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기검증] 인텔 13세대 코어 프로세서, 얼마나 빨라졌나

L2/L3 캐시·E코어 확대로 게임 성능 전작 대비 최대 16% 향상

홈&모바일입력 :2022/10/20 22:00    수정: 2022/10/21 12:55

인텔 데스크톱용 13세대 코어 프로세서(랩터레이크)가 오는 21일 국내 시장에 정식 출시된다. 첫 제품은 최상위 제품인 i9-13900K와 코어 i5-13600K, 그리고 내장 그래픽칩셋을 제거한 KF 제품군 등 6종이다.

지난 해 4분기 출시된 인텔 12세대 코어 프로세서(엘더레이크)는 가격과 성능, 공급량 등 모든 면에서 AMD 라이젠 5000 시리즈를 압도했고 올 상반기 국내 조립PC 시장에서 점유율 70% 이상을 기록했다(다나와리서치 기준).

인텔 13세대 코어 i5-13600K / i9-13900K 프로세서. (사진=지디넷코리아)

그러나 올해는 AMD가 TSMC 5나노급 공정 기반으로 젠4(Zen 4) 아키텍처를 적용한 라이젠 7000 시리즈를 한 발 앞서 출시하는 등 반전을 노리고 있다. 올 하반기 들어 급격히 줄어 든 PC 수요도 걸림돌이다. 내년 타일구조 기반 새 프로세서, 메테오레이크(Meteor Lake) 출시를 준비중인 인텔에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 12세대·13세대 코어 i5/i9 프로세서 4종 테스트

13세대 코어 프로세서의 성능 향상 폭 확인을 위해 i9-13900K(P8+E16코어/32스레드)와 코어 i5-13600K(P6+E8코어/20스레드), 전 세대 제품인 코어 i9-12900K(P8+E8코어/24스레드), 코어 i5-12600K(P6+E4코어/16스레드) 등 프로세서 4종의 성능 비교를 진행했다.

12/13세대 코어 프로세서 성능 검증을 위한 시스템 중 일부. (사진=지디넷코리아)

프로세서에서 발생하는 열을 효과적으로 식힐 수 있는 수랭식 냉각장치, 프로세서와 그래픽카드에 대용량 전원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1050W급 고용량 전원공급장치, 게임에 최적화된 PCI 익스프레스 4.0 고용량 SSD 등을 연결했다.

메모리 클록은 XMP Ⅱ 프로파일 활성화 상태에서 12세대 코어 프로세서는 DDR5-4800으로, 13세대 코어 프로세서는 DDR5-5600으로 설정했다. 메인보드가 내장한 프로세서 자동 오버클록, 전압관리 기능은 '자동'(Auto)으로 설정했다.

메모리 클록은 12세대 시스템에서 DDR5-4800으로, 13세대 시스템에서 DDR5-5400으로 설정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운영체제는 최근 출시된 윈도11 22H2 버전을 설치했고 VBS(가상화 기반 보안), 마이크로소프트 디펜더 등은 활성 상태로 유지했다. 메인보드·그래픽카드 바이오스(BIOS)와 드라이버, 벤치마크 소프트웨어, 웹브라우저 등 각종 프로그램은 테스트 시점(10월 2주차) 기준 최신 버전으로 설치했다.

※ 구체적인 시스템 구성은 기사 하단 '시스템 구성' 참고.

■ "E코어 왜 늘리나"...i5-13600K가 숫자로 답했다

UL 프로시온(Procyon)은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와 어도비 라이트룸 클래식·포토샵, 프리미어 프로 등 실제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대용량 파일과 사진·동영상을 처리하며 소요 시간과 속도를 측정한다. 소요 시간이 짧을수록 높은 점수를 받는다.

각 프로세서 별 UL 프로시온 벤치마크 성능 비교. (자료=지디넷코리아)

눈에 띄는 결과는 코어 i5-13600K의 성적이 전세대 플래그십인 코어 i9-12900K를 근소하게 앞선다는 점이다. 고성능을 담당하는 P코어는 2개 적지만 P코어와 E코어의 성능이 향상되었고 여기에 E코어가 4개 추가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밥코 크로스마크(Crossmark)는 인텔 코어 i5-8500T 프로세서를 장착한 데스크톱PC 성능을 기준으로 같은 작업을 얼마나 빨리 처리할 수 있는지 측정한다. 기준점은 1천점이며 점수가 2천점이면 기준 시스템 대비 두 배 빠른 속도로 작업을 처리할 수 있다는 의미다.

각 프로세서 별 밥코 크로스마크 벤치마크 성능 비교. (자료=지디넷코리아)

콘텐츠 제작 테스트는 코어와 스레드 수가 많을수록 유리하다. 24코어, 32스레드로 작동하는 코어 i9-13900K가 다른 프로세서를 압도적인 차이로 따돌린다. 또 코어 i5-13600K가 코어 i9-12900K 대비 더 좋은 성적을 내는 경향도 여전하다.

