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냉기 저장...여름 폭염 속 하우스 냉방에 활용

에너지연, "기후변화 인한 하우스 폭염 피해 예방, 탄소 배출 저감 기여"

과학입력 :2022/08/30 14:02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원장 김종남)은 차가운 겨울철 냉기를 땅 속에 저장해두었다 여름에 농촌 하우스 냉방에 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에너지연 에너지네트워크연구실 윤영직 박사 연구팀은 기포 자가 진동 현상을 적용한 열교환 장치를 개발, 겨울 냉기를 여름에 활용할 수 있게 했다. 기포 자가 진동은 양쪽에 온도 차가 있을 때 기포를 포함한 슬러그류가 외부 동력 없이 빠르게 진동하는 현상이다. 

연구진이 개발한 열교환장치는 냉기의 저장 매체인 물을 담은 지하 축냉조, 축냉조에 연결된 구불구불한 모세관 튜브, 튜브 내부의 냉매 등으로 구성돼 있다. 

연구진이 자연냉열생산 열교환장치를 이용한 온실 냉방공급 테스트를 하고 있다. (자료=에너지연)

겨울엔 차가운 외부 공기와 상대적으로 덜 차가운 땅 속 물 사이에 온도 차이가 생긴다. 이렇게 열교환 장치 양쪽 끝에서 발생하는 온도 차이로 내부 냉매가 빠르게 진동하고 흐름이 발생하며 많은 양의 열을 빠르게 전달한다. 즉 땅 속 물의 열이 더 차가운 외부로 방열되면서 물 온도는 점점 낮아져 매우 차갑게 되고, 이를 여름까지 보관해 이용하는 것이다.

이때 열교환 장치는 외부 동력 없이 작동해 운전 비용이 들지 않는다. 또 물질의 상변화를 통한 잠열을 이용하면 많은 양의 열을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기존 열 교환 기술에 비해서도 에너지 소비량은 50% 이상, 크기는 30% 이상 줄일 수 있다. 

연구진은 지난 3월 이 장치를 강원도 평창군 서울대학교 평창캠퍼스 실증 부지에 설치해 냉열 생산과 냉열 저장 실증 실험을 수행했다. 그 결과, 약 1㎾의 냉열 생산 성능으로 약 4.5℃의 냉수를 생산해 1톤 용량의 지중 축냉조에 저장할 수 있음을 보였다. 이는 3월 이후의 실증 결과이므로, 기온이 더 낮은 시기에는 더 낮은 온도의 냉수를 생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으로 연구진은 열교환 장치의 용량과 성능을 높여 10월 완공되는 서울대학교 평창캠퍼스 스마트팜 첨단농업단지 내 100평 규모 유리 온실에서 냉방 공급 실증을 진행한다. 식물 공장형 인도어 팜이나 도심 건물 등 다양한 수요처의 냉방 및 공조 기술로도 확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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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직 박사는 "세계적인 급격한 기후위기에 따른 식량안보 강화를 위해서는 고효율, 저비용의 신재생에너지기반 시설하우스 냉방기술 확보가 중요하다"라며 "겨울철 신재생 자연 냉기를 이용한 냉방 기술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농림축산식품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농촌진흥청이 공동 주관하는 스마트팜 다부처 패키지 혁신기술개발사업 및 연구원 기본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