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톱PC용 DDR5 보급형 메모리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하면서 이달 이후 출시될 인텔·AMD 새 프로세서 보급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DDR5 메모리 보급 초기이던 2021년 10월경에는 DDR5-4800 16GB 모듈 가격이 DDR4-3200 16GB 대비 두 배에 가까웠다. 그러나 올해 8월 말 현재 6만5천원대인 DDR4-3200 16GB 모듈 대비 DDR5-4800 16GB 모듈의 가격차는 1.64배로 좁혀졌다.
특히 삼성전자와 에이데이터 DDR5-4800 16GB 모듈 단가는 10만원 미만으로 떨어졌다. 메모리 규격과 프로세서 장착 소켓을 모두 교체한 AMD 라이젠 7000 시리즈 프로세서 업그레이드 시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일반 소비자는 고급형, PC 제조사는 보급·중급 메모리 선호
모든 메모리는 작동 클록이 높을 수록 같은 시간 안에 보다 많은 데이터를 전송한다. 특히 메모리 제어용 컨트롤러가 프로세서에 내장되는 최근에는 메모리 대역폭의 중요성이 그만큼 커졌다.
1~2년 전 주류 제품이었던 DDR4-2666 메모리 대역폭은 최대 21.3GB/s(싱글채널)지만 현재 주류 제품인 DDR4-3200 메모리는 최대 25.6GB/s(싱글채널)로 늘어난다. 프로세서가 허용하는 한 가장 작동 클록이 높은 메모리를 쓰는 것이 이득이다.
일반 소비자들은 프로세서가 지원하는 가장 높은 클록의 메모리를 선호한다. 반면 납품 단가에 민감한 PC 제조사는 최대 성능이 항상 필요 없는 완제PC에 한 단계 낮은 성능을 내는 메모리를 탑재한다.
■ 디지타임스 "주요 메모리 칩 제조사, 보급형 모듈 가격인하"
현재 데스크톱PC용 DDR5 메모리 중 보급형에 속하는 제품은 메모리 대역폭이 최대 38.4GB/s인 DDR5-4800 메모리다. 대만 디지타임스는 최근 "주요 메모리 칩 제조사가 DDR5 보급형 메모리 가격을 내리기 시작했고 일반 소비자용 DDR5 모듈 가격도 하락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디지타임스는 복수 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DDR5 메모리 가격은 같은 용량의 DDR4 메모리 가격의 두 배애 달했지만 현재 가격 차이는 두 배 아래이며 지난 7월부터 하락폭이 커지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디지타임스에 따르면 7월 DDR5 메모리 공급가 하락폭은 20%로 최저 10%, 최대 15% 수준인 DDR4 메모리보다 더 빠르게 하락했다. 디지타임스는 "DDR5 보급형 메모리 하락세는 오는 2023년 정점에 도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국내 시장에서도 DDR5 보급형 메모리 가격 하락세
국내 시장에서도 보급형 메모리의 가격 하락세가 뚜렷하다.
가격비교사이트 다나와가 올해 3월 초부터 8월 말까지 집계한 메모리 가격 추이(최저가 기준)를 보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에이데이터, 마이크론(크루셜) 등 주요 제조사가 공급한 DDR5-4800 16GB 모듈 평균 가격은 3월 16만 3천원에서 8월 말 10만 7천원 대로 약 35% 하락했다.
■ 보급형 DDR5 메모리 가격 하락, AMD에 '호재'
이처럼 하락하고 있는 DDR5 메모리 가격은 인텔과 AMD가 이달 말부터 출시할 새 데스크톱PC 프로세서 보급에도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인텔은 12세대 코어 프로세서에 이어 오는 10월경 출시가 예상되는 13세대 코어 프로세서(랩터레이크)에서도 DDR4/DDR5 메모리를 모두 지원한다. 반면 AMD가 이달 말 출시할 라이젠 7000 시리즈는 DDR5 메모리만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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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라이젠 7000 시리즈는 프로세서를 장착하는 소켓이 수 년만에 AM5로 교체되면서 업그레이드시 프로세서와 함께 메모리와 메인보드도 함께 교체해야 한다. 보급형 DDR5 메모리 장착 후 가격 하락에 따라 최적 성능을 내는 DDR5-5600 등 메모리로 교체하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시장 관계자들은 "최신 프로세서로 업그레이드를 고려하는 소비자들은 프로세서의 성능을 최대한 끌어내기 위해 대역폭이 높은 메모리를 선호한다"며 "DDR5 메모리 가격 하락은 업그레이드 예산을 줄이고 싶은 개인 소비자와 단가를 낮춰야 하는 중소규모 조립PC 업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