테스트 전에는 P코어가 2개 많은 코어 i9-12900K가 코어 i5-13600K를 근소하게 앞서는 결과를 예상했지만 결과는 전혀 다르다. 메인보드나 저장장치, 운영체제나 설정 등의 문제가 의심되었다.

인텔 13세대 코어 i5-13600K 프로세서. (사진=지디넷코리아)

주요 PC 관련 업체에 의뢰해 Z690 메인보드를 별도로 대여하여 윈도11 운영체제를 재설치하고 밥코 크로스마크, UL 프로시온 등 추가 테스트를 진행했지만 결과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 PL1, PL2 등 최대 소모 전력을 수동으로 조절해도 마찬가지다.

■ 동영상 인코딩에서 전세대 대비 12.6% 성능 향상

웹엑스퍼트4(WebXPrt 4)는 프린시플드 테크놀로지스가 온라인에 공개한 무료 벤치마크 프로그램이다. 자바스크립트를 이용해 사진 처리, 문자 인식(OCR), AI를 이용한 사물 인식 등 시간을 측정해 점수를 매긴다. 코어와 스레드 수가 많을수록 더 짧은 시간 안에 테스트를 마쳐 높은 점수를 받는다.

프로세서별 웹엑스퍼트4 성능 비교. (자료=지디넷코리아)

구글 크롬(버전 106.0.5249.119)을 이용한 테스트에서는 코어 i9-13900K 프로세서가 300점을 가볍게 넘겼다. 코어 i5-13600K 역시 코어 i9-12900K 대비 근소하게 나은 성능을 보이는데 P코어의 기본 작동 클록이 향상된 영향으로 보인다.

오픈소스 동영상 변환 프로그램인 핸드브레이크로 1920×1280 화소 동영상 파일(H.264+리니어 PCM 코덱, 평균 비트레이트 40Mbps, 재생시간 24분 06초)을 1280×720 화소, H.265 코덱(8Mbps)으로 변환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측정했다.

핸드브레이크를 이용한 각 프로세서 별 미디어 변환 소요시간. (자료=지디넷코리아)

이 테스트는 GPU의 도움 없이 순수한 CPU 코어만 활용하므로 코어 수와 스레드의 특성이 그대로 드러난다. i9-13900K는 i9-12900K 대비 처리 시간을 48초(12.6%) 줄였다. 또 24스레드로 작동하는 코어 i9-12900K가 20스레드로 작동하는 코어 i5-13600K 대비 23초 더 빠르다.

세대별 i9 프로세서 미디어 변환 시간 비교. (자료=지디넷코리아)

역대 코어 i9 프로세서의 인코딩 시간을 비교해 보는 것도 흥미롭다. 10세대(i9-10900K)에서 11세대(i9-11900K)의 성능 향상 폭은 미진한 한편 12세대(i9-12900K)는 10세대 대비 22.3%(109.68초), 13세대(i9-13900K)는 10세대 대비 33%(157.69초) 가까이 성능 향상을 이끌어냈다.

■ 윈도11 업데이트로 하이브리드 처리 성능도 개선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인 '애쉬즈 오브 더 싱귤래리티:에스컬레이션'은 다이렉트X 12 기반으로 CPU와 GPU별 성능을 측정하는 벤치마크를 내장했다.

'애쉬즈 오브 더 싱귤래리티:에스컬레이션' CPU 벤치마크 화면 중 일부. (사진=지디넷코리아)

CPU 벤치마크에서는 12세대와 13세대 사이 성능 차이는 크지 않다. 그러나 하이브리드 구조를 처음 지원한 윈도11 초기버전과 달리 윈도11 22H2에서는 코어 i9-12900K에서도 미미한 성능 향상을 볼 수 있다.

프로세서 별 게임 평균 프레임 비교. (자료=지디넷코리아)

그래픽 처리를 GPU(지포스 RTX 3080)에 맡긴 GPU 벤치마크에서는 전 세대 대비 코어 i5-13600K가 약 16%(18.9프레임), 코어 i9-13900K가 약 14.2%(14프레임) 성능 향상을 보인다. 각 물체 처리 등에 더 많은 코어 수가 동원되며 게임 엔진 처리 성능이 향상된 것이다.

2013년 처음 출시된 GTA Ⅴ는 세대 간 초당 프레임에 큰 차이가 없다. 당시 주류이던 4코어 위주로 최적화가 진행된 탓에 중간급 PC도 6코어 이상을 탑재하는 최신 환경에서는 더 이상의 성능을 발휘하기 힘들다.

