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지원 포함됐는데도 시름하는 OTT 업계

[이슈진단+] OTT 업계 "콘텐츠 투자비 세제지원 바란다" 한 목소리

방송/통신입력 :2022/08/07 14:40    수정: 2022/08/08 14:10

"작가나 제작진이 직접 계약을 맺고 콘텐츠를 만드는 경우는 거의 없다. 콘텐츠 투자비가 아닌 제작비에 대한 세제지원은 현장에서 느껴지는 체감이 사실상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업계 관계자는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세법개정안을 두고 이같이 우려를 토로했다.

그동안 업계는 꾸준히 OTT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외쳐왔다. OTT 업계는 코로나19를 겪으며 급속도로 성장했으나, OTT에 대한 법적인 정의가 없어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

이에 지난 5월 국회는 OTT를 전자통신사업법상 부가통신역무로 정의하는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기재부는 이를 바탕으로 세법개정안에 OTT에도 콘텐츠 제작비를 지원하는 방안을 담았다.

다만 모습을 드러낸 세법개정안에 업계는 아쉽다는 분위기다. 콘텐츠 투자비가 아닌 제작비에 대한 세제지원만 담겼기 때문이다. 업계는 실효성 있는 대책마련을 위해서는 세제지원이 투자비로 확대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 "외주업체 위주로 진행되는 콘텐츠 계약, 현실 반영 필요"

세법개정안에 따르면 영화·드라마 등 콘텐츠 제작비에 대해 대기업은 3%, 중견기업은 7%, 중소기업은 10%의 세제지원을 받을 수 있다. 세제지원은 내년 1월 1일 이후 지출하는 비용부터 적용된다. 개편안은 입법예고·부처협의 및 국무회의를 거쳐 오는 9월 국회에 제출된다.

OTT 업계가 아쉬움을 토로하는 이유는 세제지원 대상이 제작주체로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콘텐츠 제작비에 대한 세제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출연진, 작가, 제작진과 사업자가 직접 계약을 맺어야 한다. OTT의 경우 외주제작사를 통해 콘텐츠를 제작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든다고 해도 제작비에 대한 세제지원을 받기 어렵다.

예를 들어 OTT가 제작비를 전액 투자해 콘텐츠를 제작할 경우, 수익을 얻은 제작사는 세법개정안에 따라 법인세를 감면받을 수 있다. 다만 OTT는 세제지원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투자비를 모두 회수하는 건 불가능하다.

■ OTT 업계 "생존 위해서는 지원 필요하다"

특히 업계는 콘텐츠 투자비를 회수하기 어려운 상황임에도 생존을 위해 출혈경쟁을 지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OTT의 경쟁력은 소비자들이 좋아할만한 콘텐츠를 누가 더 많이 확보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특히 최근에는 오리지널 콘텐츠에 대한 경쟁이 심화되며 투자비 출혈 경쟁이 심화됐다.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국내 주요 OTT들은 대부분 적자를 기록하고 있었다. 지난해 웨이브는 558억원, 티빙은 762억원, 왓챠는 24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코로나19 엔데믹으로 인해 가입자가 줄어드는 상황이라 업계는 앞으로의 적자폭이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분석기업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4월 국내 주요 OTT 플랫폼 7개의 유료회원수는 2천686만명으로 집계됐다. 1월 3천26만명과 비교하면 3개월 사이 340만명이 줄어든 셈이다. 글로벌 업계 1위 OTT인 넷플릭스도 올해 1분기 유료회원이 20만명 감소한 데 이어 2분기에도 97만명이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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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OTT 업계는 콘텐츠 제작비에 대한 세제지원이 한 걸음 가까워진 만큼 더 나아가 투자비에 대한 세제지원도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업계 관계자는 "제도를 보완해 OTT를 진흥하고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이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업계 다른 관계자도 "OTT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으며 경쟁은 계속해서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재 국내 OTT들은 큰 폭의 적자를 감수하며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투자비에 대한 세제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