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전파에 지하철 스크린도어 장애...이통3사 "전담반 꾸려 해결 중"

광대역 전파 출력이 센서에 영향…방사내성 기준 만들어 차폐 기준 제정 시급

방송/통신입력 :2022/09/25 16:58    수정: 2022/09/26 11:17

이동통신 3사가 지하철 승강장에 설치한 5G 이동통신 중계기로 인해 승강장 안전문(스크린도어) 장애물 검지센서(레이저스캔센서)에 장애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단, 이동통신 3사는 국민안전을 위해 5G 기지국 출력을 전면 중단하고, 관련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전담반을 운영해 원인분석과 함께 해결방안 마련에 나선 상태다.

25일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영주 의원은 한국철도공사로부터 받은 자료를 토대로 이 같은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2020년 6월부터 지난달까지 서울본부 관할 38개역 중 30개역에서 장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한국철도공사는 승장강안전문 장애문제 원인을 이통 3사가 설치한 중계기의 고출력으로 판단해 지난 1월 5G 중계기의 전파 송출 중단을 요청했고, 이통 3사는 5G 기지국이 설치된 38개 역사의 출력을 중단함과 동시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요청으로 나머지 66개 역사의 5G 기지국 출력도 중단한 상태다.

5G 이동통신 중계기 설비(사진 = 김영주 의원실)

이통 3사는 5G 안정적 서비스를 위해 지하철 역사 인근 외부 기지국에서 전파를 송출하고 있으나 LTE 속도보다 빠르고 5G보다는 느린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김영주 의원실은 “이동통신3사가 중계기에 대한 해결방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사이, 지난해 망우역에서는 승강장안전문과 전동차 사이에 승객이 갇히는 사고가 발생했다”면서 “뒤늦게 한국전파진흥협회에 의뢰해 원인파악에 들어갔고, 지난 4월 코레일 PDS 레이저스캔센서 관련 시험소·현장측정 결과 및 해결방안 보고서를 한국철도공사와 공유했다”고 지적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5G를 상용화하면서 아직까지 5G 대역에 대한 철도기기류 등 방사내성 국제표준이 없는 상태에서, 광대역의 5G 전파가 기존에 설치된 센서에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즉, 증계기의 고출력 문제가 아니라 이동통신 3사가 송출하는 280MHz폭에 이르는 5G의 광대역 전파가 승강장 안전문의 장애물 검지센서에 장애를 유발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5G 전파에 대한 방사내성을 갖추지 못한 한국과 벨기에 제품의 센서는 영향을 받는 반면, 차폐기능이 뛰어난 독일산 제품은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이동통신 3사는 현행 무선국 출력기준(전기통신사업용 무선설비 기술기준)이나 무선국설치 허가기준(전파법 제19조와 제22조) 등을 충족시켜 전파를 송출하고 있음에도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5G 기지국에서는 기준에 맞게 전파가 방사되고 있으나 현재 방사내성 시험기준은 5G 광대역 환경을 측정할 수 없는 협대역이어서 실제 센서의 방사내성은 취약할 수밖에 없다”며 “우리나라가 2019년 국제표준에 내성시험방법을 제안한 상태이고 이 기준을 빨리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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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역사별로 승강장의 크기나 넓이가 달라 전파환경이 다르고 좁은 승강장의 경우 안테나 위치와 높이조정 만으로 이를 해결하기 어렵다”면서 “출력을 낮추면 5G 서비스를 중단하는 것과 같기 때문에 5G 광대역 전파에 영향을 받지 않는 센서로 교체하는 것이 근원적인 해결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김영주 의원은 “이동통신3사는 관계부처, 연구기관, 공공기관들과 함께 중계기에 대한 출력을 낮추거나 제품교체를 하는 등 국민 안전과 생명을 위해 즉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