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하니 20배 수익…은행 가상자산 직접 진출 허용해야"

금융사업자 규제 해소 촉구…"선도 국가 도약 위한 과제"

컴퓨팅입력 :2022/04/14 13:22    수정: 2022/04/14 13:49

"작년 한화투자증권이 업비트 지분 6% 가량을 매입했다. 당시 580억원 정도를 투자했는데, 두나무 기업가치가 높아지면서 이 지분에 대한 평가금액이 현재 1조원이 넘는다. 가상자산 산업은 이렇게 좋은 투자처로 평가받고 있다. 그렇지만 우리나라 금융권이 (직접) 산업에 진출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는 실정이다."

14일 열린 '디지털 자산과 연계한 금융산업 경쟁력 고도화 방안' 정책포럼에서 주제 발표를 한 김형중 한국핀테크학회장은 이같이 말했다.

미국의 경우 디지털 은행 퀀틱 뱅크, 다국적 투자 은행 골드만삭스뿐 아니라 2017년 비트코인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던 JB모건체이스까지 최근 가상자산 분야에 적극 진출하고 있다. 

반면 한국 금융권은 법적 규제와 정부 당국의 부정적 입장 견지 등에 따라 가상자산 산업에 진출하는 데 많은 제약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금융위원회(사진=뉴스1)

법인용 가상자산 거래 원화계좌도 일례로 들었다. 최근 신한은행이 제휴 관계인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에 법인용 원화계좌를 발급했는데, 이는 개정 특정금융정보법 시행 이후 처음 나타난 사례다. 

김형중 학회장은 "현재 가상자산 거래용 은행 계좌 관련 내용을 다루는 것이 특금법인데, 해당 법에는 은행에 대해 법인용 원화계좌 발급을 금지한다는 별도 규정이 없다"며 "그럼에도 은행이 이렇게 선언적 행보를 보여야 하는 상황인 것"이라고 첨언했다.

김형중 학회장은 은행업계를 대변하는 전국은행연합회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제출 목적으로 준비했던 '은행 업계 제안' 보고서 초안 속 정책 개선 사항들을 언급하면서 국내 은행업계도 가상자산 산업 진출 의지가 강하다고 설명했다. 정책 개선 사항들을 보면 정부 규제 네거티브 방식 전환 ▲은행에 가상자산 수탁 및 서비스 허용 등이 담겨 있다.

김 학회장은 "법 개정이 필요한 부분이라 하루 이틀만에 해결될 일은 아니다"라며 "한국 금융권도 미국 은행처럼 가상자산 산업에서 기회를 찾고 역량을 발휘해 돌파구를 찾아야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존 금융권이 가상자산 산업에 진출할 경우 기대되는 효과도 짚었다.

먼저 100년 이상 쌓아온 금융권에 대한 국민 신뢰도가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금융권이 가상자산을 다루게 될 경우 가상자산에 대한 인식도 제고될 수 있다고 봤다.

자본과 전문 인력이 축적돼 있는 만큼 신용평가 역량이 우수하고, 담보 대출 등 가상자산 관련해 경쟁력 있는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도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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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금융권을 규제하는 금융위원회가 가상자산 영역에 대해서도 규제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고, 기존 가상자산 사업자도 전통적 금융 규제 틀에 편입돼 시장이 쇠퇴하게 되는 부정적 전망도 가능하다고 봤다.

김 학회장은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이 디지털자산(가상자산) G3 국가가 될 수 있다고 한 바 있다"며 "정말 디지털 경제 강국이 되도록 모든 주체가 힘을 합쳤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