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배기열로 고부가 화학물질 합성한다

KAIST, 열전소재-생체촉매 복합체와 폐열 이용해 화합물 합성

과학입력 :2022/07/22 11:15    수정: 2022/07/22 11:36

자동차에서 나오는 배기열 정도의 열을 에너지원으로 삼아 고부가 화학물질을 합성하는 기술이 나왔다. 

KAIST(총장 이광형)는 신소재공학과 박찬범 교수와 정연식 교수 공동 연구팀이 상온용 열전소재 기반 열전 촉매반응과 산화환원 효소반응을 접목, 폐열로 고부가가치 화학물질을 합성했다고 22일 밝혔다.

열전소재는 물질 양단에 온도 차이가 있을 때 내부에 전위차가 생겨 전기가 발생하는 열전 현상을 이용해 열을 전기로 변환하는 소재다. 현재 약 70%의 에너지가 사용되지 못한 채 폐열로 사라지는 상황이라 폐열을 회수해 재활용할 수 있는 열전소재가 지속가능한 에너지 물질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일상에서 주로 접하는 저온 폐열은 발전 효율이 낮아 사용처가 제한적이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열전 소재로 전기 에너지가 아닌 화학 에너지를 만드는 방안에 주목했다. 화학 에너지는 전기 에너지보다 안정하여 보관과 운송이 간편하다.

상온용 열전소재인 비스무트 텔루라이드(Bismuth telluride)가 100℃ 이하의 낮은 온도에서도 물과 산소로부터 과산화수소를 생성하며, 이 현상이 열전소재가 만들어내는 전위차에 비례함을 실험적으로 입증했다.

열전효과에 의한 비스무트 텔루라이드의 과산화수소 생성 및 이에 의하여 활성화된 효소 반응 (왼쪽). 차량 주행 중 발생하는 배기열을 활용한 화학물질 합성 (오른쪽). (자료=KAIST)

이어 저온 폐열을 사용하는 비스무트 텔루라이드의 열전 촉매반응을 생체촉매인 퍼옥시게나아제(Peroxygenase) 활성에 적용했다. 퍼옥시게나아제는 과산화수소를 이용해 비활성 탄화수소에 산소를 넣는 선택적 옥시관능화(oxyfunctionalization)를 유도, 고부가가치 화학원료로 쓰이는 반응성 산소화 화학종을 생성하는 효소다. 

연구팀은 열전소재가 과산화수소를 실시간 공급하도록 설계해 퍼옥시게나아제가 지속해서 옥시관능화 반응을 수행하도록 만들었다. 박찬범 교수는 "저온에서 열전소자를 화학 반응에 접목, 다양한 고부가 화학물질 합성에 쓰이는 옥시관능화 공정을 구현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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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대전 시내를 주행하는 차량에서 발생하는 배기열을 활용해 고부가가치 화학물질을 합성할 수 있음을 실증, 실용화 가능성을 높였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폐열을 고부가가치 화학물질 생산에 이용할 수 있음을 처음으로 발견했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라며 "열전소재의 반응 메커니즘을 더 자세하게 밝혀 성능을 높이고, 다양한 생체촉매와 접목하고 규모를 확대해 산업적 파급력을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는 한밭대학교 오민욱 교수팀과 네덜란드 델프트공과대학교 프랭크 홀만 교수팀과 협력해 이뤄졌다. 한국연구재단 리더연구자지원사업(창의연구)의 지원을 받았으며,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