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혼잡도가 궁금하다?..."지오비전 퍼즐 플랫폼에 답이 있습니다"

[인터뷰] 조민구 SK텔레콤 데이터 콘텐츠 서비스팀 리더

방송/통신입력 :2022/08/09 14:50

월요일 아침, 신도림역은 얼마나 붐빌까. 지금 가려는 백화점에는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이 있을까. SK텔레콤이 지난달 선보인 '지오비전 퍼즐'은 이런 궁금증을 해결해주는 데이터 플랫폼이다.

지오비전 퍼즐은 SK텔레콤이 인공지능(AI) 기반 빅데이터 솔루션인 '지오비전'을 13년간 운영하며 쌓아온 노하우를 토대로 만들어진 플랫폼이다. 지오비전이 데이터를 가공해 B2B와 B2G로 제공하는 형태였다면, 지오비전 퍼즐은 이를 시각화해 누구나 볼 수 있게 만들었다. 

지오비전 퍼즐은 크게 두 가지 기능이다. 지도를 기반으로 주요 지역의 실시간 혼잡도를 한 눈에 보여주는 기능과 국내 인기 여행지, 주거 생활 분석 정보, 공유 킥보드 이용 등 데이터를 통계화해 제공하는 것이다. SK텔레콤은 이 내용들은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로 만들어 일정 부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금 당장 지오비전 퍼즐을 활용한 수익모델을 만들지는 않았다. 다만 서비스의 확장 가능성에 주목한다. 마치 밀키트처럼 만들어진 API를 공공기관과 기업이 원하는 대로 사용할 수 있으며 B2C 서비스로도 확장할 수 있는 만큼, 앞으로 다양한 수익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을 거라는 구상이다. 

조민구 SK텔레콤 데이터 콘텐츠 서비스팀 리더 (사진=본인 제공)

SK텔레콤은 다양한 데이터를 서로 결합하고 이를 확장하면 더 많은 서비스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그렇다면 SK텔레콤은 지오비전 퍼즐의 어떤 미래를 꿈꾸고 있을까. 지난달 28일 서울 중구에서 만난 조민구 SK텔레콤 데이터 콘텐츠 서비스팀 리더는 "지오비전 퍼즐에 대한 아이디어와 활용방안은 무궁무진하다"고 설명했다.

■ SKT 13년 노하우 담은 '지오비전 퍼즐'

SK텔레콤은 기지국을 기반으로 수많은 위치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 데이터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며, SK텔레콤은 지오비전이라는 브랜드를 만들어 이를 B2B와 B2G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다만 이는 어느정도 한계가 있었다. 

조 팀장은 "기업과 기관이 필요로 하는 데이터의 양과 형태, 솔루션이 모두 달라 수요자가 100명이라면 그들이 원하는 형태의 데이터를 100개 만들어야 하는 셈이었다"며 "이 경우 리소스가 많이 투입되는 단점이 있어 API 형태로 외부에 제공하는 게 어떨까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처음 선보인 게 지도를 토대로 지하철 혼잡도를 표현하는 거였다. SK텔레콤은 티맵모빌리티, 서울교통공사와 손잡고 수도권 1~9호선 모든 역사에 대한 혼잡도 데이터를 만들었다. 이어 유동인구, 쇼핑·여가 장소 혼잡도, 국내 여행, 주거생활, 공유 킥보드 이용에 대한 데이터를 추가했다.

API 형태로 데이터를 제공하면 기업은 본인이 원하는 대로 데이터와 솔루션을 가공할 수 있다. 기업들은 API를 바탕으로 다양한 인사이트를 도출할 수 있다. 이를테면 제주시에서 20대 여행자 방문 비율이 높은 지역을 꼽을 수 있고, 해당 지역의 백화점별 방문자 연령대와 성별 분포를 파악할 수 있다. 공유킥보드의 주요 승하차 장소도 파악할 수 있다. 조 팀장은 "무엇보다도 다양한 분야에 연결시켜 확장할 수 있는 방안이 많다"고 설명했다.

위치 데이터를 확장하는 방안도 고민 중이다. SK텔레콤은 기지국을 기반으로 위치 데이터를 파악하는 것뿐만 아니라 인구가 어느 방향으로 이동하는지, 유동성을 파악할 수도 있다. 조 팀장은 "데이터의 기준점인 '키 값'을 아파트에 둔다고 가정하면 그 아파트 주민들이 공원에 자주 가는지 백화점에 자주 가는지 등 다양한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며 "동선정보를 가지고 있다 보니 다양한 방면으로 확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루는 데이터는 기지국 트래픽 정보를 기반으로 한 위치데이터다. 조 팀장은 "소비자 개개인의 위치정보가 아니라 기지국의 위치 정보를 확인하고 있으며, 개개인을 특정할 수 없도록 통계화된 데이터를 사용하고 있다"며 "비식별화도 돼 있고 저장하는 단위 자체가 익명화 돼 있기 때문에 개인정보 이슈는 없다"고 말했다.

■ 지오비전 퍼즐은 어떤 방향으로 발전하게 될까

현재 지오비전 퍼즐은 다양한 협업을 토대로 인지도를 높이고 있는 단계다. SK텔레콤은 지오비전 퍼즐 홈페이지에 업로드된 데이터를 모두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상세 데이터의 경우에도 일정량까지는 무료로 제공한다. 조 팀장은 "내부적으로 어떻게 해야 지오비전 퍼즐의 비전과 방향성을 잘 알릴 수 있을지 고민이 많다"며 "아직 사업 방향을 잡고 있는 중"이라고 답했다.

SK텔레콤은 B2B를 우선으로 서비스를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조 팀장은 "SK텔레콤의 데이터를 원하는 기업과 기관의 수요가 생각보다 높은 편"이라며 "특히 지오비전 퍼즐의 데이터를 기업 및 기관이 보유한 데이터와 결합할 경우 활용도가 크게 높아지기 때문에 관심을 많이 받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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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이 직접 데이터를 활용해 B2C 서비스를 만들 가능성은 없을까. 조 팀장은 "B2C 서비스를 만들 가능성이 크지는 않지만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지오비전 퍼즐이 많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만큼 다양하게 활용해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볼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조 팀장은 "만약 API 서비스만 할 것이었다면 오픈API만 등록하면 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지오비전 퍼즐을 자체 서비스로 가져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다만 아직 고려해야 하는 것들이 많고 구체적인 그림은 그리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단 지오비전 퍼즐에 많은 사람들이 들어와 정보를 이용할 수 있게끔 만들고, 그 다음에 비즈니스 모델을 고려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