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오염된 호수엔 박테리아 청소부 등장한다

영 연구진, "플라스틱 오염된 호수엔 플라스틱 잘 분해하는 박테리아 발생"

과학입력 :2022/07/27 00:00

캠브리지대학 연구진이 조사한 호수 중 하나 (자료=캠브리지대학)
캠브리지대학 연구진이 조사한 호수 중 하나 (자료=캠브리지대학)

플라스틱 오염이 벌어진 호수에선 낙엽이나 잔가지 같은 자연물보다 플라스틱 쓰레기를 먹이 삼아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성장하는 박테리아가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캠브리지대학 연구진은 유럽 내 29개 호수를 대상으로 한 이같은 조사 결과를 26일(현지시간)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공개하며, "특정 종류의 박테리아를 호수에 확산시켜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 오염을 자연스럽게 제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플라스틱 오염으로 인해 호수의 탄소 농도가 4% 오를 때 박테리아 성장 속도는 2배 이상 늘어났다. 호수를 오염시킨 플라스틱이 이들 박테리아의 성장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어준 것으로 보인다. 이들 박테리아는 플라스틱뿐 아니라 호수 안의 자연적 탄소 화합물 분해 능력도 더 좋았다.

이들 호수 박테리아는 호수에서 발생한 자연적인 탄소 화합물보다 플라스틱 쓰레기에서 나온 탄소 화합물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에겐 플라스틱이 분해해 먹이로 삼기 더 쉽기 때문인 것으로 연구진은 보고 있다.

캠브리지대학 연구진이 호수 내 미생물을 조사하고 있다. (자료=캠브리지대학)

또 박테리아 종이 다양하고, 자연적 탄소 화합물의 종류는 적어 다른 영양소가 부족한 호수에서 더 많이 플라스틱 분해가 일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플라스틱 오염이 심하면서 박테리아 다양성은 부족하고, 자연적 탄소 화합물은 다양하게 분포하는 호수에 오염 제거 활동의 최우선 순위를 두어야 함을 시사한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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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연구진은 이 연구 결과가 호수에서 일어나는 플라스틱 오염에 대한 경각심을 낮춰도 되는 것으로 해석되는 것은 경계했다. 플라스틱 쓰레기가 강한 독성을 낼 수도 있고, 호수의 플라스틱 오염도 계속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캠브리지대학 앤드류 타넨잡 교수는 "플라스틱 오염이 호수의 전체 먹이 생태계에 변화를 불러일으키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플라스틱 오염이 심해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 연구는 플라스틱을 분해하고 오염을 잘 관리할 수 있게 해 주는 미생물을 찾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