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 MG손해보험과 KDB생명 보험사를 매각하기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지만, 시간이 지나도록 뚜렷한 인수 희망자가 나오지 않아 골머리를 앓고 있다.
2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최근 예금보험공사와 KDB산업은행은 각각 MG손보·KDB생명 공개 매각 절차에 돌입해 매각주관사 선정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MG손보는 부채가 자산을 1천139억 원을 초과해 금융산업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에 규정돼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됐다.
우선 예금보험공사는 오는 21일까지 인수·합병(M&A) 경험이 있는 증권사와 회계법인을 상대로 접수를 받을 예정이다. 예보는 주관사를 선정한 뒤 연말까지 MG손보 매각 입찰 공고를 공시한다.
보험업권에서는 사모펀드 MBK파트너스 등을 인수후보자로 간추렸지만, 접수 마감전날인 20일 현재까지 유력한 인수 희망자는 나오지않아 애를 태우고 있다.
MG손보의 매각설은 지난 2017년에도 불거졌다. 그해 12월 MG손보의 안건유상증자가 불발되면서 연내 자본확충에 적신호가 켜져 매각설이 돌았다.
당시 새마을금고중앙회는 MG손보를 인수한 지 4년만에 자본확충 부담이 더욱 커진 상황이었다. 그리고 몇개월 뒤인 2018년 MG손보는 결국 매물로 나왔다. MG손보 대주단은 매각주간사로 삼일회계법인을 선정해 원매자들에게 투자안내서를 보내고 지분매각 작업에 착수했지만,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매각 입찰 부진을 겪고 있는 KDB산업은행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최근 KDB산업은행은 KDB생명(옛 금호생명) 매각을 위한 주관사 선정을 끝냈지만, 시장 반응은 미지근하다.
KDB생명이 우선 매각 주관사로 삼일PWC를 선정했는데, 2020년 이미 한 차례 삼일PWC와의 최종 매각이 실패로 돌아간 경험을 비추어 업계에서는 이번 매각 작업도 쉽지않아 보인다는 반응이 다수다.
KDB생명 매각 시도는 MG손보보다 훨씬 오래전부터 진행되어 왔던 단골 이슈다. KDB산업은행이 지난 2010년 칸서스자산운용과 함께 사모투자펀드를 조성해 KDB생명을 인수한 이후 총 5차례에 걸쳐 매각을 시도해 왔지만 번번히 실패했다.
우선 2014년 2월 산업은행은 KDB생명 매각 주간사를 선정하기 위해 증권사와 회계법인을 상대로 입찰제안서를 발송해, 그해 상반기 중 매각을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 행정부 시절로, 당시 행정부는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를 통합하고 산업은행 자회사 중 KDB생명, KDB자산운용 등을 매각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매각주간사로 떠올랐던 씨티글로벌마켓증권과 딜로이트안진 회계법인 등이 인수 적격 후보(쇼트리스트)를 선정하고 나서, 그해 6월말에 본입찰에 들어갈 예정이었지만 최종적으로 무산됐다.
이후 2년이란 시간이 흘러 2016년 KDB산업은행은 매각 재추진에 나섰다. 그해 5월 매각 주관사를 새롭게 선정하고, 잠재적 인수자 및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인수의향서를 발송하는 등 본격적인 공개입찰 행보에 나섰지만 이 또한 매각 실패로 끝났다.
올해 4월도 마찬가지다. KDB칸서스밸류사모투자전문회사(KCV)가 JC파트너스와 체결했던 KDB생명 주식매매계약의 해제를 통보하면서 또 다시 매각 실패로 돌아선 것.
KCV는 지난 2010년 금호그룹 구조조정 당시 KDB생명을 인수하기 위해 산업은행과 칸서스자산운용이 공동으로 설립한 사모펀드다.
매각 실패의 구체적인 배경에는 JC파트너스가 지난해 6월 KDB생명 대주주변경승인을 신청했지만 SPA상 거래종결 기한인 지난 1월31일 안에 대주주 변경 승인을 취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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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지난 4월 금융위가 MG손보를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해 MG손보의 대주주인 JC파트너스가 법령상 금융기관 대주주 변경승인의 요건을 갖추지 못해 KDB생명 매각은 원점으로 돌아가게 됐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MG손보와 KDB생명의 경우 부채 규모가 상당하고, 경영 환경 개선 여지가 몇년 간 보이지 않아, 밑빠진 독에 물붙는 것과 동일한데, 이를 감안하고 인수할 기업들이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