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부 산하 금융연구소(OFR)는 12일(현지시간) 디지털 화폐(CBDC)가 금융 시스템을 안정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월가를 비롯한 전통 금융업계와 상반된 의견을 내놨다.
CBDC가 금융 시장에서 발생하는 불안정성을 조기에 알려주는 역할을 수행해 이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토드 케이스터 럿거스 대학교 교수와 시릴 모넷 베른 대학교 교수는 보고서에서 "CBDC로 자금 흐름을 관찰하면 정책 입안자들은 보다 신속히 은행 예금 인출이 언제 이뤄지는지 추정하고, 곤경에 처한 은행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당국이 CBDC를 살펴 이런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점을 예금자가 인지하는 것만으로도 대규모 자금 이탈을 막는 효과가 있다고 봤다.
CBDC의 도입이 은행이 단기 예금으로 모은 자금을 장기 대출에 쓰는 '만기변환'으로 얻는 이점을 부분적으로 없애고, 이에 따라 은행이 보다 안정적으로 운영되게 한다는 분석도 내놨다. 때문에 금융 위기 상황에서의 은행 예금 이탈도 약화될 것이라고 점쳤다.
보고서는 CBDC가 도입될 경우 자산을 CBDC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급격히 나타나 공황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는 과장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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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주장들은 전통 금융업계가 CBDC에 내비쳤던 우려들을 부정하는 것이다. 블록체인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이 보고서에 대해 미국 금융업체인 코웬그룹의 재렛 세이버그 애널리스트는 고객 대상 연구 보고서에서 "이번 OFR 보고서는 중앙은행의 CBDC 출시를 정당화하는 도구로 본다"고 적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레이얼 브레이너드 부의장도 지난 8일 연설에서 "디지털 네이티브 형태의 중앙 은행 화폐는 미래의 크립토 금융 시스템에서 중립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계층을 제공해 안정성을 강화할 수 있다"며 CBDC에 대해 긍정적으로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