싶다.

여기에 추가적으로 유의해야 할 점을 더 말하자면 '음악과 게임 콘텐츠 간의 조화가 적절한지'를 늘 염두해야 한다. 이용자가 인지하고 조작하는 게임 속 시각적 요소들과 같은 감정선의 조화를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거나, 어떤 때는 게임 요소에 대해 저의 해석을 더하여 콘텐츠 소화력을 좀 더 배가시키는 음악을 만들려고 합니다.

간혹 음악의 핵심을 잡기 위해 디렉터님이나 기획자분들에게 가서 뜬금없게 느껴질 수 있는 질문도 한다. 이는 그 콘텐츠를 이용자가 어떻게 받아들이게 하고 싶은지에 대한 의도를 파악하기 위함입니다. 그런 고민을 거쳐 나온 음악이 때로는 세련되지 못할 수 있겠으나 저는 그 음악이 게임 플레이를 위한 최고의 음악이라고 생각하며 이 점은 사운드 디자인이나 영상 음악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Q: 창작을 하는 입장에서 마감 시한을 두고 작업하는 것이 쉽지 않을 듯 하다. 어려운 점은 없나?

A: (김민정 사운드 디자이너) 실제로 작업을 수정할 기회가 많지 않기에 한 번에 게임에 적합한 결과를 뽑아내는 것이 습관이 됐다. 힘들지만 잘 해낼 수 있다. 초반에는 작업물에 대한 미련도 있었지만 이제는 미련을 남기지 않기 위해 처음부터 에너지를 쏟고 있다.

플래직 강택구 음악감독.

Q: 특정 게임하면 떠오르는 음악들이 있다. 가디언테일즈에도 이런 음악이 있다면 무엇이라 생각하나?

A (김민정 사운드 디자이너) 닌텐도의 ‘슈퍼 마리오’나 ‘젤다의 전설’을 떠올리면 대표 멜로디가 한 두 개씩 떠오르는 것처럼, 가디언테일즈의 대표곡은 역시 타이틀곡 'On your way' 가 아닐까 한다. 가디언테일즈라는 이름이 정해지기도 전에 이 타이틀곡을 작곡했는데다.

이 곡을 만들 때에는 전하고자 하는 바는 확실히 전하면서도 듣는데 부담이 없는 음악을 만들기 위해 고심했고 오로지 기사와 꼬마공주의 아름다운 여정과 희노애락에 집중하여 작업했다.

Q: 게임음악을 작곡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나?

A: (김민정 사운드 디자이너) 게임음악 작곡가라고 하면 아는 사람이 별로 없기도 하고 모바일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음악이 좋다고 찾아듣는 경우도 많지 않다. 하지만 이런 작업을 진심으로 하는 입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고자 생각했다. 음악을 시작할 때 게임 음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은 없지만 시각적 요소와 어우러지는 음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갖고 있었다.

Q: 팬들이 가디언테일즈 음악에 대한 애정이 많은 듯 하다. 이용자가 가디언테일즈 음악을 커버하거나 믹스업을 시도하는 경우도 있는데 어떤 느낌인가?

A: (김민정 사운드 디자이너) 솔직히 이런 2차 창작물들을 많이 찾아본다. 많이 놀라워하기도 하고 때론 감동도 받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창작물은 월드 11의 던전 내부 음악을 8비트로 어레인지한 창작물이었습니다. 상당히 고심하여 그려낸, 차갑고 어두운 곳에서 종착지를 향해 나아가는 느낌이 8비트에서 그대로 나타난 것을 듣고 정말 감탄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 외에도 피아노로 연주한 버전이나 다양한 장르로 바꿔가며 리믹스한 작품들도 상당히 재밌고 신선하게 봤습니다. 음악 일을 하다 보니 그런 리믹스 작업에도 얼마나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드는지 잘 알고 있다. 제가 작곡한 음악들을 또 다른 놀거리로 삼으시고 재밌게 작업해 주시거나 새로운 해석을 더해주시는 모습들을 보면 원곡자로서 너무나도 영광이고 감사할 따름이다.

Q: 공연을 앞두고 어떤 느낌인지 궁금하다.

A: (김민정 사운드 디자이너) 가디언테일즈 음악이 본격적으로 사랑받기 시작한 것이 바리 테마곡이었던 것 같다. 이 곡은 사실 의뢰받은 작업은 아니었는데 스토리 자체가 너무 좋고 일러스트도 잘 나와서 음악도 잘 나왔다. 재미있어서 진심으로 작업을 했더니 반응이 좋았고 다른 곡에 대한 반응도 나오기 시작했다.

한결같이 재미있게 진심으로 작업을 했는데 이를 이용자들이 잘 알아준 거 같아서 고마웠다. 이런 이들을 실제로 볼 수 있다니 기대가 된다.

또한 내가 작곡한 음악을 오케스트라 연주로 듣는 것은 작곡가 입장에서도 흔한 경험이 아니다. 이번 공연을 준비하면서 최대한 오케스트라 폼의 장점은 살리면서 낯설지 않도록 하는게 큰 목표였다.

Q: 강택구 음악감독은 여러 분야의 음악 작업을 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 게임음악과 다른 분야 음악의 차이가 있다면 무엇이 있나?

A: (강택구 음악감독) 뮤지컬이나 영화에서 사용되는 음악과 다르게 게임에서의 음악은 훨씬 더 직접적으로 청자에게 다가갈 수밖에 없다. 게임이용자는 오랫동안 게임을 즐기시면서 계속하여 배경음악에 장시간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작곡가의 입장에서는 반복되는 음악으로 인하여 피로하지 않도록 하는 것뿐 아니라 그 게임 속 세계관을 잘 녹여내야 하는 숙제가 있다.

