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엡손, 고광량 프로젝터로 국내 미디어아트 시장 공략

기존 제품 대비 무게·부피 크게 줄인 2만루멘급 'EB-PU2220B' 등 출시

홈&모바일입력 :2022/07/19 16:05

"한국은 디지털 미디어아트 시장이 크며 스크린 골프 또한 활성화된 독특한 시장입니다. 고광량 프로젝터를 중심으로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활성화되면서 앞으로 한국엡손의 프로젝터 사업은 매년 7~8% 선으로 급속한 성장이 예상됩니다."

19일 오전 서울 홍제동 신제품 발표 행사장에서 김대연 한국엡손 VP 비즈니스팀 이사가 자사 프로젝터 사업 전망을 이같이 밝혔다.

19일 고광량 프로젝터 신제품을 소개하는 김대연 한국엡손 이사. (사진=한국엡손)

이날 한국엡손은 디지털 미디어아트와 전시 등에 최적화된 밝기 최대 2만 안시루멘급 프로젝터, EB-PU2220B 등 신제품 3종을 국내 출시하고 판매에 들어갔다.

행사를 위해 한국을 찾은 코다마 타카히로 일본 세이코엡손(본사) 아태지역 세일즈 총괄 역시 "이번 출시하는 신제품은 유럽이나 미국, 중국 시장 못지 않게 한국 시장에서도 높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 "색재현도·밝기 강점 앞세워 미디어아트 시장서 강세"

현재 국내 유통되는 대부분의 프로젝터는 TI(텍사스 인스트루먼트) 1칩 DLP 방식을 쓴다. 거울 역할을 하는 반도체 소자에 빛을 반사시키고 이를 컬러휠에 통과시켜 컬러 화면을 구성한다.

1칩 DLP 프로젝터에서는 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레인보우 컬러 현상이 발생한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엡손이 내세우는 3LCD 방식은 빛의 3원색을 구성하는 RGB 등 3장의 패널에 동시에 빛을 통과시킨 다음 프리즘을 통해 합성한다. 색 재현도가 높아지지만 밝기가 떨어지는 단점은 2014년부터 레이저 광원을 적용해 보완하고 있다.

컬러휠이 회전할 때 색이 변하거나 광량이 떨어지는 현상을 막기 위해 최근에는 3칩 DLP 방식 프로젝터도 보급되고 있다. 그러나 색 재현성에서는 3LCD 방식이 우위에 있다는 것이 엡손의 주장이다.

엡손 고광량 프로젝터를 전시에 활용한 디지털 미디어아트 예시. (사진=지디넷코리아)

김대연 이사는 "빛의 벙커, 아르떼 뮤지엄, 디피랑, 플라워바이네이키드 등 국내외 많은 현장에서 고광량 프로젝터를 활용해 왔다"고 설명했다.

︎◼ "액체 냉각 적용·내부 설계 변경으로 군살 뺐다"

한국엡손이 이날 국내 출시한 고광량 프로젝터는 밝기가 최대 2만 안시루멘급 제품인 EB-PU2220B 등을 포함해 총 3종이다. 기존 출시된 제품 대비 무게와 부피를 대폭 줄인 것이 특징이다.

기존 제품(왼쪽)과 신제품(오른쪽)의 크기 비교. (사진=지디넷코리아)

김 이사는 "LCD 패널에 빛을 전달하는 부품인 인광휠 열을 식히기 위해 과거에는 전자부품인 펠티어 소재를 썼지만 이번 제품은 베이퍼 챔버 기반 액체 냉각 시스템을 적용해 부피를 줄였다. 내부 레이저 광원도 기존 제품 대비 1/3 수준으로 작아졌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부피와 무게를 줄이면서 운송시 연료비, 창고 보관 비용과 설치시 최소 인원 등 인건비를 줄일 수 있게 됐다. 또 좁은 공간에서도 기존 제품 대비 보다 쉽게 설치할 수 있게 됐다.

한국엡손은 ”냉각에 베이퍼챔버를 이용한 액체식을 적용했고 내부 구조를 바꿔 부피와 무게를 줄였다”고 설명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김 이사는 "오늘 소개한 고광량 프로젝터 제품을 올해 회계연도가 끝나는 내년 3월 말까지 300대 판매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 "미디어아트 전시, 코로나19에 큰 영향 없이 순항 전망"

디지털 미디어아트는 관람객이 현장에서 직접 체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러나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주를 시작으로 감염력이 높은 BA.5 등이 등장하면서 주기적인 재확산이 예상된다. 관람객들 역시 전시장 방문을 꺼리고 장비 업체들도 불확실성에 따라 투자를 줄일 수 있다.

한국엡손이 오는 8월까지 진행되는 '기후미술관'展에 고광량 프로젝터를 협찬했다고 밝혔다.

김 이사는 "국내 디지털 미디어아트는 2018년 제주도를 시작으로 활성화되던 중 2020년 이후 코로나19 범유행 속에서도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또 콘텐츠 제작사들 해외 진출이 늘면서 코로나19 유행에 큰 영향 없이 성장할 것으로 예측한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만난 한국엡손 관계자 역시 "각종 렌털 업체들의 반응이 좋고 적게는 2대에서 많게는 두 자릿수 이상 사전 예약을 문의한 업체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 부품난으로 생산 지연 우려..."공급사 다변화·설계 변경"

오히려 문제가 되는 것은 부품 수급난이다. 전세계 고객사에서 주문을 받아도 제때 제품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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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다마 타카히로 세이코엡손 총괄은 ”부품 공급선 다변화, 재설계 등으로 수급난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중”이라고 설명했다. (사진=한국엡손)

코다마 타카히로 세이코엡손 아태지역 세일즈 총괄은 "전원 IC 등 거의 모든 부품이 부족하며 자동차 제조업체로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런 문제는 엡손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지만 여러 고객사가 불편을 겪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되도록 제품을 빨리 전달하기 위해 부품 공급사 다변화, 설계 변경 등을 통해 대응을 서두르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