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재미 가득한 대박 전기차 '아이오닉6'

최상위 트림 '프레스티지 AWD' 시승…실 주행거리 95% 기준 482km

카테크입력 :2022/09/22 12:36    수정: 2022/09/22 13:14

"우우우웅웅."

토크·속도 등에 따라 적절한 모터 사운드를 구현하는 액티브 사운드 디자인이 우주선에 앉아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BMW가 세계적 작곡가 한스 짐머와 협업해 만든 아이코닉 사운드 일렉트릭을 잊을 만큼 독창적이고, 포르쉐 바이러스를 주입한 일렉트릭 사운드 시스템을 압도할 정도로 자극적이다. 어떻게 이런 소리를 구현했는지 놀라울 따름이다.

단순히 소리만 흥미로운 것이 아니라 가속도 빠르다. 고성능 듀얼모터 시스템 덕분에 가속 페달을 꾹 밟자마자 단숨에 시야를 좁아지며 몸이 시트에 파묻힌다. 뜻밖의 즐거움에 헛웃음이 나온다. 전기자동차가 이렇게까지 재미있을 일인가. 자세제어 역시 우수해 운전자 의도대로 궤적을 그리며 안정적인 움직임을 선사한다. 굽잇길을 고속으로 진입·탈출해도 불안하지 않다. 현대자동차가 만든 두 번째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6' 얘기다.

아이오닉6 프레스티지(사진=현대자동차)
아이오닉6 익스클루시브플러스(사진=현대자동차)

아이오닉6는 현대자동차그룹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를 적용한 두 번째 차다. 강력한 모터 출력은 물론 긴 주행거리, 신속·편리한 충전, 첨단 안전사양, 유선형 조형, 합리적인 가격 등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모터는 뒤차축에 기본 탑재되고 최고 출력 225마력, 최대 토크 35.7kg.m를 발휘한다. 시승차인 '프레스티지 AWD'에는 앞차축 74kW 모터가 더해져 최고 출력 320마력, 최대 토크 61.7kg.m를 낸다. 실용 영역 구간에서 쓰기에 차고 넘치는 힘이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도 5.1초에 끝낸다. 

전기차는 모터를 활성화하는 순간 최대 토크가 나온다. '흡입→압축→폭발'을 거쳐 힘을 만들고 이 힘을 변속기로 보내는 내연기관차와 다르다. 과정이 생략된 느낌이다. 밟으면 밟는 대로 나간다. 속도를 높일수록 현대차가 만들어낸 액티브 사운드 디자인도 커진다. 차가 아닌 우주선에 앉아 있는 듯 착각을 일으킨다. 인위적인 소리지만 가속 시 실내를 가득 메우는 풍부한 소리가 배기량 큰 가솔린 엔진 못지않게 자극적으로 들려온다.

아이오닉6 E-GMP(사진=현대자동차)
아이오닉6(사진=현대자동차)

거동은 강력한 경쟁차 테슬라 모델3 못지않게 안정적이다. 차체 바닥면에 낮게 깔린 배터리 팩이 선사하는 낮은 무게중심, 단단한 서스펜션에서 기인한 억제된 롤 제어, 주행 상황에 따른 적절한 토크 분배 등이 굽잇길을 공격적으로 공략할 수 있도록 돕는다. 운전자 의도대로 궤적을 그리며 나아간다. 타이어는 성능에 초점을 맞춘 피렐리 P 제로고, 크기는 앞뒤 모두 245/40R20이다.

배터리 팩 용량은 77.4kWh. 제원상 완전충전 주행거리는 420km고, 95% 충전시 실 주행거리는 482km다. 주행모드 '에코', 에어컨 'OFF' 상태로 부드럽게 가속한다면 500km에 육박하는 주행거리를 온전히 쓸 수 있다. 반대로 주행모드 '스포츠', 에어컨 'ON' 상태로 빠르게 달린다면 주행거리는 금세 400km 이하로 뚝 떨어진다. 