Q: 클래식 음악을 공부했는데 게임음악을 작업하는 것에 어려움은 없나?

A: (강택구 음악감독) 클래식 음악을 공부했으나 음악에는 경계성이 없다고 생각한다. 과거 유학을 가기 전에 파이널판타지 오케스트라가 내한한 적이 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게임으로도 좋은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됐다.

또한 이런 음악회는 연주자와 작곡가가 한쪽에만 치우치지 않는 경험을 할 수 있게 된다는 장점이 있다. 자신의 역량을 키울수 있고 학생은 음악의 방향을 결정할 수 있을지 기회가 될 수 있다.

말하기 조심스럽지만 대학에서 강의를 하면서 보면 지금 음악 문화를 만들었던 이들이 열린 마인드를 갖고 있지는 않다. 이런 생각을 조금 더 깰 수 있으면 좋겠다고 본다. 영화나 뮤지컬 쪽에서는 이런 움직임이 활발하다. 유독 우리나라가 게임산업에 이런 움직임이 적다.

게임을 활용한 이런 연주회는 예술적으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 최근에 게임도 법적으로 문화예술에 포함되지 않았다.

강택구 음악감독과 김민정 사운드 디자이너.

Q: 이번 음악회를 준비하면서 미디 기반 음악을 오케스트라로 옮겨오는 작업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A: (강택구 음악감독) 가장 어려운 부분은 반복하게끔 디자인된 30~40초짜리 단편적인 음악을 3~4분이라는 긴 호흡으로 풀어내야했다. 어떻게 단순한 아이디어를 하나의 큰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나갈 수 있을지 고민하는 작업이 어려웠습니다.

이 부분은 김민정 사운드 디자이너와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음악을 만들었을 때의 의도와 감정을 많이 알기 위해 노력했다. 전반적인 게임의 세계관을 알기 위하여 가디언테일즈를 사랑하는 이용자가 만든 유튜브 영상이나 이미지 파일들도 많이 참고했다.

Q: 오케스트라 편곡은 종종 음악이 장중해지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가디언테일즈 원곡과 다른 느낌을 줄 수 있다. 이에 대한 우려는 없나?

A: (강택구 음악감독) 미디 기반 음악은 처음부터 대규모 편성을 배재하고 만드는 경우도 있다. 가디언 테일즈는 이런 요소가 반반씩 섞여있다. 휴대전화에서 나오는 음악이 오케스트라로 넘어오게 되면 규모가 커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공연을 준비하면서 새로운 경험을 하고 싶은 사람을 우선으로 생각하고 오히려 과감하게 밀어붙였다.

(김민정 사운드 디자이너) 음악을 만들 당시에 상상한 스케일이 있다. 스토리라인을 받았을 때 이야기의 흐름을 상상하며 큰 큐모를 떠올리며 작곡을 했는데 모바일게임은은 스마트폰 스피커로 음악을 들어야 하는 환경적인 문제로 한계가 있었다. 그렇게 상상하면 만듣 곡이 오케스트라로 만들어지고 악기가 분담되고 연주자 에너지도 전달이 되는 무대다. 내가 꿈꾸던 무대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Q: 작곡가와 편곡자가 함께 협업하며 준비했다. 어려운 점은 없었나?

A: (강택구 음악감독) 게임음악으로 접근하지 않고 뮤지컬로 접근을 했다. 가디언테일즈 역시 이런 감각으로  만든 게임이고 게임 내 음악도 그렇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에피소드에서 무엇이 중요한가를 파악하고 원작 멜로디를 많이 건들지 않는 선에서 이용자의 입장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경험이었다.

김민정 사운드 디자이너가 편곡에 자유를 줬기에 작업이 편했다. 작곡가는 편곡에 관여하고 싶은 마음이 있기 마련인데 이런 면에서도 많이 원곡자가 양보를 해줬다. 이건 쉽지 않은 일이고 용기도 필요한 일이다.

(김민정 사운드디자이너) 아애머게이머 공연 당시부터 백스테이지를 찾아가서 인사를 드리고는 했다. 그 당시부터 가디언테일즈에 대한 개념을 이야기하고 합도 잘 맞았다. 좋아하는 작곡가라거나 영화 음악도 비슷했기에 상의가 착착 진행이 됐다.

무엇보다 강택구 음악감독이 게임에 대해 궁금해 하는 점이 많았다. 단순히 자료를 받아보고 작업하는게 아니라 서로 질문을 주고 받으며 진행한 작업이다. 질문에서 뭐든지 시작되는 것이며 좋은 시너지가 생겼다.

Q: 이번 공연을 앞두고 편곡자 입장에서 어떤 점에 집중해서 음악을 감상해줬으면 하는 점이 있나?

A: 오케스트라만이 가질 수 있는 웅장함과 감성이 스마트폰으로 듣던 감성과 많은 차이가 날 것이다. 작은 스마트폰 세상에서 감상하던 음악을 넓은 무대에서 들었을 때, 업데이트를 기다리며 한 챕터, 한 챕터 스토리를 진행하며 느낀 설렘과 감동을 다시 한번 가져갈 수 있기를 바란다.

Q: 기존 음악시장에서 게임 음악을 기반으로 한 연주회를 진행하는 것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지 궁금하다.

A: : 외국과 다르게 우리나라는 이상하게 클래식 음악과 실용음악을 분리해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음악대학의 교육에서도 나타나는 문제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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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분명 게임음악에 대한 인지도나 인식이 내가 학부생일 때까지만 해도 긍정적인 방향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고 융합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기존 음악시장에서도 클래식 음악이 더 대중들에게 쉽게 다가가고자 하는 이런 시도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음을 느낀다. 이제는 영화와 드라마를 넘어 게임 역시 하나의 예술로 인정받고 그에 따른 게임 음악의 평가도 많이 재평가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