※ 테스트 조건 : 애쉬즈 오브 더 싱귤래리티(DX12), GTA Ⅴ(DX11)는 게임 내장 벤치마크 기능 활용. 해상도는 모든 게임이 1920×1080 화소이며 엔비디아 지싱크 호환 기능과 V싱크 기능은 끔. 그래픽 옵션은 애쉬즈 오브 더 싱귤래리티가 '높음', GTA Ⅴ는 기본 유지.

■ 최신 게임·인텔 최적화 게임에서 성능 차이 두드러져

최신 게임들은 늘어나는 프로세서의 코어 수를 적극 활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최적화 정도에 따라 늘어난 코어 수에 비례해 더 나은 성능을 낼 가능성이 크다.

프로세서 별 게임 평균 프레임 비교. (자료=지디넷코리아)

지난 해 1월 출시된 히트맨3는 인텔 코어 프로세서 최적화를 공언한 게임이며 코어 i9-13900K가 코어 i9-12900K 대비 11.7%(32.4프레임) 앞선다. 2020년 10월 출시된 파크라이6에서도 16%(24프레임) 차이를 보인다.

F1 2022의 프로세서 세대 별 성능 차이는 미미했다. (그림=게임 화면 캡처)

특히 파크라이5·6는 AMD 라이젠·라데온에 최적화되었지만 늘어난 코어 수에 비례해 성능이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반면 F1 2022는 이달 초 출시되었지만 세대간 성능 차이는 미미하다.

※ 테스트 조건 : F1 2022, 파크라이5/6, 히트맨3는 게임 내장 벤치마크 기능 활용.해상도는 모든 게임이 1920×1080 화소이며 엔비디아 지싱크 호환 기능과 V싱크 기능은 끔. 그래픽 옵션은 모두 '높음'. F1 2022는 'Australia / Wet'.

■ 인텔7 공정의 결정판...환율과 업그레이드 경로가 문제

지난 9월 '테크 투어' 당시 아이직 실라스(Isic Silas) 인텔 클라이언트 컴퓨팅 그룹 부사장은 "13세대 코어 프로세서가 2년 전만해도 원래 로드맵에 있던 제품이 아니며 경쟁사(AMD) 대응용으로 만들어진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인텔 13세대 코어 i9-13900K 프로세서. (사진=지디넷코리아)

실제로 인텔 13세대 코어 프로세서 제조 공정은 인텔7이며 아키텍처도 전작과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E코어 탑재 확대, L2/L3 캐시 증가와 전압/주파수 등 소모전력 개선 등으로 공정 교체 없이 14% 가량의 성능 향상을 이끌어냈다.

특히 하이브리드 코어 구조를 제어하는 인텔 스레드 디렉터(ITD)가 개선되었고 윈도11은 최근 22H2로 버전업하며 성능 향상에 도움을 주었다. 'E코어는 성능 향상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편견은 바뀔 때가 되었다.

단 13세대 코어 프로세서를 둘러싼 주위 환경은 녹록지 않다. DDR4/DDR5 메모리를 모두 지원해 부대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것은 장점이지만 내년 출시될 차세대 코어 프로세서, 메테오레이크(Meteor Lake)는 소켓 교체가 확실시된다.

AMD 데스크톱PC용 라이젠 7000 시리즈 프로세서는 향후 수 년간 지속될 AM5 소켓을 쓰는 첫 제품이다. (사진=AMD)

반면 AMD 라이젠 7000 시리즈는 향후 수 년간 지속될 AM5 소켓을 쓰는 첫 번째 제품이라 업그레이드 경로가 훨씬 유연하다. 또 PC 수요가 줄어든데다 최근 급격히 오른 원·달러 환율도 시장 가격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 테스트 시스템 구성

테스트 중 발생하는 부하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도록 1050W급 전원공급장치를 사용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메인보드 : 에이수스 ROG 막시무스 Z690 히어로 (바이오스 2004) / 에이수스 ROG 막시무스 Z790 익스트림 (바이오스 0219) (모두 MCE Disabled, PL1/PL2 Auto 유지)

메모리 : 에이데이터 XPG 캐스터 RGB DDR5-6400 16GB×2 2세트 (12세대에서 DDR5-4800, 13세대에서 DDR5-5600으로 설정, XMP Ⅱ 적용)

SSD : 씨게이트 파이어쿠다 530 1TB×2

그래픽카드 : MSI 지포스 RTX 3080 게이밍 X 트리오 10G (94.02.26.08.9A) / 엔비디아 지포스 게임 레디 드라이버 522.50

전원공급장치 : 한미마이크로닉스 클래식Ⅱ 1050W 80플러스 골드 풀모듈러×2

모니터 : 벤큐 모비우스 EX2780Q (27인치, QHD / 테스트시 1920×1080 해상도로 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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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각장치 : 에이수스 ROG RYUJIN Ⅱ 60×2 (수랭식 3열 일체형)

운영체제 : 윈도11 프로 22H2 (10.0.22621.674, UEFI, 성능 최상, 절전모드 끔, VBS 활성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