충전은 400·800V 멀티 급속 충전 시스템이 담당한다. 일반 400V 충전기는 물론 현대차그룹이 전국 곳곳에 설치하고 있는 800V 초급속 충전 기반시설 '이피트'도 사용 가능하다. 이피트에 차를 물리면 18분 만에 10%에서 80%까지 배터리 잔량이 늘어난다. 

아이오닉6(사진=현대자동차)
아이오닉6(사진=현대자동차)

안전사양으로는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NSCC)과 고속도로 주행 보조 2(HDA 2)가 있다. 이 두 기능은 속도 제한 구간이나 곡선 구간에서 일시적으로 속도를 낮추는가 하면, 정체 상황에서 근거리로 끼어드는 차에 적극 대응하는 등 주행 안전을 보조한다. 

아이오닉5에서 처음 선보인 디지털 사이드 미러로 사각 지대도 적극 대응한다. 디지털 사이드 미러는 고화질 카메라와 OLED 모니터를 활용해 폭 넓은 후방 시야을 제공한다. 일반적인 사이드 미러 후방 시야각은 운전석 기준 18도지만, 디지털 사이드 미러는 29도에 이른다. 뿐만 아니라 디지털 계기판에 사각 지대를 보여주는 블라인드 뷰 모니터도 제공해 불필요한 사고를 적극 방지한다.

이 외에도 ▲전방 충돌 방지 보조 2(FCA 2) ▲차로 이탈 방지 보조(LKA) ▲안전 하차 경고(SEW) ▲지능형 속도 제한 보조(ISLA) ▲운전자 주의 경고(DAW) ▲하이빔 보조(HBA) ▲차로 유지 보조(LFA) 등을 탑재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한다.

아이오닉6 정측면(사진=현대자동차)
아이오닉6 실내(사진=현대자동차)

외관은 공기저항을 최소화한 유선형 조형 '일렉트리파이드 스트림라이너'로 멋과 기능 모두를 잡았다. A필러에서 C필러로 이어지는 매끈한 루프라인이 단번에 시선을 끌고, 리어 스포일러·액티브 에어 플랩·휠 에어커튼·언더커버 등을 장착해 공기저항계수 0.21을 달성했다. 참고로 전 세계 전기차 공기저항계수 순위는 1위 라이트이어 제로(0.19), 2위 벤츠 EQE(0.2), 3위 벤츠 EQS(0.2), 4위 테슬라 모델S(0.208), 5위 현대차 아이오닉6(0.21)다. 1·2열 창문은 소음 억제에 탁월한 이중접합 차음유리다.

1열 창문을 여닫을 때 쓰는 버튼은 센터 콘솔에 배치했다. 컵홀더 등 커스텀마이징 용품을 장착하기 위해서다. 실내 공간은 플랫폼을 공유하는 아이오닉5보다 작다. 110mm 낮은 전고와 5mm 짧은 축거 때문이다. 프렁크·트렁크 공간도 생각보다 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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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어링 휠 한 가운데에 들어간 네 개의 인터렉티브 픽셀 라이트는 ▲주행가능 상태 ▲배터리 충전상태 ▲주행모드 전환 등을 조명으로 표시한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를 지원한다. 현대차 신기술인 듀얼 컬러 앰비언트 무드램프는 잔잔한 물결처럼 파동을 그리며 퍼지는 실내조명을 제공한다. 색상조합은 총 여섯 가지다. 

아이오닉6 2열(사진=현대자동차)

가격은 전기차 세제혜택 기준 스탠다드 ▲익스클루시브 5천200만원, 롱레인지 ▲E라이트 5천260만~5천494만원 ▲익스클루시브 5천605만~5천839만원 ▲익스클루시브플러스 5천845만~6천79만원 ▲프레스티지 6천135만~6천369만원이다. 시승차인 프레스티지 AWD 풀옵션가는 6천693만원. 서울 기준 실 구매가는 정부·지자체 보조금 900만원을 적용한 5천793만원이다. 경쟁차 테슬라 모델3·BMW i4·폴스타2 중 가격 대비 성능이 가장 뛰어나다. 보증기간도 10년·16만km로 동급 가운데 가장 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