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AI반도체로 제2 D램 신화 쓸수 있다"

IITP 오윤제 PM, ‘인공지능(AI) 반도체 전략’ 발표회에서 주장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2/07/06 16:51    수정: 2022/07/06 16:54

한국이 시스템 반도체 시장에서 취약하지만 차세대 지능형 반도체로 반전을 꾀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오윤제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반도체·양자 프로그램매니저(PM)는 6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인공지능(AI) 반도체 전략’ 발표회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정보 저장과 연산을 동시에 하는 반도체를 개발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오 매니저는 “한국이 인공지능 반도체로 제2의 D램 신화를 쓸 수 있다”며 “세계 최고 메모리 반도체 제조 강국인데다 스마트폰·가전·자동차·통신 등 산업 수요가 많다”고 말했다.

6월 14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인공지능회로·시스템학술대회(AICAS)에 삼성전자가 선보인 차세대 반도체 ‘프로세싱 인 메모리(PIM·Processing In Memory)’(사진=유혜진 기자)

인공지능 반도체 형태는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거쳐 신경망처리장치(NPU)로 진화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에 연산 프로세스를 더한 ‘프로세싱 인 메모리(PIM)’도 인공지능 반도체 중 하나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세계에서 처음으로 PIM을 선보인 데 이어 SK하이닉스도 최근 PIM을 내놨다.

오 매니저는 “인공지능 시대에는 수많은 정보를 빠르게 연산해야 한다”며 “대규모 데이터가 이동하면서 병목현상이 생기고 전력 소모량이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특히 “메모리와 프로세서 사이 데이터를 이동하면 전력 소모량이 급증한다”며 “메모리와 프로세서 간 무제한으로 데이터를 옮길 수 있는 PIM이 반도체 성능을 높이고 전력 소모량은 줄인다”고 분석했다.

6월 14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인공지능회로·시스템학술대회(AICAS)에 SK하이닉스가 선보인 차세대 반도체 ‘프로세싱 인 메모리(PIM·Processing In Memory)’(사진=유혜진 기자)

국내 기업이 인공지능 반도체를 개발하고 시장에서 이를 소화하도록 정부도 나섰다. 반도체 최대 수요처로 꼽히는 데이터센터에 국산 인공지능 반도체를 탑재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공급하는 지능형 폐쇄회로TV(CCTV)와 스마트시티에도 국산을 적용한다. 차세대 지능형 반도체 기술을 개발하는 데 2029년까지 4천880억원, PIM 기술을 개발하는 데 2028년까지 2천897억원을 정부가 지원한다. 2026년까지 대학에 연구소를 세우는 데 188억원, AI반도체대학원을 신설하는 데에는 2028년까지 165억원을 쓰기로 했다. 5년 동안 전문가 7천명 이상을 양성하는 게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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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한국은 시스템 반도체 시장에서 존재감이 없었다. 해외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옴디아 등에 따르면 2020년 세계 반도체 매출의 3분의 2가 시스템 반도체인데 한국 점유율은 3%도 안 됐다. 오 매니저는 “1970~2000년 개인용 컴퓨터(PC) 시대에 미국 인텔이 주도했고 2000~2010년 모바일 시대는 퀄컴과 영국 Arm이 주름 잡았다”며 “AI 시대에는 미국 엔비디아가 혁신을 예고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시스템 반도체 시장의 3분의 1을 인공지능 반도체가 차지할 것”이라며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은 앞으로 10년 동안 6배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