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CATL, 美 IRA 이후 북미 대신 유럽으로 눈돌려

내수 장악 CATL, BYD에 턱밑 추격 허용…유럽에 공격적 공장 증설

디지털경제입력 :2022/10/13 17:41    수정: 2022/10/13 18:56

그동안 북미 시장 진출을 노려오던 세계 최대 배터리 업체인 중국 CATL(닝더스다이)이 최근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통과 이후 눈을 돌려 유럽 시장에 전력하는 모양새다. CATL은 14억에 달하는 내수 시장을 장악하고 있지만 이 마저도 최근 비야디(BYD)에 추격 당하고 있어 해외 시장 진출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CATL은 중국 내수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고 과언이 아니다. 중국 정부는 강력한 보호무역주의를 표방하며 자국에서 생산되는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정책을 펴왔다. 이 때문에 지난해 CATL의 중국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52.1%에 달한다.

그러나 글로벌 무대에서 CATL은 큰 힘을 쓰지 못하는 상황이다. 

13일 SNE리서치에 따르면 중국을 제외한 CATL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12.9%로 내수 시장 의존도가 절대적인 상황이다. 중국의 또 다른 배터리 기업 BYD의 성장세도 매섭다. 중국자동차동력전지산업혁신연맹(CABIA)에 따르면 CATL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지난 3월  50.49%에서 4월 38.28%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비야디의 시장 점유율은 3월 대비 12.94%p 높아진 32.18%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CATL은 정체된 내수 시장에서 탈피해 줄곧 북미 시장 진출을 노려왔다. 앞서 CATL은 50억달러(6조원)를 투자해 북미 지역에 배터리 셀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지만 지난 8월 돌연 투자를 연기하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미중 무역 갈등이 격화하면서 이를 고려한 판단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CATL 본사 전경

설상가상 지난 8월 IRA가 미국 의회를 통과하면서 사실상 CATL을 비롯한 중국 기업의 북미 시장 진출은 무위에 그칠 공산이 커졌다. 까다로운 원자재 원산지 조건을 만족해야 하는데 자국 원자재를 사용하는 CATL로서는 큰 걸림돌이 생겨버린 것이다.

CATL은 북미 시장의 대안으로 유럽을 낙점한 상황이다. IRA가 하원을 통과한 지난달 12일 헝가리 데브레첸에 73억4천만유로(약10조3천700억원)를 투자해 10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공장을 연내 착공하겠다고 공언했다.

앞서 지난 2019년 CATL은 독일 튀링겐주에 자사의 첫 생산기지 건설을 발표했다. 다만 연간 생산능력이 14기가와트시(Gwh)에 불과해 유럽 내 추가 생산기지를 건설할 것이라는 전망이 줄곧 제기됐다.

CATL의 헝가리 생산 공장은 자사의 유럽 내 2번째 생산공장으로 헝가리 친환경부분에서 사상 최대의 외국인 투자기도 하다. 또 유럽내 최대 규모의 기가팩토리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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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CATL은 유럽내 3번째 배터리 공장 증설까지 검토하고 있다. 매체에 따르면 마티아스 젠트그라프 유럽 법인장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관련 내부 논의가 진행 중"이라면서도 "하지만 현재 최종적으로 결정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한편, 중국 CATL은 지난 10일 잠정실적 발표를 통해 올해 1~3분기 전체 당기순이익이 165억~180억 위안(약 3조3천억원~3조6천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13~132% 증가한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