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엔 우유대란?…"밀크플레이션 우려 높아"

원유 가격인상 협상마저 미뤄져…원유 값 전년대비 2배 이상 오를 듯

생활입력 :2022/07/18 16:40

온라인이슈팀

8월 우유 수급난이 발생할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원유 용도별 차등 가격제 도입을 앞두고 낙농가와 정부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며 일부 낙농가들은 원유 납품 거부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원유 공급이 불안정해지면 가장 큰 불편은 소비자들이 겪을 전망이다. 낙농가의 집단 행동이 본격화 할 경우 유가공업체의 제품 생산에도 차질이 빚어지며 소비자들이 우유 제품을 제때 구입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정부와 낙농가 단체, 유업체 간의 원유 가격 인상을 결정하는 협상이 지연돼 우유 수급난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사진은 27일 서울 시내 대형마트 모습. 2022.06.27.

유업계는 올 하반기 '밀크플레이션' 발생 가능성도 높다는 입장이다. 올해 사료비가 급등한 만큼 용도별 차등 가격제를 도입해도 우유로 사용하는 원유 가격은 크게 오를 수 있다. 이에 따라 유제품의 도미노 가격 인상도 본격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들린다.

▲정부 "차등가격제로 변경" vs 낙농가 "가격연동제 유지해야"

정부는 그동안 원유 가격을 결정했던 원유 가격연동제를 폐지하고, 향후 용도별로 차등가격제를 도입할 방침이다. 차등가격제는 음용유와 버터, 치즈 등에 쓰이는 원유 가격에 차등을 둬 낙농가의 경쟁력을 높인다는 취지다.

정부는 특히 차등가격제가 2026년부터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따라 미국·유럽산 치즈와 음용유 관세가 철폐되는 것을 고려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국내 낙농가에서 생산하는 원유 가격의 경쟁력을 높이지 않으면 낙농업계 전반이 도태될 수 있다고 본다.

반면 정부의 이런 방침을 낙농가는 받아들이지 않을 태세다. 동일한 방식으로 생산한 원유를 어떻게 사용하느냐는 용도에 따라 천차만별로 가격을 다르게 책정한다면 농가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는 게 낙농가 목소리다.

일부 낙농가는 낙농정책 변경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조만간 원유 공급까지 중단할 방침이다. 유업계는 낙농가의 이 같은 집단 행동이 현실화 한다면 유제품 공급에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어 소비자 불편은 더 커질 것으로 본다.

◆올해 원유 가격 인상 협상도 난항 조짐…지난해 대비 2배 이상 오를 수도

낙농 정책 변경을 놓고 정부와 낙농가, 양측 주장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올해 원유 가격 협상은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원유 기본가격 조정협상위원회는 아직 협상단조차 꾸리지 못한 상태다.

사진=뉴시스

정부와 낙농가는 어떤 방식으로 원유 가격을 산정할 지 먼저 정한 뒤 물가 상승분을 반영한 원유 가격을 협상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어떤 방식으로 적용하더라도 올해 음용유 가격은 지난해 대비 2배 이상 뛸 수 있다는 예상이다.

통계청은 지난달 24일 우유 생산비를 전년 대비 4.2% 오른 1ℓ 당 843원으로 발표했다. 원유 가격은 지난해 우유 생산비 증감률이 ±4% 이상이면 해당 연도에 정하고, ±4% 미만이면 2년마다 가격을 협상한다는 원칙이다.

올해 원유 가격은 2020년 이월된 생산단가 인상분 18원에 더해 올해 상승한 생산단가 34원까지 합친 52원±10% 수준에서 결정될 조짐이다. 이에 따라 올해 원유 가격은 적게는 47원에서 많게는 58원 수준으로 오를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렇게 원유 가격이 오르면 원유를 주원료로 쓰는 유가공 업체들의 제품 가격 인상도 이어질 전망이다. 서울우유협동조합, 남양유업, 매일유업 등은 지난해 21원(2.3%) 원유가격 인상에 따라 주요 제품 판매가격을 올린 바 있다. 올해도 이들 업체들은 원유 가격이 오르면 당연히 주요 유제품 가격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원유 가격 인상, 유제품 도미노 인상으로 확산될 가능성 높아

유업계에서는 올해 예상되는 원유 가격 인상폭이 큰 데다 최저임금 인상과 물류비 상승, 우유 판매율 저조에 따른 실적 압박 등을 고려할 때 가격 인상폭이 상당 부분 클 것으로 전망한다. 인상 시기만 문제일 뿐 가격 인상 자체는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이 경우 유업계 제품 뿐 아니라 프랜차이즈 커피 업계의 제품 가격 인상도 초래할 수 있다. 특히 우유가 많이 사용되는 라떼 등 다양한 제품의 판매 가격이 오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원유 가격 협상이 아직 본격화 되지 않았지만 생산비가 크게 늘어난 만큼 지난해 인상폭의 2배 이상 가격 인상이 이뤄질 수 있다"며 "원유 가격 인상은 유가공 업체의 가격 인상을 부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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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관계자는 "올 하반기 유업계의 제품 가격 인상이 유력한 상황"이라며 "우유 가격 상승은 치즈와 아이스크림, 빵 등 우유를 많이 쓰는 주요 제품들의 동반 인상은 물론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커피 가격 인상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