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트레이닝 용품 쇼핑몰 ‘홈트친구’를 운영하는 김정환 대표는 창업 전 축구게임 피파온라인으로 유명한 EA코리아에서 ‘캐릭터 모델러’로 활동하다 퇴사 후 돌연 창업에 뛰어들었다.
매너리즘에 빠져있던 그를 창업의 길로 안내한 건 유튜버 ‘신사임당’. 신사임당과 그는 중학교 동창 사이다. 처음 회사를 관두고 막막함을 느꼈다는 그는 지금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 이들에겐 무작정 퇴사하기보다 우선 부업으로 일을 시작 후 현재의 월급보다 큰 성과가 있을 때 창업을 시작하라고 조언했다.
기자는 얼마 전 서울시 마포구 홈트친구 사무실을 방문해, 김 대표의 창업 뒷이야기를 들어봤다.
김 대표는 "특히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기 때문에 뛰어든다는 단순한 접근을 넘어, 남들보다 해당분야에서 현실적으로 유리한 지점이 있는지를 고려해 창업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정환 홈트친구 대표와의 일문일답]
Q. 홈트친구를 소개하자면.
“홈짐, 홈트레이닝 용품을 판매하는 쇼핑몰이다. 집에서 운동할 때 쓰는 푸시업바, 문틀 철봉, 손목 보호대, 허리벨트 등 헬스, 트레이닝 관련 모든 상품을 취급한다.”
Q. 창업하기 전까지 무슨 일을 했나.
“컴퓨터 그래픽을 전공해, 게임회사에서 캐릭터 모델러 활동했다. EA코리아에서 피파온라인 축구 게임 축구 선수를 만들었다. 일하다 힘들고, 매너리즘 빠지기도 했다. 이후 사업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Q. 창업 계기는.
“처음 회사를 그만두고 막막했다. 사업을 하려고 그만 둔 게 아니고 그냥 그만뒀기 때문이다. ‘뭘 먹고 살지’ 고민하다가, ‘신사임당’이라는 친구가 “사업을 알려줄 테니 한번 배워볼래?” 해서 시작하게 됐다. 그때 아이템은 운동용품으로 선택해서, 지금까지 이어져 왔다.”
Q. 운영 중인 유튜브 채널 '창업 다마고치' 구독자가 17만 명인데, 비결이 뭔가.
“홈트친구는 ‘창업다마고치’라는 유튜브 채널로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다. 사업이 잘되기 전에 관찰카메라처럼 남겨 놓으면, 나중에 정말 잘 됐을 때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대단한 기록이 되겠다는 생각으로 처음 시작했는데, 구독자들이 이를 좋게 봐줬다.”
Q. 매출 등 사업 현황은.
“월 매출 1억5천만원에서 2억원 정도다.”
Q. 카페24 솔루션을 활용해 자사 몰을 운영 중인데, 이를 어떻게 평가하나.
“자사 몰을 시작한 지 오래되지 않았고, 원래 오픈마켓 위주로 했다. 오픈마켓의 좋은 점은 시작하기 편하다. 별도 자사몰을 구축하거나 하는 게 아니라, 이미 다 세팅된 상태에서 그냥 상품만 업로드하면 되기 때문에 접근성이 좋다. 그러나 몇 년 해보니 어느 정도 이후엔 성장하기 힘든 구조였다. 가격이 무방비로 노출되고, SNS를 이용한 리타겟 마케팅을 접목하기에 시스템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다.
자사몰은 유튜브 채널에서 ‘자사몰 다마고치’ 콘텐츠를 같이 진행하면서 배워 운영하게 됐다. 해보니 여러 장점이 있었다. 오픈마켓의 경우 상위 노출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그래서 상위에 잘 노출될 때는 매출이 잘 나오다가 경쟁자가 가격을 깎기 시작하면 경쟁에서 빠지기 쉽고, 가격비교 상품에 묶여 밀리기도 한다. 자사몰은 (자체) 트래픽이 쌓이는 구조라 탄탄하게 쌓여가는 그래프도 확인할 수 있고, 오픈마켓 약점을 해결할 수 있었다. 오픈마켓만 하기보다는 자사몰을 탄탄하게 구축해서 쌓아 나가는 방식이 요즘 같은 시기에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Q. 창업하며 가장 어려웠던 순간은?
“항상 어렵고, 지금도 어렵다. 매출이 많이 나도 사무실 공간, 인력 등 여러 비용이 들어간다. 또한 마케팅을 하면서, 여러 유튜버와 협업, 협찬을 진행할 경우도 생기는데, 처음에는 관계가 좋다가도 서로 안 좋은 일이 생기거나 그럴 땐 심적으로 힘들다. 내가 열심히 한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내 힘으로 안 되는 부분을 마주칠 때 힘들다.”
Q. 창업을 망설이는 직장인에게 조언.
“할까 말까 고민하는 것은 살만해서 그런 것이다.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사실 사업을 정말 열망하기보다는 회사 생활이 너무 힘드니까 탈출구로 ‘사업이 나에게 해법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도망가듯 무언가를 하면 결과가 좋게 나오기 어렵다.
회사를 다니면서 간을 보는 거다. 회사를 대충 다니라는 뜻은 아니다. 회사를 다니면서도 주말이나 퇴근 후를 이용해 내가 어떤 분야에 관심이 있는지, 사업을 한다면 어떤 카테고리, 어떤 아이템으로 접근할까를 고민할 수도 있고, 온라인 강의를 통해 배워볼 수 도 있다. 이런 식으로 미리 간접 체험을 많이 하고 판단이 섰을 때 (창업을 권장한다.) 회사에 부업금지조항이 없다면, 일단 부업으로 먼저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이후 ‘월급 이상의 성과가 나기 시작한다’는 확신이 들면 그때 퇴사하고 올인해도 늦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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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창업 전 고려해야 할 사항은.
“자신이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뛰어드는 접근은 위험하다. 사업을 시작하면, 경쟁이 굉장히 치열한데, 그 경쟁을 어떻게 뚫어낼 수 있는지 전략까지 생각하고 접근해야 한다. 하지만 그 전 단계인 ‘내가 좋아하니까 한다’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창업을 결심했다면, 해당 분야에서 내가 가진 경쟁력, 남들보다 한 발짝이라도 유리한 점이 있는지 고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