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전력이 사상 최악의 경영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고강도 자구 대책을 내놓은 가운데 자구방안의 하나로 발전 자회사들이 보유한 해외 광산 매각을 검토 중이다. 그러나 매각 대상으로 거론되는 광산들이 해가 갈수록 높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어 매각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지난 16일 한전은 '한전의 재무개선 및 경영혁신 노력'이라는 자구방안을 발표했다. 자구방안에는 부동산 매각과 해외 자산 구조조정을 통해 경영 손실을 만회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발전 자회사들이 지분을 보유한 해외 광산 매각을 추진하기 위한 매각 협의체를 연내 구성하겠다는 계획도 포함됐다.
발전자회사들이 지분을 보유한 해외 광산 가운데 매각 대상으로 거론되는 곳은 인도네시아 바얀리소스 광산과 호주 물라벤 광산이다. 이들 광산은 2016년 11월 한전이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 공기업·공공기관 기능 조정계획에 따라 발전자회사에 강매했다.
당시 한전은 높은 부채를 줄이기 위한 차원으로 광산을 헐값에 매각했지만 현재 해당 광산은 높은 이익률을 보이고 있다. 발전자회사들은 투자금을 회수한 것은 물론이고 매출 역시 증가 추세에 있어 높은 수익을 거둬들이고 있다.
인니 바얀 광산은 발전자회사 5곳이 약 800억원씩 투자해 지분 4%씩을 가지고 있다. 지난해 발전자회사 1개사가 지분 대비 벌어들인 매출은 약 1천300억원이다. 발전자회사 5사의 매출을 모두 합하면 6천500억원 규모다. 지난 2017년 매입 당시 480억원 수준이었던과 비교해보면 4년 만에 3배 정도로 성장했다.
바얀 광산은 2019년 기준 장부가액 1천700억원에서 이달 기준 7천억원으로 올랐다. 초기 투자 대비 약 9배에 가깝게 되팔 수 있게 됐다.
동서발전을 제외한 발전 4사가 1.25%의 지분을 보유한 호주 물라벤 광산 역시 호재를 누리고 있다. 2017년 약 130억원이었던 매출이 지난해 220억원으로 약 두배 가까이 뛰어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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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다보니 사실상 황금알을 낳는 거위 수준의 알짜 해외 광산을 매각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최근 지정학적 리스크로 석탄 가격이 대폭 오름세를 거듭하면서 해당 광산 등은 올해 더욱 큰 폭의 수입을 거둬들일 것으로 전망되기도 한다. 매각 시기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배경이다.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는 "높은 수익률은 차치하더라도 우리나라는 기본적으로 에너지 자원수입국이기 때문에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 해외 자원을 유지해야 한다"면서 "국가가 에너지 안보에 대한 장기적 전략을 수립하고 매각 시기, 매각 대상을 신중하게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