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2일 중 2000만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행정안전부가 2021년 12월 주민등록인구현황을 토대로 집계한 우리나라 전체 인구 5131만7389명 대비 약 39% 수준이다. 우리나라 인구 10명 중 4명꼴로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이다.
2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이하 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11만1789명 발생했다. 지난 4월 20일 11만1291명 이후로 105일 만에 최다 확진이다. 이로써 누적 확진자는 1993만2439명으로 늘어, 이날 저녁 지방자치단체 잠정집계가 나오면 누적 확진 2000만명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방역당국의 공식 집계로는 3일 0시 기준으로 3일 오전 발표될 예정이다.
확진자 증가로 재감염도 늘고 있어 지난 17일 0시 기준 재감염 추정 사례는 누적 8만6092명으로 전체 확진의 0.464%를 차지했다. 이중 두 번 감염이 8만5973명, 세 번 감염이 119명이다.
누적 확진자 2000만명은 지난 2020년 1월 20일 국내 최초로 코로나19 감염자가 발생한 뒤 925일 만이다.
지난 3월 22일 누적 1000만명을 돌파하고 133일 만에 '더블링(확진자가 두 배씩 늘어나는 추세)'이 되는 것이다. 첫 1000만명까지 2년이 넘는 세월이 걸렸지만, 추가 1000만명이 감염되는 데는 불과 4개월이 조금 넘는 시간밖에 걸리지 않았다.
우리나라는 전국 선별진료소 내 유전자 증폭(PCR) 검사나 병·의원 신속항원검사를 통해 신규 확진자 통계를 집계하고 있다. 앞서 누적 1000만명 확진은 2020년 1월 20일 국내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지 792일 만의 일이다.
우리나라는 해외 국가에 비해 확진자 증가 속도가 느린 편이다. 국내 누적 확진자가 100만명을 넘은 날은 첫 확진자가 발생하고 748일 만인 지난 2월 6일이었다. 질병관리청은 인구 1000만명 이상이면서 한국보다 인구가 적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한국이 가장 늦게 100만명에 도달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누적 확진자가 100만명이 되는 데 콜롬비아 233일, 스페인은 264일 걸렸다. 캐나다 435일, 그리스 656일, 호주는 715일이 소요됐다. 우리나라도 오미크론 변이가 유입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오미크론 변이는 국내 유입 이후 세부계통이 잇따라 출현하고 유행을 이끌었다.
전파력이 센 오미크론은 지난해 12월 국내에 유입되고 올해 1월부터 빠른 속도로 유행하고 있다. 이로 인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지난 2월 21일 0시 기준 200만명, 3월 9일 500만명을 돌파했다. 3월 중순에는 하루 신규 확진자가 62만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이후 3월 22일 누적 1000만명, 4월 9일 누적 1500만명을 넘었다. 누적 확진자 1400만명을 넘어선 지 5일 만이다. 누적 확진자가 100만명이 되는 데 748일 걸렸지만, 100만명이 1000만명이 되는 데는 44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날 0시 기준 누적 확진자 중 수도권 비중은 53.2%로 과반이었다. 좁은 지역에 인구 절반가량이 모여 있는 지역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금 같은 추세라면 올해 안으로 누적 확진자가 2600만명을 넘어 우리나라 전체 인구 절반 이상이 코로나19에 감염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진단을 받지 않은 채 자신도 모르게 감염됐다가 회복된 숨은 확진자가 수백만명으로 추정돼 이미 확진자가 국민 절반쯤에 달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일부 방역 전문가들은 인구 60%가 코로나19에 걸리면 자연적으로 유행이 감소하는 집단면역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예상대로라면 연말이나 2023년 초 우리나라가 코로나19 집단면역에 한층 다가설 것으로 보인다.
확진자 2000만명 시대를 맞아 만 60세 이상 고령층에 대한 방역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질 전망이다. 2일 0시 기준 누적 사망자는 2만5084명이다. 그중 여성이 1만2865명으로 51.29%, 남성은 1만2219명으로 48.71%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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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적 사망은 2만5084명이며, 그중 80세 이상 1만4742명(58.77%), 70대 5783명(23.05%), 60대 2962명(11.81%)로 60세 이상 고령층 비중이 93.63%에 달했다. 향후 신규 확진자가 증가하더라도 고령층 확진자 비중은 꾸준히 90%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고령층 치명률 및 위중증 관리가 핵심 방역 대책인 이유다.
백순영 가톨릭대 의대 명예교수는 "확진자가 많이 발생하는 것은 더는 큰 문제가 아니다"라며 "의료 대응을 통해 위중증 및 사망 관리를 잘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