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생산기술연구원(원장 이낙규)은 펄스레이저 기반의 친환경 물리공정을 활용, 마찰전기 나노발전기의 전력 성능을 2배가량 높일 수 있는 탄소소재를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마찰전기 나노발전기는 겨울철 정전기와 같이 일상 속 사물간 마찰이나 진동, 사람의 움직임 등에서 발생하는 운동에너지를 전기로 변환하는 장치다. 서로 다른 두 물체가 접촉하고 분리될 때 만들어지는 양전하와 음전하들의 이동 현상을 활용해 전기를 생산한다.
외부 충전이나 배터리 없이 자가 발전이 가능해 사물인터넷 센서나 웨어러블 의료장비, 자가발전 전자소자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마찰전기 나노발전기는 크게 양전하를 모으는 금속 전극과 음전하를 모으는 고분자 유전체 필름으로 구성된다. 성능 향상을 위해 마찰면적을 넓히거나, 고분자 유전체 필름에 특정 전기적 상태를 스스로 유지하는 물질인 강유전체를 첨가제로 혼합하는 연구가 주로 이뤄졌다.
하지만 높은 전압값에 비해 전류값이 상대적으로 낮은데다, 강유전체 나노분말이 인체에 흡수되어 유해할 수 있다는 논란이 있다.
생기원 기능성소재부품연구그룹 김강민 박사 연구팀은 기존 강유전체의 대체물질로 전기전도성과 기계적 특성이 모두 우수한 탄소나노튜브에 주목했다. 독자 개발한 펄스레이저 기반 친환경 물리공정(PLA)으로 탄소나노튜브 표면을 개질해 전기적 특성을 높였다.
PLA공정이란 레이저로 탄소소재 표면을 파괴해 불안정한 상태에서 다양한 이종소재와의 결합을 유도하는 물리적 기법이다. 강한 산이나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아 친환경적이며 공정시간도 줄어든다.
탄소나노튜브는 고분자 유전체와 혼합될 때 골고루 분산되지 않고 뭉치는 현상이 일어나 첨가제로 쓰기 어려웠다. 반면 PLA공정으로 탄소나노튜브에 레이저를 조사하면, 파괴된 소재 표면에 풍부한 산소작용기가 형성되어 고분자 유전체 내에서도 우수한 분산성을 띠게 되어 전류의 흐름이 원활해진다.
탄소나노튜브가 균일하게 분산된 고분자 유전체 필름을 실험한 결과, 유전율이 기존보다 약 250% 이상 향상되었으며, 이를 활용해 제작된 마찰전기 나노발전기는 전압값 170%, 전류값 243%의 성능 개선이 있음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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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민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는 기존 첨가체의 유독성과 탄소나노튜브의 분산도 문제를 모두 해결한 청정소재 개발 사례"라며 "지속적 연구를 통해 웨어러블 디바이스에 착용 가능한 자가충족 마이크로·나노시스템 개발에 힘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개인기초연구사업 중견연구과제의 지원을 받았고, 학술지 '저널 오브 머티리얼스 케미스트리 에이(Journal of Materials Chemistry A)'의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