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심 서비스 시작…알뜰폰 업계 "시장 확대" vs "영향력 글쎄"

아이폰XS·갤럭시Z플립4부터 e심과 유심 선택해 개통 가능

방송/통신입력 :2022/09/01 16:30    수정: 2022/09/01 16:50

스마트폰에 유심(USIM)을 사용하는 대신 전자적으로 프로파일을 내려받아 개통할 수 있는 e심(eSIM) 서비스가 1일 국내에서 시작됐다. 

소비자들은 이날부터 유심과 e심 중 원하는 방식으로 개통할 수 있다. 유심과 e심을 함께 사용할 경우 한 대의 스마트폰으로 두 개의 통신사에 가입할 수도 있다. 통신 3사는 이날부터 e심 서비스를 바로 시작했으며, 알뜰폰은 통신 3사 자회사를 포함한 20곳이 먼저 뛰어들었다. 

아이폰 시리즈의 경우 아이폰XS 이후 출시된 모델부터 e심을 사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경우 갤럭시Z플립4와 갤럭시Z폴더4부터 e심 사용이 가능하다.

e심 서비스 시작에 알뜰폰 업계는 기대감을 나타낸다. 같은 통신사만 사용해야 했던 기존 듀얼번호 서비스와 달리 e심의 경우 다양한 통신사에 가입할 수 있는 만큼, 시장이 넓어질 거라는 설명이다. 반면 통신 3사의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 도래한 e심 시대, 달라지는 것은

유심과 달리 e심은 제조사가 단말기에 넣어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형태다. e심 자체에는 아무런 정보가 들어있지 않다. 소비자는 사업자와 요금제 등을 직접 선택해 단말에 내려받을 수 있다. 

유심에 비해 개통이 간편해지는 점도 특징이다. 이용자는 QR코드를 활용해 통신사 프로파일을 내려받을 수 있다. 통신사 대리점이나 편의점을 방문해 유심을 구입하지 않아도 비대면 온라인 개통이 가능하다. 

발급비용은 2천750원으로 7천700원인 유심보다 저렴하다. 다만 같은 통신사를 이용하며 단말기만 교체하는 경우, 유심은 재사용이 가능하지만 e심은 기술적 한계로 인해 재다운로드가 불가능하다. 이 경우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e심이 내장된 스마트폰은 e심과 유심을 모두 지원한다. 소비자는 하나의 스마트폰으로 두 개의 번호를 개통할 수 있다. 통신사를 달리해 가입하는 것도 가능하다. 선택약정 요금할인은 각각의 개통 건에 적용 가능하다. 다만 대포폰 등 부정사용을 방지하기 위해 1개 단말기 내 한 사람의 명의로만 서비스 가입이 가능하다.

■ 알뜰폰 업계, 엇갈린 반응

알뜰폰 업계에서는 e심이 알뜰폰 산업 확대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의 스마트폰에서 다양한 통신사를 사용할 수 있는 만큼, 소비자들이 두 번째 번호는 보다 저렴한 알뜰폰 요금제를 선택할 거라는 설명이다. 반면 통신 3사의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세컨폰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단말기가 필요했는데 e심 도입으로 추가 개통이 쉬워졌다"며 "통신 3사 소비자 중 두 개의 회선을 사용하고자 하는 수요가 분명 있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시장 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e심 개통 방식이 기존 알뜰폰 개통 방식과 유사하다는 점도 하나의 기대 요인으로 꼽았다. 업계 관계자는 "알뜰폰은 온라인을 통해 개통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관련 준비가 잘 돼 있다"며 "외국인의 경우에도 외국에서 e심을 내려받아 입국하는 등 편의성 부분에서 알뜰폰 업계에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통신 3사가 e심 관련 요금제를 자체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만큼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KT와 LG유플러스는 e심 서비스 시작과 함께 월8천800원짜리 보조회선 전용 요금제를 출시했다. SK텔레콤도 비슷한 수준의 요금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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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다른 관계자는 "만약 소비자가 유심과 e심을 동시에 사용해 두 개의 번호를 사용하게 된다면 하나를 보완적으로 이용하게 될 것"이라며 "소비자가 기존에 사용하던 통신사의 저렴한 요금제를 보조회선 요금제로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두 개의 번호 사용에 대한 수요가 크지 않을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e심 서비스가 시작됐지만 보조회선 사용에 대한 수요는 사실상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서비스 시작이 알뜰폰에 미칠 영향이 얼마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이 생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