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리브엠은 미꾸라지일까 메기일까

KB, 금융상품 연계한 혁신 서비스 주장…"출혈경쟁 논란 억울"

방송/통신입력 :2022/07/01 07:44    수정: 2022/07/01 09:07

KB국민은행 리브엠이 출시 3년여 만에 30만 가입자를 확보하며 알뜰폰 시장에 연착륙했다.

이를 두고 통신업계에서는 거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한 시장의 미꾸라지라고 비판하지만, KB국민은행은 리브엠이 혁신 서비스로 전체적인 알뜰폰 시장을 성장시키는 '메기'라고 주장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리브엠은 하반기 중으로 SK텔레콤과 KT 망을 쓰는 새로운 요금제 출시를 예고한 상태여서 향후 그 결과가 주목된다.

■ 금융+통신 결합한 새로운 서비스

리브엠은 알뜰폰 시장에 진출해 금융과 통신을 결합한 복합 서비스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금융이라는 산업 자체가 금융회사끼리만 경쟁하는 시대는 지났다"며 "빅테크나 핀테크 업체들도 금융시장에 계속 진출하고 있고 그런 차원에서 은행에서도 여러 산업에 복합적인 상품을 출시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KB국민은행은 실제로 급여 이체 실적이 있거나 국민은행 청약 관련 상품을 보유한 이용자에게는 리브엠 요금을 월 2천200원 할인해주고 있다. 결국 통신과 연계된 서비스를 통해 양쪽의 이용자를 동시에 확보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게 KB국민은행의 목표다.

리브엠 서비스에 대한 이용자들의 만족도도 높다.

컨슈머인사이트가 29일 공개한 '이동통신 기획조사'에 따르면, KB리브엠의 만족도는 78%로 지난 조사에 이어 2회 연속 1위에 올랐다. 특히 리브엠은 요금·이미지·프로모션·부가서비스 항목에서 다른 알뜰폰 사업자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업계에서는 리브엠의 금융과 알뜰폰을 연계한 서비스가 2030 이용자들을 끌어들이는 특히 이점이 있다고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노인폰이라는 알뜰폰에 대한 편견과는 달리 최근에는 합리적인 소비자들이 많이 찾고 있다"며 "특히 자급제를 이용하는 젊은 층 사이에서 이런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금융권이 알뜰폰에 진출할 시 이들을 이용자로 유치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리브엠의 성공적인 결과가 나타나자 최근에는 은행연합회를 비롯한 금융기관들도 은행의 타 산업 진출을 막는 금산분리를 완화해달라고 요구하며 통신 시장 진출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 "리브엠은 많은 알뜰폰 사업자 중 하나"

금융권에서는 알뜰폰 시장에 진출하면 통신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어 마이데이터 사업을 진행할 때도 이점이 있다고 보고 있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은행이 기존에 가지고 있는 정보는 굉장히 한정돼 있다. 자체 데이터만 가지고 다양한 상품을 준비한다는 건 역부족"이라며 "통신시장 진출 시 통신데이터도 확보해 마이데이터를 대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리브엠은 탄탄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망 도매대가보다도 낮은 금액의 요금제를 연이어 출시하면서 출범 3년 만에 30만명이 넘는 가입자를 확보했다. 다만 업계의 인식처럼 손해를 감수하며 출혈경쟁은 하고 있지는 않다는 게 KB국민은행 측 설명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우리가 손실을 감수하면서 요금제를 내고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망 도매대가 이하의 요금제를 제공하는 건 맞지만 이는 중소사업자들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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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은 리브엠이 국내 알뜰폰 시장에서 긍정적인 메기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알뜰폰 업계 전체적으로 시장이 커져야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그런 점을 유의하며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알뜰폰 사업자 중 하나일 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