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대란 오나?'...폭우·태풍에 배추·무 가격 급등

생활입력 :2022/09/06 10:21

온라인이슈팀

115년 만의 기록적 폭우와 일조량 감소 등의 여파로 배추 가격 고공행진이 계속되고 있다. 태풍 힌남노 영향으로 배추 수확에도 영향이 미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면서 추석이 지나도 배추가격이 안정세를 찾기 어려울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배추값이 금값이 되면서 김치 대란이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서울=뉴시스]5일 대상 자사몰인 정원 e샵의 종가집 김치 전제품이 품절된 모습. (사진출처: 홈페이지 캡쳐)

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이달 2일 기준 배추는 포기당 7454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7% 가량 뛰었다. 무도 개당 3253원으로 작년(2130원)보다 53%나 껑충 뛰었다.

포장김치 제조사들은 배추와 무 등 재료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치 제조사들의 자사몰에서는 김치 품절 사태가 발생하는 등 김치 공급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포장김치 업계 1위 대상이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 정원 e샵에서는 포기김치뿐 아니라 맛김치, 무김치 등 전 제품이 일시품절된 사태다.

대상 관계자는 자사몰인 정원 e샵의 품절 사태에 대해 "매년 여름철마다 장마와 무더위 등으로 배추 수급 문제는 고질적인 현상이지만, 올해는 코로나 이후 원재료 가격 급등에 폭우까지 겹치면서 원료 공급이 원활치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포장김치를 찾는 수요가 늘면서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일반 소비자들의 접근성이 좋은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매장을 중심으로 물량을 공급하고 있어 자사몰 제품은 결품 상태"라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이 운영하는 온라인몰 CJ더마켓에서도 '비비고 포기배추김치4.9㎏', '비비고 썰은배추김치3㎏', '비비고 총각김치2.3㎏' 등 일부 품목이 일시품절됐다.

이와 관련해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폭우로 여름 고랭지 배추 생육상태가 좋지 않아 당사 품질 기준을 충족하는 배추 수급에 어려움이 있어 일부 제품은 한시적 품절 상태"라며 "현재 물량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가을배추가 내오는 10월 중순 정도는 돼야 문제가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 상반기 국내 포장김치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상승했다"고 밝혔다. 1인 가구 증가 등의 이유로 포장김치 시장 자체가 커지는 가운데, 특히 올해는 배추값이 고공행진하면서 김치를 직접 담가먹기 부담스러운 소비자들이 포장김치를 찾으면서 매출이 증가한 것 같다고 이 관계자는 분석했다.

소비자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서 자영업자들은 천정부지로 치솟는 배추와 무 등 농산물 가격에 가게 운영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 커뮤니티에는 한 글쓴이가 "배추 한 통에 1만2500원"이라는 글을 올리자, 댓글로 "좋은 동네 산다. 우리 동네에는 한 포기에 1만5000원이다", "김치 담가야하는 데 답이 없다"는 등의 글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 성북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A씨(42)는 "동네 슈퍼마켓에서 작은 알배추 하나가 6000원에 육박한다"며 "반찬이 마땅치 않을 때 배춧국을 끓여 먹곤 했는데, 배추값이 금값이 되니 슈퍼마켓에 가면 배추에는 손도 못 댄다"고 하소연했다.

정부는 시장 안정을 위해 추석 전까지 정부 비축물량을 활용해 공급량을 추가 확대하는 등 가격 안정 노력을 이어간다는 방침이지만, 배추 가격 고공행진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포장김치 업계 관계자는 "보통 여름철 배추 수급 사정은 9월 이후 가을부터 안정되는 추세지만, 올해는 태풍 힌남노가 영향으로 배추 수확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관련기사

한 대형마트 관계자도 "태풍 힌남노 영향으로 물량 출하가 계속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며 "김장시즌까지 시장이 안정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