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화성 탐사로버 ‘퍼시비어런스’가 지난 7월부터 예제로 크레이터의 고대 삼각주 지형에서 유기물이 포함된 암석 시료를 채취했다고 씨넷 등 외신들이 15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NASA는 이번에 수집한 4개의 암석 시료에서 아주 오래 전 화성에 지구와 같은 생명체가 있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유기물이 관측됐다고 밝혔다.
앞서 '큐리오시티' 로버도 화성 암석에서 유기물 증거를 발견했고 퍼시비어런스도 예제로 크레이터에서 예전에 유기물을 찾아낸 적이 있지만, 이번처럼 많은 양은 아니었다.
예제로 크레이터는 지름 45㎞로, 35억년 전 화성에 강과 호수가 많았을 때 생겼던 삼각주 지형이 있다. 현재 퍼시비어런스는 이 곳의 퇴적암을 탐사하고 있으며, 이번에 퍼서비어런스는 이곳에서 강과 호수에서 가라앉은 입자들로 만들어진 퇴적암을 탐사하고 있다.
이번에 퍼시비어런스는 이 곳의 ‘스키너 능선(Skinner Ridge)’과 ‘와일드캣 능선(Wildcat Ridge)’이라는 이름을 지닌 퇴적암들에 구멍을 뚫고 각각 두 개씩 암석 시료를 채취했다.
여기서 가장 관심을 끈 것은 ‘와일드캣 능선’에서 나온 퇴적암이다. 여기서 나온 암석은 오래 전 진흙과 작은 모래가 섞이고 짠물이 증발하면서 형성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생화학에서 주요 역할을 담당하는 '방향족 탄화수소'라는 유기분자가 확인됐다. 이 물질은 잠재적인 생체 신호로 간주된다.
켄 팔리(Ken Farley) 캘리포니아 공대의 퍼시비어런스 프로젝트 과학자는 기자회견에서 "이번에 수집한 암석은 우리가 해당 임무에서 아직 발견하지 못했던 가장 높은 유기물 농도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또, "유기 분자는 생명체의 구성 요소"라며, "지구에서 고대 생명체 화석을 담고 있는 것과 같은 퇴적암에서 유기물이 발견됐다는 사실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해당 암석에서 해당 유기분자가 발견됐다고 해서 그것이 곧바로 고대 생명체의 증거가 발견되었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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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분자는 생명체에서 주로 만들어지기도 하지만, 생명체와 관련되지 않은 화학 과정을 통해서도 만들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유기분자의 비밀을 자세히 벗기기 위해서는 이 암석 샘플을 지구로 가져와 심층적으로 분석해야 한다.
NASA는 유럽우주국(ESA)과 함께 이 화성 암석 시료를 지구로 다시 가져오는 프로젝트 ‘화성 시료 귀환(Mars Sample Return·MRS)’을 추진하고 있다. 2028년까지 탐사선을 화성으로 보내 탐사로버가 채취한 시료를 가져와 2030년 초반 다시 지구로 돌아올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