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연료의 대명사로 여겨지던 경유가 휘발유 가격을 넘어서는 이례적 상황이 장기간 지속되고 있다. 경유가 자체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휘발유에 비해 인하하는 속도가 더딘 상황이다.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17일 전국 평균 경유 가격은 1리터당 1천871원으로 나타났다. 같은날 휘발유 가격은 1리터당 1천772원으로 경유와 휘발유 가격은 100원 이상으로 격차가 벌어졌다.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역전한 건 지난 5월 11일부터다. 이날 경유 가격은 1천948원을 기록하며 같은날 1천946원에 판매된 휘발유 가격을 넘어섰다. 이날 이후 두 유종의 가격차는 엎치락 뒤치락하는 모양새를 보이다 지난 6월 13일 경유 가격(2천79원)이 휘발유 가격을 (2천74원) 재역전하면서 15주 연속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넘어선 상황이다.
경유는 염가 유종으로 분류돼 운행 시간이 긴 화물차량이나 택배차량에 주로 이용된다. 러시아 사태가 발발하기 전인 지난해 8월 17일만 하더라도 경유 가격(1천442원)은 휘발유 (1천647원) 가격보다 약 200원 저렴했다. 올해 들어 생긴 이같은 이례적 현상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국제원유 가격이 출렁이면서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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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학적 리스크에 국내에서 판매되는 휘발유와 경유가도 덩달아 인상되면서 정부는 지난 7월 1일부터 유류세 인하율을 애초 30%에서 37%까지 확대했다. 기존 인하에 더해 휘발유의 유류세는 57원, 경유는 38원 추가 감소 요인이 생겼다. 이같은 유류세 인하 확대는 휘발유에 붙는 세금을 경유보다 큰 폭으로 감소시켜 경유가 휘발유를 역전하는 상황을 발생시킨 것. 실제 7월 1일부터 지난 17일까지 휘발유가와 경유가 인하폭을 살펴보면 휘발유가격은 17% 하락한 반면 경유가는 13%에 그쳤다.
또 유럽연합(EU)이 러시아산 경유 수입을 줄인 여파도 경유의 휘발유 역전 현상을 부추긴 것으로 분석된다. 경유가 역전 현상은 하반기 들어서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동절기 난방 수요와 발전용 수요가 증가하는데다 러시아가 유럽으로 가는 천연가스를 줄이면서 경유와 같은 대체 유종 수요도 상승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