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유럽연합(EU)에서 진행된 안드로이드 관련 과징금 취소 소송에서 패소했다. 이에 따라 유럽 시장 안드로이드 비즈니스에 큰 타격이 불가피하게 됐다.
테크크런치를 비롯한 외신들에 따르면 유럽 일반법원은 14일(현지시간)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가 지난 2018년 구글에 반독점 혐의를 적용해 43억4천만 유로(약 6조원) 벌금을 부과한 조치는 정당했다고 판결했다.
EC는 당시 구글이 자사 검색 엔진을 사전 탑재하기 위해 안드로이드 제조업체들에게 부당한 제한을 가한 것으로 판단했다.
일반법원은 이날 EC가 구글에 부과한 조치는 ‘대체로 타당했다’고 판결했다. 다만 43억 유로였던 벌금을 41억 유로로 소폭 경감했다.
■ 검색·브라우저 사전 탑재는 불공정하다고 판단
유럽 일반법원은 항소법원 역할을 하고 있다. 따라서 구글은 최고법원인 유럽 사법재판소에 상고할 기회가 남아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판결을 뒤집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C는 2018년 구글을 제재하면서 안드로이드 기본 비즈니스 모델 자체에 의문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구글은 안드로이드를 공짜로 제공하는 대신 복잡한 조건을 부여했다. 안드로이드 폰 제조업체들은 반드시 구글 앱을 사전 탑재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었다. 물론 검색 엔진도 구글 제품을 쓰도록 돼 있었다.
구글 플레이와 검색 앱은 반드시 홈 화면에 표출해야 한다. 그 뿐 아니다. 스마트폰 화면을 넘길 때마다 구글 앱이 최소한 하나씩 표출해야 하는 의무도 있었다.
이런 조건이 경쟁 방해 행위에 해당된다는 것이 EC의 판단이었다. 그러자 구글은 이 조치에 반발해 일반법원에 항소했다.
당시 EC가 제기한 구글의 혐의는 크게 세 가지다.
- 단말기 제조업체들에게 구글 상용 앱 라이선스 대가로 구글 검색과 크롬 브라우저 사전 탑재를 요구한 것.
- 오픈소스인 안드로이드 위에 경쟁 운영체제를 구동한 단말기 판매를 금지한 것.
- 구글 검색을 독점적으로 사전 탑재한 대가로 단말기 제조업체와 무선 사업자들에게 인센티브를 부여한 점.
결국 EC는 ‘무늬만 오픈소스’인 구글 안드로이드의 독점적 관행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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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구글은 EC의 이 같은 판단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고 반박해 왔다. 또 단말기 업체들이 안드로이드를 공짜로 쓸 수 있는 건 구글 앱 사전 탑재란 전제 조건이 있었기 때문이란 게 구글의 주장이다.
하지만 법원이 구글의 이 같은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음에 따라 유럽 시장에서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