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첫 국정감사에서도 5G 통신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5G 상용화 이후 거듭 제기된 품질 문제를 비롯해 28GHz 활용 방안에 대한 질의가 반복됐다.
4일 세종 과기정통부 청사에서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은 “대리점에 보면 5G 단말기 밖에 없는데 5G가 거의 터지지 않는 농어촌 지역에서 5G 스마트폰만 두고 석달 이상 쓰게 한다”며 “이는 소비자 기만행위”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허은아 의원은 “5G 지역별 편차를 보면 수도권 평균 가동률은 90%에 이르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4%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더불어민주당의 김영주 의원은 “지방에서 5G가 잘 안되는데 5G 요금제에 가입해도 사실상 LTE를 쓰는 상황인 만큼 LTE 요금으로 인하하는 방법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또 “블라인드 앱으로 5G 서비스 만족도 조사를 진행했더니 '불만' 의견이 많았다”며 “불만 이유로는 데이터가 끊기거나 지역별 차이, 양극화된 요금제 등이 꼽혔다”고 말했다.
이어, “중간요금제를 도입했지만“ 5G 이용자 47%가 불만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중간요금제 데이터 제공량이 어중간하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28GHz 주파수 대역의 활용에 대한 지적도 잇따랐다.
민주당 변재일 의원은 “핫스팟도 하나도 안 하고 있고 단말기도 없다”며 “내년 28GHz 재할당 전까지 B2C 분야에서 상용화할 가능성이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지하철 백홀망 한다는 것도 28GHz 대역 주파수의 활용 방안이지 5G 활용 방안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무소속 박완주 의원은 “5G 28GHz 구축 현황도 공동구축망을 제외하면 의무구축의 4.46%에 불과하다”며 “100% 전국망이 아니라도 다중이용지역만이라도 28GHz 대역 투자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방위에서 뜨거운 감자로 꼽히는 망 무임승차 방지법 논의도 이날 국감의 주요 이슈로 꼽힌다. 통신사의 실제 투자 비용을 따져야 한다는 의견부터 콘텐츠 사업자가 전가하는 망 추가 투자 문제를 기금 방식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망 이용대가에 대한 입장을 묻는 반복된 질의에 이종호 장관은 “현재 소송이 진행되는 건도 있고, 유럽과 미국의 동향도 파악해야 하기 때문에 망 사업자나 콘텐츠 사업자, 창작자 의견을 모두 종합해 고민하고 있다”고 답했다.
정청래 위원장은 이같은 답변에 “이 문제는 과방위의 가장 큰 현안인데 해당 사안에 제대로 파악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 옛 정보통신부 차관 출신인 변재일 의원은 “과거 ISP(인터넷사업자)가 우월적 지위를 누린 시절이 있었지만 이제는 CP(콘텐츠사업자)가 우월적 위치에 있다”며 “사업자 간 계약이 성립되지 않는 시장 실패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데 정치권에만 맡겨두지 말고 정부의 입장을 명확히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우려했다.
클라우드 보안인증(CSAP) 제도 개편에 따른 야당의 비판도 거셌다.
민주당 윤영찬 의원과 박찬대 의원은 지난 8월 한덕수 총리 주재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발표된 정보보호 규제개선 계획에 포함된 CSAP 완화 방안은 아마존웹서비스,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글로벌 클라우드 사업자의 의견만 반영됐고 국내 중소사업자의 반대 의견은 묵살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과학기술 정책 분야에서는 여야가 날이 선 대립을 보이기도 했다. 이전 정부의 잘못을 지적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의 질의와 현 정부의 잘못을 꼬집은 민주당 의원들의 질의가 반복됐다.
특히 여당 의원들은 한국과학기술정책연구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인사 문제를 꼬집었다. 전 정부의 인사 문제에 대한 조사를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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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우주청 관련 논의에 대해 국민의힘 하영재 의원은 “항공우주청 경남 사천 신설을 과기정통부가 대통령실과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한 반면, 민주당 조승래 의원은 “우주산업을 미래전략산업으로 만들려면 이미 구축된 우주산업을 연결해야 한다”며 경남, 전남, 대전을 포함하는 우주산업 클러스터를 제안했다.
이밖에 민주당 정필모 의원, 조승래 의원 등은 기획재정부 중심의 공공기관 개혁 추진 방향에 과기정통부가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조 의원은 “한전과 같은 기관의 개혁과 정부출연연구원의 개혁은 다른 문제로 봐야 한다”며 “공공기관 개혁이 출연연 연구진의 힘을 빼는 결과로 나와선 안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