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로 물난리를 겪은 서울에서 압력에 못 이겨 뚜껑이 열린 맨홀 안으로 성인 2명이 빨려 들어가 실종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9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11시 서울시 서초구의 한 건물 인근에서 남녀 2명이 실종됐다. 소방당국은 폭우로 배수관이 역류해 맨홀 뚜껑이 열렸고 그 안으로 사람이 휩쓸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KBS 보도에 따르면 실종된 이들은 남매지간으로 사고 당일 두 사람이 건물 밖으로 나가는 장면이 CCTV에 찍혔다. 남매는 건물을 나서자마자 이내 사라졌고, 인근에 주차돼 있던 차량의 블랙박스에 두 사람이 맨홀에 빠지는 장면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블랙박스를 확인한 실종자의 가족은 "누나가 빠졌고 동생이 잡으려다가 두 사람 다 빠졌다"며 "불과 몇 초 사이에 그렇게 돼버렸다"고 설명했다.
당시 시간당 120㎜가 넘는 폭우가 내리치면서 거리에는 성인 무릎 높이까지 물이 차오르고 있던 상황이었다. 실종자들은 그 아래 열려있던 맨홀을 보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맨홀은 강한 힘을 가하지 않고는 열 수 없는 '잠금식' 맨홀 뚜껑이었지만 사고가 일어났던 날 폭우에 의해 내부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뚜껑이 열린 것으로 보인다.
송창영 광주대학교 방재안전학과 교수는 "상습 침수 지역의 도로 밑이나 초등학교 운동장 밑, 공원 밑 등에 지하 저류조를 만들어서 이 같은 사고에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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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홀 사고는 수색, 구조가 어려워 본격적인 수색은 몇 시간 뒤 물이 빠지고서야 시작된 것으로 전해졌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