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솥 명가'로 자리잡은 쿠쿠와 쿠첸이 서로 다른 행보로 성장 돌파구를 찾고 있다. 쿠쿠는 종합 가전 기업을 표방하고 주방을 벗어나는 전략인 반면 쿠첸은 프리미엄 주방 가전 시장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비슷했던 두 기업의 다른 행보가 어떤 결과를 낼지 주목받고 있다.
■ 쿠쿠, 이젠 '종합 가전' 기업...렌털 시장도 입지 다져
쿠쿠는 주방 외 생활 가전 비중을 늘리고 있다. 쿠쿠전자와 쿠쿠홈시스를 합친 전체 매출 중 밥솥 외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60%를 넘는다. 공시된 매출을 보면, 지난해 63%를 차지했고, 2018년 50%를 기록한 뒤 지속 증가했다.
쿠쿠는 올해 상반기에도 주방 외 생활가전 제품 판매 상승세를 기록했다. 일례로 청소기의 상반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간 대비 218% 증가했다. 같은 기간 공기청정기와 비데 판매량도 각 40% 정도씩 늘어났다.
이러한 밥솥 외 가전 판매 증가세는 지속적인 제품군 다양화, 렌털 서비스 등 사업 확장 덕분이다. 쿠쿠는 쿠쿠전자를 통해 인덕션·멀티쿠커 등 주방 가전, 펫 가전 넬로(Nello) 라인업을 확보했다. 쿠쿠홈시스를 통해서는 렌털 사업을 확장하고, 공기청정기·정수기·비데· 창문형 에어컨·청소기 등 생활 가전 라인업을 구축했다. 지난해에는 LED마스크 제품을 출시해 뷰티 가전 영역도 확장했다.
특히 쿠쿠홈시스는 2017년부터 렌털 서비스를 기반으로 쿠쿠전자 매출을 넘어설 만큼 성장했다. 외부인 방문을 꺼리는 1인 가구, 맞벌이 가구 증가 추세에 맞춰 '자가 관리 제품'을 적극 출시한 점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쿠쿠홈시스 제품 10개 중 4개는 자가 관리 렌털이 가능하다.
이에 쿠쿠홈시스는 상반기 전년 동기 보다 5.3% 증가한 매출액 4천 869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27.3% 줄어 867억원에 그쳤다. 쿠쿠전자는 지난해 매출 6천 411억 7천만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14% 정도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약 5% 늘어난 1천 32억원을 공시했다.
쿠쿠 관계자는 "쿠쿠는 밥솥뿐만 아니라 생활가전 전반을 다루는 종합 건강 생활 가전 기업을 표방해왔다"며 "주방가전, 생활 청정가전, 펫가전, 미용가전 등 다양한 제품 라인업과 매출 비중을 보면 이제 종합 가전 기업으로 입지를 다졌다"고 자신했다.
■ 한 우물 파는 쿠첸, '프리미엄 주방 시장' 집중
반면 쿠첸은 주방가전에 주력해 프리미엄 브랜드를 더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쿠첸은 지난 23일 충남 천안시 공장을 신축 준공하고, 새 슬로건 '스마트 키친 스토리(Smart Kitchen Story)'를 내걸며 제 2의 도약을 선언했다. 이번 신축 공장 연면적은 7천 200평으로 기존 4천 200평보다 67% 규모가 커졌다.
이날 준공식에서 박재순 쿠첸 대표는 2025년까지 매출 5천억, 영업이익률 5% 달성, 주방가전 톱(Top) 5 확보 목표를 밝혔다. 이에 쿠첸은 중장기 계획에 맟춰 R&D, 품질 등 제품의 질을 높이기 위한 인력을 추가 확보할 예정이다. 쿠첸 관계자는 "현재 인력 운영 적정성을 판단해 구체적인 채용 인력 정원 등을 검토하는 중이다"고 밝혔다.
쿠첸은 주력 제품으로 밥솥과 전기레인지(인덕션)을 내세우고 있다. 특히 지난해 잡곡밥 등 다양한 밥맛에 맞춘 밥솥 기술인 '2.1 초고압'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적용해 6인용, 10인용 '121 밥솥'을 출시했고, 올해는 3인용 제품까지 라인업을 확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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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 밥솥은 지난해 7월 출시 당시 사전 예약 판매 목표치의 235%를 달성했다. 올해 1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총 9만대를 기록했다. 쿠첸은 또한 사내에 '밥맛 연구소'를 설치하고 잡곡, 백미 등 곡류에 맞게 밥솥 알고리즘을 개발한다.
쿠첸 관계자는 "압력 밥솥, 인덕션에 필요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제품을 모두 국내에서 자체 생산하는 점이 쿠첸의 경쟁력이다"며 "특히 인덕션은 다양한 브랜드가 있지만 OEM(위탁생산)으로 생산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상황에서 쿠첸은 드물게 전문 연구 개발에 힘쓰고, 국내 생산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