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오픈채팅 배너광고 도입…"메타버스 구체화·광고 수익 증대"

최근 이벤트성 오픈채팅방에 배너광고 시범 적용

인터넷입력 :2022/09/20 15:07

카카오가 오픈채팅방에 배너광고를 도입하면서, 새(新) 성장동력으로 꼽은 광고·커머스 사업 강화를 본격화했다. 앞서 카카오는 오픈채팅을 토대로, ‘카카오표 메타버스’와 광고 수익 활성화를 각각 꾀한다고 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웹 다음 검색 결과(총 23개 드라마)에 오픈채팅 바로가기를 추가한 데 이어, 최근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빅마우스’·‘환혼’ 세 개 드라마 이벤트성 오픈채팅 공간에 배너광고를 적용했다.

먼저 시범적으로 운영한 후 새로 방영하는 드라마, 스포츠, 연예 등 여러 분야와 주제로 한 채팅방으로 광고 영역을 넓힌다는 방침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일반 오픈채팅방에 당장 반영할 계획은 없다”면서 “이용자들의 사용성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신중하게 내부 검토를 거칠 예정”이라고 했다.

카카오가 최근 드라마를 주제로 한 오픈채팅방 3곳에 배너광고를 도입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금번 오픈채팅에 배너광고를 도입한 건 메타버스 사업을 구체화하면서 이용자 반응을 살피겠다는 방향으로 읽힌다. 카카오는 올 초 남궁훈 대표가 지휘봉을 잡은 직후, 캐시카우인 카카오톡(카톡)과 오픈채팅을 활용한 메타버스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남궁 대표는 지난 2월, 4월, 6월 세 차례 연속으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픈채팅 서비스 확대를 연신 강조했다. 남궁 대표가 그리는 카카오 메타버스는 이렇다. 그간 국내 이용자들간 지인 중심으로 국한한 카톡 서비스를, 관심과 취향 기반의 오픈채팅으로 확장하며 모르는 사람끼리도 소통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겠다는 청사진이다.

그 첫 단추로 카카오는 ‘오픈링크’를 준비하고 있다. 오픈링크는 취미, 장소, 인물 등 공통 관심사를 가진 사용자들이 모여 소통하고 즐길 수 있는 서비스로, 오픈채팅을 통해 제공된다. 카카오 서비스와 계열사에서 운영하는 서비스에도 오픈링크와 연결되는 링크를 제공해 이용자들이 공통 관심사에 대해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할 예정이다

가령 유명 쉐프가 운영하는 카카오브런치에 방문한 이용자들은 해당 브런치에 연결된 오픈링크를 눌러 음식에 대한 관심사를 나누고, ‘맛집 투어', ‘요리 수업’ 등 이벤트를 직접 만들어 즐길 수 있다. 또 한국 웹툰을 좋아하는 외국인은 카카오웹툰 내 오픈링크에 들어와 국내 팬들과 웹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광고 수익 제고도 노리고 있다. 남궁 대표는 지난달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광고와 커머스 두 분야를 카카오 사업 본질로 보고, 카톡 프로필과 오픈채팅을 내세운 수익성 증대를 목표로 삼았다. 오픈채팅을 별도 앱으로 출시해, 해외 시장 진출을 모색한다고도 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증권업계에서도 카카오 오픈채팅 광고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선화 KB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는 작년까지 근 5년 동안 연평균 매출 성장률 32.8%로, 가파른 외형성장을 달성했다”면서 “이제 내실 다지기에 돌입해 카톡 본연의 가치에 집중하고, 효율적인 마케팅비 집행을 통해 수익성 제고에 주력한다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연내 투자 포인트는 ‘5천만 가입자’ 프로필을 바탕으로 광고 인벤토리와 커머스 사업을 확장하고, 900만명 이상 일활성이용자수(DAU)를 보유한 오픈채팅에 검색 광고가 추가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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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는 현재 1% 광고주가 70% 이상 매출을 내는 디스플레이형 광고 위주다. 중소상공인(SME) 위주의 오픈채팅 광고가 잇따르면, 광고주 다변화로 인한 수익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윤예지 하나증권 연구원은 “키워드 검색을 통해 오픈채팅 방을 찾아가는 이용 행태를 고려했을 때, 방장들이 검색 상위권에 오르기 위해 광고비를 지불할 여지가 생긴다”며 회사 광고 매출 성장 가능성을 점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