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서, 韓 판매망 재정비 나서..."올 연말 국내 법인 재설립"

한성컴퓨터와 협업 네트워크..."韓 전략 전환 의지 확고...과거 전철 되풀이 없다"

홈&모바일입력 :2022/10/13 17:33    수정: 2022/10/13 18:26

전세계 톱5 PC 제조사 중 하나인 대만 에이서가 국내 판매 네트워크 재정비에 나섰다. 2001년 폐쇄했던 국내 지사를 올 연말까지 재설립하고 한성컴퓨터와 협업해 판매 네트워크 확보와 고객 서비스 향상에 나선다.

에이서는 1996년 국내 진출해 데스크톱PC와 노트북 등 PC 관련 제품을 판매하다 진출 5년만인 2001년 지사를 폐쇄하고 완전 철수했다. 이 과정에서 문제가 생긴 제품의 수리나 교환 등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많은 소비자들이 피해를 봤다.

대만 에이서가 국내 판매 네트워크 재정비에 나섰다. 사진은 IFA 2019 당시 인텔 10세대 칩 탑재 스위프트 5를 공개하는 제이슨 첸 에이서 회장. (사진=지디넷코리아)

에이서는 2009년 9월 노트북 제품을 앞세워 국내 재진출했다. 당시 방한한 밥센 에이서 일본법인 사장은 "한국 법인이 방만하게 사업을 진행하던 문제를 발견해 한국 내 사업을 접었다"고 설명했지만 이런 뒤늦은 해명은 소비자의 공감을 얻지 못했다.

■ "대만 본사 한국 전략 변화... 무책임한 철수 없을 것"

에이서는 재진출 이후 현재까지 정식 지사가 아닌 별도 법인(에이티앤디 주식회사)을 통해 판매와 고객지원 등을 진행했다. 일반 소비자 대상으로 '아스파이어' 등 노트북을, 조달 시장을 대상으로 크롬북 등을 출시해 왔지만 시장 점유율 확대에는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에이서는 지난 7일 보도자료를 통해 "올 연말까지 국내 법인을 재설립하고 한성컴퓨터와 독점 총판 계약을 통해 국내영업을 강화하고 고객서비스 품질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에이서는 이달 초부터 각종 고객서비스를 한성컴퓨터로 이관했다. (사진=웹사이트 캡처)

13일 오전 여의도 법인 사무실에서 만난 에이서 관계자는 "2001년 철수 당시 국내 법인 뿐만 아니라 총판에도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은 당시 국내 법인 담당자들이며 이들의 사후 처리가 미흡했다"고 밝혔다.

이어 "올 연말 예정인 국내 법인 재설립을 두고 여러 우려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법인 재설립을 포함한 대만 본사의 한국 내 사업 전략 전환 의지는 확고하다. 이전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고객서비스 개선 위해 한성컴퓨터와 협업

에이서가 한성컴퓨터를 총판업체로 지정한 이유에 대해 이 관계자는 "그동안 국내 소비자들에게 주된 지적을 받았던 고객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그는 "국내 노트북 시장은 삼성전자·LG전자 등 '빅2'가 60%를 차지하며 여러 외국 업체들이 나머지 40%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시장이다. 외국산 노트북은 주로 가격 대비 성능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찾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가격 대비 성능만으로는 새로운 시장 개척에 한계가 있다. 한성컴퓨터는 이미 전국 10여 곳에 안정적인 서비스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으며 고객 서비스 개선 등을 위해 이런 네트워크가 꼭 필요했다"고 덧붙였다.

■ "프리미엄 제품 통해 국내 점유율 높이는 것이 목표"

지금까지 에이서의 국내 사업은 일본 법인이 위탁 관리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그러나 에이서가 올 연말 한국 법인을 재설립하면 대만 본사를 위에 두고 사업을 진행하게 된다. 법인 설립과 동시에 지사장(대표이사)도 부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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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서는 내년부터 국내 시장에 프리미엄 제품을 출시하며 점유율 향상을 시도할 예정이다. 사진은 최근 출시한 스위프트 엣지(SFA16-41) 노트북. (사진=에이서)

에이서 관계자는 "에이서 제품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글로벌 시장의 절반 이하에도 못미친다. 대만 본사에서도 국내 시장 상황을 알고 있으며 점유율을 단계적으로 높이는 것이 주요 목표"라고 밝혔다.

이어 "법인 설립을 통해 제반 상황이 일단락된 내년부터는 인텔 13세대 코어 프로세서와 AMD 라이젠 7000 프로세서 탑재 노트북과 게임용 노트북 등 경쟁력을 갖춘 프리미엄 제품을 국내 출시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