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매물 부상한 왓챠…OTT 시장 재편 가속화

치열해지는 OTT 경쟁에 SKT·쿠팡 인수 후보 거론

방송/통신입력 :2022/08/18 08:15    수정: 2022/08/19 07:19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왓챠가 개인투자자까지 접촉하고 있는 가운데 결국 매각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국내 다른 OTT 업체에 인수 의향을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 주요 인수 후보로는 SK텔레콤과 쿠팡 등이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왓챠는 최근 개인투자자에게 돈을 빌리는 방식을 포함해 다양한 방식으로 자금을 모집하고 있다. 또한 국내 OTT 업체들과 접촉해 인수 의향을 타진 중이다. 규모의 경제가 심화되고 있는 OTT 업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앞서 지난달 왓챠는 1천억원 규모의 상장 전 투자유치(프리IPO)를 준비했으나 시중 금리가 급등하며 제동이 걸렸다. 투자자들은 왓챠에 손익분기점(BEP) 달성을 요청했고, 이에 왓챠는 적자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 개인투자자 중심으로 자금 모집하는 왓챠, 매각 눈 돌리나

박태훈 왓챠 대표는 최근 개인투자자와 만나 다양한 방식으로 자금을 모집하고 있다. 개인투자 조건은 왓챠의 유상증자에 참여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다.

왓챠 개인투자에 참여한 업계 관계자는 "아직 왓챠가 어느 정도 금액으로 유상증자할지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에 왓챠의 밸류를 생각하지 않고 투자에 참여했다"며 "왓챠는 다양한 방식으로 투자를 받았으나 대부분은 대출의 형태"라고 설명했다. 

왓챠는 개인투자를 통해 일단 급한 자금을 융통하고, 추후 기관투자를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왓챠가 투자금 유치만으로는 활로를 찾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콘텐츠 확보를 위한 OTT 업계 출혈경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단기성 자금 유치로 버틸 수 있는 시간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왓챠를 제외한 국내 OTT 기업들은 거대자본을 기반으로 한다. 웨이브 운영사인 콘텐츠웨이브는 SK스퀘어가 지분 36.4%를 확보해 최대주주이며 티빙은 CJ ENM, 시즌은 KT를 모회사로 두고 있다. 쿠팡플레이는 쿠팡이 직접 운영한다. 

업계 관계자는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은 물론 콘텐츠 확보에도 거대 자본이 필요해 OTT 업계는 이미 자본력 싸움이 돼버렸다"며 "많은 OTT가 적자를 감수하고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만큼 거대기업을 모기업으로 두지 않은 왓챠로서는 상황을 타개할 뾰족한 수를 찾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콘텐츠 강화에 따른 출혈경쟁으로 인해 국내 주요 OTT들도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웨이브는 558억원, 티빙은 76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왓챠도 지난해 매출 708억원, 영업 손실 248억원을 기록했다.

■ SKT와 쿠팡, 왓챠 주요 인수 후보로 거론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이 왓챠를 인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SK텔레콤의 관계사인 콘텐츠웨이브와 왓챠가 시너지를 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최근 티빙이 시즌과 합병하며 국내 1위 OTT로 올라설 가능성이 높아지며 웨이브 입장에서는 뾰족한 한 방이 필요하던 시점이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며 지난 6월 웨이브와 티빙, 시즌, 왓챠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각각 424만명, 401만명, 157만명, 108만명이다. 티빙과 시즌의 이용자를 단순히 합하면 558만명으로 웨이브에 비해 100만명 정도 앞서게 된다. 웨이브 입장에서는 왓챠의 가입자를 흡수할 경우 티빙과 시즌에 반격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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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도 왓챠의 주요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쿠팡은 최근 OTT 업계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쿠팡은 이커머스 가입자의 락인효과를 높이기 위해 OTT가 필요하다고 판단, 지난해 1천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다만 왓챠와 인수 후보자들은 매각과 인수에 대해 부인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국내 OTT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규모가 더 커져야 하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는 인수·합병과 같은 논의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