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행성의 방향을 인위적으로 바꾸기 위한 인류 최초의 우주 충돌 실험이 성공했다.
미국 항공우주청(NASA)의 우주선 다트(DART)가 27일 오전 8시 15분경(한국 시간) 계획대로 소행성 디모포스와 충돌했다. 충돌 장면은 우주선에 장착된 카메라와 우주선 주변에 배치된 소형 위성(큐브샛) '리차큐브'가 생생히 촬영했다.
다트 프로젝트는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해 인류를 위협하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 우주선을 소행성에 충돌시켜 경로를 바꿀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이를 위해 NASA는 지구에서 약 1천100만㎞ 떨어진 작은 소행성 디모포스에 다트 우주선을 충돌시키는 실험을 진행했다. 충돌을 통해 더 큰 소행성 디디모스의 주변을 돌고 있는 디모포스의 궤도를 수정하는 것이 목표다.
길이 163m의 디모포스는 780m 크기의 디디모스 주위를 11시간 55분 주위로 돈다. 무게 600㎏의 자판기 크기 정도인 다트 우주선은 시속 2만 2천500㎞의 속도로 날아 디모포스에 정확히 충돌해야 했다. DART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존스홉킨스대 낸시 채봇 박사는 "이는 마치 (시속 2만 2천500㎞로 움직이는) 골프 카트를 몰아 이집트 피라미드에 충돌시키는 것과 같다"라고 말했다.
NASA는 이번 충돌로 디모포스의 공전 주기가 10분 정도 빨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기존 쌍성 시스템의 궤도에 영향을 주지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관련기사
- 내일 인류 첫 ‘소행성 방어’ 실험..."우주선 충돌시켜 궤도 바꾼다"2022.09.26
- "머스크의 로켓, 3월초 달 뒷면 충돌…비밀 벗길까"2022.02.07
- 우주선 충돌시켜 소행성 궤도 바꾸는 DART, 오늘 발사 [우주로 간다]2021.11.24
- LG전자, 4개 사업본부 대수술...고객 지향 솔루션 체제로2024.11.21
약 1주일 정도 후 디모포스의 공전 주기가 예상대로 변경됐는지 확인되면 실험은 최종적으로 성공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NASA는 밝혔다. 세계 각지의 천문대와 연구 기관도 충돌 관측에 동반한다. 한국천문연구원도 우주 물체 감시 시스템(OWL-Ne) 등 여러 망원경을 동원해 디모포스의 궤도 변화를 관측한다.
NASA 수석 과학자 캐서린 캘빈은 "공룡은 (소행성 충돌의 위험을 피할) 우주 계획이 없었지만, 우리에겐 있다"라며 "다트는 우주 천체의 지구 충돌이라는 잠재적 위협의 결과와 그 대책을 이해하기 위한 중요한 진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