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 플랫폼 업계 내 개발자 수요가 엔데믹 시대에도 오름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최근 유수 기업을 비롯 중소기업·스타트업이 고연봉 외 스톡옵션 등을 내세워 우수 개발자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6일 IT 업계에 따르면 계절적 비수기인 여름, 인터넷 기업들은 개발 인력 영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취업 포털 사람인이 IT 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를 보면, 기업 10곳 중 6곳이 개발자 구직난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발자 수급 불균형도 포착된다. 사람인에 따르면 개발자 공급(지원자수) 대비 수요(채용)가 가장 부족한 직군으로 IT, 개발 분야가 꼽혔다. 또 지난해 6월부턴 개발자 확충을 원하는 기업 숫자가 지원자를 웃돈, 초과수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런 기류에 업계 안팎에선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한 전략으로, 스톡옵션과 사이닝보너스(일회성 인센티브)를 내걸며 개발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배달의민족(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현재 70개 개발직군에서 개발자를 모집하며, 입사 시 연봉 20%를 사이닝보너스로 지급한다고 밝혔다.
올해부턴 스톡옵션도 부여한다. 우아한형제들은 모든 정규직 임직원에게 독일 증권시장에 상장한 모회사 딜리버리히어로(DH) 주식을 주는 ‘주식 보상 프로그램’을 새롭게 도입했다. 배민 직원은 1년 만근할 때마다 무상으로 DH 주식을 받을 수 있다.
경력 개발자 채용을 공고한 요기요의 경우, 사이닝보너스로 직전 연봉의 50%를 준다. 모빌리티 플랫폼에선 쏘카가 개발자들에게 사이닝보너스를 상시 지급하고 있으며, 아이엠(I.M)택시를 서비스하는 진모빌리티 역시 전체 임직원에게 향후 3년간 스톡옵션 10%를 제공하기로 했다.
SSG닷컴은 ‘개발자 지키기’에 적극적인 움직임이다. 작년 상반기 두 차례 걸쳐 스톡옵션을 줬으며, 올 초 신입 개발자 채용 모집에선 사내 기여도에 따라 회사 주식을 준다고 예고했다. 마켓컬리를 운영하는 새벽배송업체 컬리는 출범 이후부터 입사자들에게 스톡옵션을 선사하고 있다.
‘유니콘’에서도 마찬가지다. 패션과 기술을 연계한 플랫폼으로 진일보한 무신사는 회사 주식을 제시하며 개발자 개개인 역량 제고에 힘을 주고 있으며, 당근마켓은 사이닝보너스와 스톡옵션을 보상 체계로 갖추고 있다.
여행 플랫폼 여기어때는 사이닝보너스 4천만원, 스톡옵션 최소 6천만원을 개발자에게 제공 중이다. 오늘의집 운영사 버킷플레이스는 성과에 따른 스톡옵션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개인 역량을 고려해 회사 주식과 연봉 등을 맞춤 설계해 보상하는 패키지를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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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역시 개발자 영입전에 스톡옵션을 조건으로 거는 추세다. 비대면 진료 플랫폼 닥터나우는 근래 개발자를 포함한 경력직 직원에게 스톡옵션 최대 1억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패션 스타트업 브랜디는 경력 개발자에게 스톡옵션 1억원, 사이닝보너스 1억원을 제공한다는 방향이다.
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갓 출범한 신생기업에선 스톡옵션 지급이 곧 직원 사기 진작과 함께, 동반 성장 관점에서 애사심을 제고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개발자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근무 환경에서 경력과 실력을 쌓을 수 있게끔 지원책을 마련하는 게, 인재 확보에 있어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