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高물가와 高환율·외환 리스크 증대에 기준금리 2.50%→3.00% 인상"

"내년 1~4분기까지 5~6% 상회하는 물가오름세 지속될 것으로 전망"

금융입력 :2022/10/12 12:45    수정: 2022/10/12 15:53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1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회의를 갖고 기준금리를 0.50%p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이로써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연 3.00%가 됐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회의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가파른 금리인상으로 국민들의 고통이 가중됨을 알고있지만, 경제전반의 더 큰 고통을 막기 위해서는 금리인상이 불가피함을 이해해달라"며 "높은 물가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고, 환율 상승과 외환부문의 리스크가 증대되고 있는 만큼,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시까지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현재의 2.50%에서 3.00%로 상향 조정해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번 금리인상 결정에는 환율 상승에 대한 고려와, 원화가 급격히 절하된 배경이 주요 결정 요인 중에 하나였다"며 "이 두가지가 마진콜 등 외화유동성을 압박하고 여러경로를 통해 국내 금융시장 안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곽미령 기자)

이 총재는 지난 8월 금통위 회의 이후 대외여건의 변화를 살펴보니,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가 크게 불안정한 상황임을 시사했다. 특히 이 총재는 5%대의 물가상황이 지속됨으로, 근원와 일반 인플레이션도 4%대의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기에 금리인상을 단행할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소비자물가가 석유류 가격 오름세 둔화에도 개인서비스 및 가공식품 가격의 상승폭이 확대되면서 5%대 중후반의 높은 오름세를 지속했다"며 "근원인플레이션(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과 기대인플레이션도 4%대의 높은 수준을 이어갔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앞으로도 소비자물가가 상당기간 5~6%대의 높은 오름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전망치를 내놨다. 그는 "환율상승과 주요산업의 수출 감소 등으로 내년 1~4분기까지 5~6%를 상회하는 물가오름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5% 수준을 상회하는 물가오름세가 지속된다면,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갈 수 밖에 없다"고 답했다. 

물가오름세가 지속되면 금리인상을 왜 단행할 수 밖에 없냐는 질의에 이 총재는 "수요층, 공급층과 상관없이 5% 이상의 물가오름세가 지속된다면 이는 향후 기대인플레이션을 유발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우리나라 금융시장에 더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 총재는 미 달러화 강세와 엔화, 위안화 약세 등에 영향받아 원/달러 환율이 크게 상승하고 있어,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이 순유출되고, 장기시장금리의 상승으로 가계대출도 감소했음을 설명했다.  

이 총재는 "미 달러화 강세와, 위완화 약세, 무역지수 적자가 지속되면서 원달러 환율은 상승했고 외환부문을 중심으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었다"며 "주요국 국채상승의 영향으로 주가는 하락했고, 장기시장금리가 큰폭으로 상승함에 따라 가계대출이 소폭 감소해 주택가격의 하락폭이 크게 확대되었다"고 밝혔다.

이번 금리인상으로 인해 향후 가계대출에 미치는 배경을 설명한 이 총재는 "우리나라는 가계부채가 다른 선진국보다 높은 수준에 있고, 부동산도 지난 2~3년동안 많이 상승했기 때문에, 금리가 오르면 부동산과 가계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이번 금리인상도 이러한 파급효과를 생각하고 올린 것"이라고 말했다. 

환율상승에 따른 금리인상 배경에 대해 이 총재는 "환율상승은 결국 자본유출 압력을 높이고, 금융시장 불안요인으로 연계되기에, 관련 정책대응의 강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이번 기준금리를 인상을 단행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우리나라 환율에 대해 과거와 비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비교를 하게되면, 과도한 위기의식을 불러올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비교보다는 다른나라 환율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보며 우리나라도 같이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가오는 11월 금리 인상폭을 묻는 질의에 이 총재는 "금통위 내부에서도 다양한 견해가 있기 때문에, 대외여건 변화에 따라 국내 물가 성장흐름을 면밀히 점검해 다음번 회의에서 인상폭과 금리인상을 결정 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다음은 통화정책방향 전문.

금융통화위원회는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시까지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현재의 2.50%에서 3.00%로 상향 조정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하였다. 높은 물가 오름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환율 상승으로 인해 물가의 추가 상승압력과 외환부문의 리스크가 증대되고 있는 만큼 정책대응의 강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세계경제는 높은 인플레이션 지속, 미 연준의 긴축 기조 강화,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경기 둔화가 이어졌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미 달러화 강세 기조 강화로 주요국의 통화 가치가 절하된 가운데 장기시장금리가 큰 폭 상승하고 주가가 하락하였으며, 일부 국가에서는 금융불안이 나타났다. 앞으로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국제원자재가격 및 글로벌 인플레이션 향방,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및 미 달러화 움직임, 지정학적 리스크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경제는 소비가 회복 흐름을 이어갔지만 수출 증가율이 낮아지면서 성장세가 둔화되었다. 고용 상황은 큰 폭의 취업자수 증가가 이어지는 등 개선세를 지속하였다. 앞으로 국내경제는 글로벌 경기 둔화,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성장세가 점차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년 성장률은 지난 8월 전망치(2.6%)에 대체로 부합하겠지만 내년은 지난 전망치(2.1%)를 하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소비자물가는 석유류 가격 오름세 둔화에도 개인서비스 및 가공식품 가격의 상승폭이 확대되면서 5%대 중후반의 높은 오름세를 지속하였다. 근원인플레이션율(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과 기대인플레이션율도 4%대의 높은 수준을 이어갔다. 앞으로 소비자물가는 환율 상승의 영향 등이 추가 물가 상승압력으로 작용하면서 상당기간 5~6%대의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년 및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8월 전망치(5.2% 및자 3.7%)에 대체로 부합하겠지만, 경기 둔화에 따른 하방압력에도 불구하고 환율 상승, 주요 산유국의 감산 등으로 상방 리스크가 큰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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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에서는 미 달러화 강세와 엔화, 위안화 약세 등에 영향받아 원/달러 환율이 크게 상승하고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이 순유출되는 등 외환부문을 중심으로 변동성이 확대되었다. 장기시장금리는 큰 폭 상승하였고 주가는 크게 하락하였다. 가계대출은 소폭 감소하고 주택가격은 하락폭이 확대되었다.

금융통화위원회는 앞으로 성장세를 점검하면서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다. 국내 경기가 둔화되고 있지만, 물가가 목표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 이 과정에서 향후 금리인상의 폭과 속도는 높은 인플레이션의 지속 정도, 성장 흐름,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자본유출입을 비롯한 금융안정 상황, 지정학적 리스크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판단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