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양자 컴퓨팅의 현재와 과제

큐비트 제어 기술과 SDK 필요...인텔, 최근 실리콘 기반 큐비트 공개

전문가 칼럼입력 :2022/09/30 07:11

나승주 인텔코리아 상무

최근 몇 년간 급속히 논의가 진전되고 있는 양자(퀀텀) 컴퓨팅은 오늘날 인류가 당면한 수많은 난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차세대 기술로 평가되고 있다.

인텔코리아 나승주 상무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그 규모 또한 연구 개발을 위한 공공 부문의 투자에 힘입어 2026년까지 17억 6천만 달러(약 2조 5천318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도 과기부 주도하에 약 1천억원을 투자해 2026년까지 50큐비트 양자 컴퓨터를 구축하고 2030년까지 양자기술 4대 강국으로 도약한다는 로드맵을 밝힌 바 있다.

최근 부상하고 있는 양자 컴퓨팅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이해하려면 양자 컴퓨팅이 기존 컴퓨팅 기술과 어떻게 다른 지에 대해 우선 이해해야 한다.

■ 슈퍼컴퓨터와 양자 컴퓨팅의 차이

일기 예보나 분자 모델링처럼 대규모 연산이나 데이터베이스를 처리하는 워크로드는 슈퍼컴퓨터가 필요하다. 슈퍼컴퓨터 역시 전통적인 컴퓨터처럼 1 또는 0의 이진 데이터 연산으로 작동한다. 이에 비해 양자 컴퓨터는 큐비트(Qubit, 양자 비트)를 기반으로 작동한다.

큐비트를 동전으로 가정하자. 동전이 회전할 경우 동시에 앞면과 뒷면의 상태를 갖는 ‘중첩’(Superposition)이 된다. 이 회전하고 얽힌(Entanglement) 두 개의 동전은 동시에 4개의 상태를 갖는다.

큐비트는 회전하는 동전처럼 두 개 상태를 동시에 지닌다. 큐비트의 특성을 설명하는 앤 마츠우라 인텔 차석 엔지니어.

이론적으로 50개의 얽힌 큐비트를 사용하면 슈퍼컴퓨터보다 더 많은 상태에 액세스할 수 있고, 300개의 큐비트로는 우주의 원자보다 더 많은 상태를 나타낼 수 있다.

슈퍼컴퓨터와 달리 양자 컴퓨터는 데이터를 비이진(Non-Binary) 방식으로 처리하고 확률에 기반해 연산한다. 양자 컴퓨터의 실제 사용은 여전히 초기 단계지만 이미 현재 가장 강력한 암호화 알고리듬을 깨뜨릴 잠재력이 있다.

기존 컴퓨터로 RSA의 2,048비트 암호화 알고리듬을 깨는 데 약 300조 년이 걸리는 반면, 4,099큐비트 양자 컴퓨터는 10초면 된다. 다만 현재까지 실현된 양자컴퓨터 큐비트 용량은 2021년 11월 기준으로 아직은 127큐비트에 불과하다.

그렉 라벤더 인텔 CTO가 인텔 이노베이션 2일차 기조연설 중 미국 오레곤 공장에서 제조한 큐비트 웨이퍼를 선보이고 있다.

인텔은 잠재적 위협에 대해 선제적으로 노력하고 있으며, 3단계에 걸친 단계적 접근방식을 통해 이를 해결할 예정이다.

지난 2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새너제이에서 열린 개발자 행사, '인텔 이노베이션' 에서는 이 노력의 일환으로 3단계 접근방식 중 하나인 포스트 양자 암호화 알고리듬에 대한 진전사항도 밝힌 바 있다.

■ 양자 실용성을 향한 긴 여정, 그 앞에 놓인 3가지 선행 과제

실제로 양자 컴퓨팅을 상용화하려면 백만 개 이상의 고품질 큐비트가 필요하다. 문제는 큐비트가 매우 취약하다는 점이다.

수 마이크로초에 불과할 정도로 수명이 매우 짧고 자기장의 외부 간섭 및 온도 변화와 같은 작은 노이즈로 인해 정보가 손실될 수 있다.

델프트 공과대학교 큐텍 퀀텀 컴퓨팅 연구소의 희석 냉장고.

다음은 실행 가능한 양자 컴퓨팅 시스템의 확장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해결해야 하는 세 가지 핵심 영역이다.

1) 스핀 큐비트로 더 높은 온도에서 큐비트 관리: 큐비트는 극초저온(20밀리캘빈/섭씨 -273도)에서 작동해야 하므로 칩 재료 설계와 전자 제어 장치에 문제가 발생한다. 인텔은 양자 칩을 확장하기 위해 큐테크(QuTech)와 협력해 실리콘 스핀 큐비트 기술 공정을 개발했다.

스핀 큐비트는 트랜지스터와 매우 유사하며 인텔의 CMOS 칩과 동일한 팹에서 300mm 공정 기술 기반으로 생산된다. 큐비트는 결국 동일한 제조 시설에서 기존 칩과 함께 생산될 수 있다.

인텔이 큐테크와 협력해 생산한 실리콘 스핀 큐비트.

이 스핀 큐비트는 훨씬 작지만 일관성 시간이 더 길고 초전도 큐비트보다 높은 온도(1켈빈/섭씨 -272.15도)에서 작동할 수 있어 확장성이 높다. 이로써 프로세서에 훨씬 더 가깝게 제어 장치를 통합할 수 있어 시스템 복잡성을 크게 줄인다. 이는 앞으로 양자 시스템의 극저온 제어와 실리콘 스핀 큐비트가 통합 패키지로 제공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2) 설정 시간 단축 및 큐비트 성능 개선 위한 시스템 설계 단순화: 오늘날 양자 시스템의 또 다른 핵심 과제는 양자 컴퓨터를 작동하기 위해 냉장고에 연결되는 수천 개의 전선과 장비를 근본적으로 단순화하는 것이다.

인텔이 개발한 2세대 양자 컴퓨팅 제어 칩, 호스리지Ⅱ는 양자 냉장고 제어를 단순화한다.

인텔은 이를 고집적 SoC 및 시스템 설계를 단순화하는 최초의 극저온 양자 컴퓨팅 제어 칩으로 교체했다. 이는 정교한 신호 처리 기술을 사용해 설정 시간을 가속화하고 큐비트 성능을 개선하며 양자 시스템을 더 많은 큐비트로 효율적으로 확장할 수 있도록 한다.

3) 양자 컴퓨팅에 대한 전체 스택 확장 가능한 접근 방식: 양자 컴퓨팅은 완전히 새로운 유형의 컴퓨팅이기 때문에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및 앱을 실행하는 방식이 완전히 다르다.

인텔 퀀텀 SDK 로드맵

인텔은 전체 스택을 위한 모든 구성 요소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댄서들이 군무를 추는 것처럼 모든 구성 요소가 함께 작동하도록 하는 것이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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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 컴퓨터는 전통적인 컴퓨팅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강하는 것이다. 양자 컴퓨팅은 전통적인 컴퓨터로는 해결이 어려운 난제를 궁극적으로 해결하고자 지속 개발 중이다. 그러나 실용적이고 상업적인 수준에서 작동하는 실행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려면 끈기와 인내, 파트너십이 필요하다.

양자 컴퓨팅 개발이 직면한 과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규모를 감안할 때, 인텔보다 적합한 기업은 없다. 스핀 큐비트 기술, 극저온 제어 및 전체 기술 스택의 개발 등, 인텔이 이룬 발전은 머지 않은 미래에 양자 컴퓨팅을 완전히 실행 가능하고 실용적으로 만들기 위한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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