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이 합의 알고리즘을 작업증명(PoW)에서 지분증명(PoS) 방식으로 전환하는 '머지' 업그레이드를 앞둔 가운데, 일부 세력이 지지하는 작업증명 기반 이더리움(ETHPoW)이 하드포크를 한다면 체인이 생존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대표 오세진) 산하 코빗 리서치센터는 ‘ETHPoW 체인은 경제적 가치가 있을까’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5일 밝혔다.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우선 이더리움 재단을 중심으로 한 주류 이더리움 커뮤니티는 ETHPoW 하드포크의 가치를 부정하고 있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법정화폐 담보형 스테이블코인인 테더(USDT), USD코인(USDC)이 PoS 체인을 지지한다고 발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ETHPoW 상의 USDT, USDC가 가치를 잃게 되면 이를 기반으로 한 디파이 서비스도 정상적인 작동이 어려워져 가치 폭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더리움 상에서 작동하는 애플리케이션을 유지보수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개발 리소스가 필요한데, 리소스가 한정된 프로젝트 팀은 PoW 대신 PoS 체인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ETHPoW 하드포크 가치를 부정하는 이유로 제시했다.
가상자산 헤지펀드 갈루아 캐피탈의 창업자 케빈 조 등 ETHPoW 체인의 가치를 인정하는 세력도 존재한다.
이들은 PoW 기반 이더리움 체인은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운영돼 온 실적이 있어 현상 유지를 선호하는 사용자들이 잔류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PoS 기반 이더리움의 중앙화 및 보안 이슈를 우려하는 사람들이 PoW 체인을 선호할 수 있다고도 봤다.
테라클래식(LUNC), 이더리움클래식(ETC) 등 상대적으로 열악한 네트워크임에도 일정 규모 이상의 가치를 유지하는 체인들이 많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리서치센터는 양측의 의견을 종합해 PoW 진영이 하드포크를 실행에 옮길 경우 생존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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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문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대부분의 기존 이더리움 애플리케이션은 PoW 체인상에서 가치를 잃겠지만 극히 일부 애플리케이션은 생존에 성공할 수도 있다”며 “그렇다면 PoW 하드포크 체인의 존재 가치를 견인할 수 있는 수준의 트랜잭션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정 센터장은 “PoW 하드포크 진영이 그 실행에 필요한 기술적 준비를 이달 중순으로 다가온 머지 일정 이전에 마칠 수 있는지가 현 시점에서 중요한 변수"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