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전문가들은 정부가 오는 13일 발표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름철 재유행 대비·대응 방안'이 확진자의 신속한 검사와 치료가 이뤄지는 데 방점을 찍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12일 방역당국과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전날(11일) 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만58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날 0시 기준 확진자는 4만명에 육박할 전망이다.
1주일 전인 지난 5일(1만8136명)과 비교해 더블링(확진자가 두 배씩 늘어나는 추세)을 기록하게 된다. 지난 5일 확진자 규모도 1주일만에 더블링 수준을 기록했었다. 지난 4일 이후 9일째 더블링이 이어지고 있다.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확산세를 보이는 이번 재유행을 앞두고 더욱 정교한 종합대책이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다만 최우선 방역대책으로 꼽히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다시 도입하는 방안은 '현실적이지 않다'라는 반응이 많았다. 거리두기 없이 코로나19 재유행에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재유행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를 다시 한번 강력하게 적용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며 "의료대응 역량과 방역 강화로 (재유행을) 막아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국민들이 개인 방역수칙을 잘 지켜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4차 접종을 발 빠르게 진행하는 것도 방역에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다.
김탁 순천향대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거리두기 대신 꼼꼼한 의료대응체계를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탁 교수는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치르는 거리두기를 가급적 재도입하지 않는 것을 전제로 의료체계를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투석 및 응급수술, 분만 등 특수환자 진료에 부족한 게 많다"며 "4차 접종 또는 5차 접종의 적절한 대상과 시기를 결정하는 것도 중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백순영 가톨릭대 의대 명예교수는 "1차 의료기관에서 원스톱으로 진단부터 치료제 처방까지 원활히 이뤄져야 확산을 막는다"며 "소아나 임신부 등 특수환자를 위한 특수병상도 확보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의료대응 여력은 속도전이 중요하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확진자 검사와 치료 등 의료대응이다. 확진자 규모에 따라 정부 대응도 탄력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더블링 및 재유행 대비 방안으로는 7일 격리의무 유지, 4차 접종 확대, 선별검사소 확대, 코로나19 확진자 생활지원금 및 치료비 재확대 등이 꼽히고 있다.
7일 격리의무는 계속 유지될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 6월 20일부터 7월 17일까지 4주일 동안 7일 격리의무를 유지하기로 했다. 이 기간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함에 따라 현행 방역수칙을 유지하는 동시에 격리 기간을 추가로 확대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선별검사소는 예전보다 대폭 줄어든 상태다. 신규 확진자가 1만~2만명대로 줄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재유행 정점 때 하루 15만~20만명이 발생하면 전국적으로 선별검사소를 다시 확대할 수밖에 없다.
병상 및 진료센터 방안도 추가로 나올지 주목된다. 10일 오후 5시 기준 코로나19 병상 가동률은 위중증 병상 9.1%, 준중증 병상 18.9%, 중등증병상 14.2%로 나타났다. 재택치료자는 이틀째 10만명대를 유지했다. 현재 가동률이 낮지만 신규 확진자가 폭증하면 병상 가동률은 치솟을 전망이다.
현재 확진자 검사와 대면 진료, 치료제 처방까지 모두 가능한 '원스톱 진료기관'은 6338개소다. 당국은 이를 1만개소로 확충할 계획이지만, 향후 유행 상황에 따라 추가 확대도 검토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 생활지원금 및 외래진료 본인부담금 지원을 재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난 11일부터 생활지원금과 외래진료비 지원이 축소됐으나, 재유행이 본격화하면 다시 지원 쪽으로 정책 방향이 바뀔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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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접종은 현행 만 60세 이상과 면역저하자 외에 50대 이하 일반국민에게 적용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하지만 상당수 전문가들은 4차 접종을 확대하는 것에 신중한 입장이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