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나홀로 웃었다"…K배터리 2Q 실적 '희비 엇갈려'

원자재 가격 악재…삼성SDI, 전력시장 확대·고부가 배터리 전략 주효

디지털경제입력 :2022/08/01 17:20    수정: 2022/08/02 07:52

국내 배터리 3사에 원자재 가격 상승이라는 악재가 불어닥쳤지만 실적은 희비가 엇갈렸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이 올해 2분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반면에 삼성SDI는 나홀로 고무적인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미국 합작법인 '얼티엄셀즈'의 가동이 임박하며 기대를 모은 LG에너지솔루션은

저조한 실적을 껴안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8% 증가한 5조70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이 73% 하락한 1천956억원에 그쳤다.

국내 배터리 3사 CI

LG에너지솔루션 측은 중국 코로나 락다운과 글로벌 물류 대란, 메탈 원가 상승분 판매가 인상 적용 시점의 차이를 저조한 실적의 이유로 설명했다. 또 지난해 2분기 영업이익(7천243억원)에는 라이선스 대가 합의금과 충당금 등 일회성 항목이 일부 반영돼 이를 제외하면 영업이익의 감소폭은 크지 않다는 게 LG에너지솔루션의 입장이다. 하지만 직전 분기와 비교해도 영업이익이 24.4% 하락했다는 점에서 실적 부진이란 오명을 피할 수 없게 됐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인상된 메탈 원가가 판매가에 적용되는 하반기부터는 실적이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기반으로 연 매출 목표 22조원 달성을 공언했다. 애초 목표로 잡은 연매출은 19조2천억원이다. 

미국 조지아주 SK온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

SK이노베이션은 석유 사업 호황에 힘입어 큰폭의 흑자를 기록했지만 SK온은 이렇다할 기여를 하지 못했다. SK온은 지난해 2분기에 견줘 104% 늘어난 1조2천88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으나 같은 기간 보다 적자가 233% 늘어나며 3천266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유럽 지역에서 SK온의 배터리 판매 물량이 하락했고 동력비 증가가 영업손익 증가를 부채질했다. 신규 공장 가동과 원자재가격 상승에 따른 판매단가 상승도 실적 하락 원인으로 꼽힌다. 다만 SK온 측은 미국 조지아 1공장, 헝가리 2공장 등 신규 공장의 수율 안정화와 중국 옌청 2공장 가동이 지속되면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SDI 프리미엄 브랜드 배터리 '젠5'

삼성SDI 역시 원자재 가격 상승이란 악재를 맞았지만 고부가 배터리와 중대형 전지 판매 호조로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삼성SDI는 올해 2분기 실적으로 매출 4조7천408억원, 영업이익 4천29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조4천65억원(42.2%)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천338억원(45.3%) 늘어났다. 중대형 전지 매출이 증가했고 수익성도 개선됐다. 자동차 전지는 젠5(Gen.5) 등 고부가 제품 판매 상승했다. 소형 전지는 원형 전지를 중심으로 매출이 증가했고 수익성도 큰 폭으로 늘었다.

관련기사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삼성SDI 모두 배터리 원자재 상승에 따른 직격탄을 맞았지만 실적에서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다. SK온은 인상된 원자재 가격을 판매단가에 반영해 가격상승으로 판매 부진을 겪었다고 분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인상된 메탈 가격을 판매 단가에 반영하지 못해 실적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삼성SDI는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ESS 전지 판매가에 반영했지만 전력용 시장이 확대되면서 반사 이익을 누렸다. 특히 국내 유일의 배터리 브랜드라고 강조해온 'GEN5'의 판매 전략이 실적 호조에 주효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