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편 되나?"…가상자산업계가 은행 진입 반기는 이유

은행이 가상자산 산업에 진출할 것으로 점쳐지면서, 가상자산 업계도 기대감을 내비쳤다. 신뢰도 높은 사업자가 진입함에 따라 업계에 대한 대중 신뢰도도 높아질 수 있다는 기대다.

특히 은행들이 준비 중인 가상자산 수탁(커스터디) 서비스는 이런 효과가 극대화될 뿐 아니라 전체 가상자산 산업의 활성화를 촉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금산분리 규제 완화 시사…은행 '가상자산 업무 허용' 혁신 과제 포함

금융위원회는 지난 19일 열린 제1차 금융규제혁신회의에서 '금융 규제 혁신 추진방향'을 발표하면서, 금융 규제 혁신 과제에 '금융회사의 부수업무 규제 완화', '금융회사의 가상자산 관련 업무 영위 허용 검토'를 포함했다.

이는 전국은행연합회의 건의사항이 반영된 내용으로, 부수업무 확대를 희망하는 업종 중 하나로 가상자산을 꼽았다.

은행연은 이외에도 금융 산업의 디지털 전환 촉진 차원에서 가상자산을 비롯한 업종 제한 없이 자기자본 1% 이내 범위에서 투자를 허용해달라고도 건의했다. 현재 은행법 상 비금융 회사에는 15% 이내 지분투자만 가능한 상황이다.

회의 모두발언에서 김주현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금산분리 규제 완화 차원에서 금융회사의 업무 범위와 자회사 투자 제한을 개선하는 방안을 우선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가 이같은 정책 방향을 발표함에 따라, 은행의 가상자산업 진출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가상자산 거래소 "은행의 진입, 기관 투자 촉진"

가상자산 업계는 이같은 규제 혁신 방향이 산업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가상자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갖는 소비자들이 여전히 상당한 상황에서, 사회적으로 신뢰도가 높은 사업자인 은행이 플레이어로 편입되면 업계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다.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은행들의 목표는 특장점을 살려서 자회사를 거치지 않고 직접 가상자산 커스터디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이는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신뢰성을 높이고, 결과적으로 가상자산 시장이 건전한 이미지를 획득하면서 견고해지게 된다"고 전망했다.

은행이 가상자산 사업을 본격 개시하게 되면 기관이 법적 리스크에 대한 우려를 덜고 가상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환경 조성도 촉진될 것이라 봤다.

다른 거래소 관계자는 "해외에서도 가상자산 수탁 서비스는 활성화돼 있고, 전통 금융기관들이 가상자산을 다룰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되는 것은 시장에 긍정적"이라며 "가상자산 수탁 서비스가 개시되면 기관투자자가 쉽게 진입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은행의 사회적 위치를 고려해도 나쁠 것이 없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