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10곳 중 6곳 "작년보다 경영 여건 악화"

상의·코리아스타트업포럼, 스타트업 조사…투자환경 악화·내수 부진·3고(高)로 ‘신음’

중기/스타트업입력 :2022/09/22 10:47    수정: 2022/09/22 16:56

국내 스타트업 10곳 중 6곳은 지난해보다 경영여건이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최태원)와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의장 박재욱)이 국내 스타트업 25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스타트업 애로현황 및 정책과제’ 조사 결과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

경영 악화 이유로는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심리 악화(52.7%·복수응답)’와 ‘코로나 등에 따른 내수시장 부진(52.7%)’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고(高) 현상 심화(35.6%)’, ‘글로벌 해외시장 불안 고조(25.3%)’가 뒤를 이었다.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 위치한 대한상공회의소 본사 전경. 사진=뉴스1

스타트업 투자도 한파가 본격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급격한 금리 인상 등 대내외적인 경제 불안으로 스타트업 84%는 지난해 보다 투자가 감소했거나 비슷하다고 답했다.

감소했다고 답한 곳은 36%, 비슷하다는 48%, 증가는 16% 였다. 감소했다고 답한 기업 가운데 47.8%는 투자금액이 전년보다 50% 이상 줄었다고 응답했다.

정보기술 스타트업 A사 대표는 “작년까지만 해도 여기저기서 투자하겠다는 러브콜을 많이 받았는데 올해 들어 분위기가 싹 바뀌었다”며 “투자자들도 알짜 스타트업 위주 ‘옥석가리기’를 본격화하면서 스타트업 업계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공작기계 공유 서비스를 운영하는 스타트업 B사 대표는 “투자를 받으려 여러 군데 뛰어다녀도 문전박대 당하고, 은행 문턱도 높아 대출 받기도 힘들다”며 “추가 기술 개발 등 기업 성장을 위해 눈앞에 할 일은 쌓여 있는데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안타깝다”고 하소연했다.

한편, 경제가 회복돼 사업이 언제 다시 활기를 찾을 것인지 묻는 항목에서는 ‘내년 하반기’라는 답변이 31.2%로 가장 많아 당분간은 경기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다음으로 ‘내년 상반기(24.8%)’, ‘올해 하반기(20%)’, ‘2024년 이후(14%)’가 뒤를 이었다. ‘기약 없음’이라고 답한 기업도 10%였다.

국내 창업생태계에 대한 스타트업 업계의 전반적인 인식은 아직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의 스타트업 투자환경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곳은 60.8%로 긍정적 응답에 비해 4배가량 높았다. 보통은 24%, 양호는 15.2%였다.

또 34.5%(복수응답)는 선진국처럼 민간이 주도하는 창업생태계로 탈바꿈하려면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제도가 원활하게 운영돼야 한다고 답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CVC는 대기업이 투자 목적으로 설립 가능한 벤처캐피털로 지난해 말 허용됐지만 아직 기업들의 ‘눈치보기’가 진행 중”이라며 “CVC 제도가 신속히 안착할 수 있도록 까다로운 설립기준과 ‘해외투자 및 차입규모 제한’ 등 선진국 대비 과도한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M&A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해소해 건설적인 M&A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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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는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고로 인한 피해와 고통은 국민 모두 마찬가지겠지만 많은 스타트업이 생존이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며 “역량 있는 스타트업이 일시적 자금난으로 쓰러지는 일이 없도록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조영준 대한상의 지속가능경영원장은 “최근 한국경제는 수출과 내수가 동반 침체에 빠지는 복합불황 위기에 직면했다”며 “주축 산업이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무장한 스타트업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대한상의도 다양한 지원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