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이토카인 폭풍 막을 실마리 찾았다

성균관대 연구진, 세균은 잡고, 과도한 면역반응은 막는 폐 속 면역세포 발견

과학입력 :2022/06/27 12:00

폐는 평소 면역 반응이 억제되어 있다고 알려져 있다. 폐가 병원균에 감염됐을 때 과도한 염증 반응이 일어나 심각한 폐 손상을 일으키면 생명에 큰 위협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코로나19 등 폐 염증질환 환자의 경우, 젊은층을 중심으로 감염 후 면역 물질이 정도 이상으로 쏟아져 나와 신체를 공격하는 사이토카인 폭풍이 일어나 사망률이 높아지는 사례가 종종 있다. 폐 속 면역세포들의 염증반응 조절에 대한 연구와 치료법 개발이 필요한 이유다.

이런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면역세포의 일종인 호중구가 폐 손상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이광복)은 성균과대 배외식 교수 연구팀이 폐 호중구가 감염이나 염증 환경에서 폐를 보호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음을 발견했다고 27일 밝혔다.

호중구는 혈관을 돌아다니다 세균이 몸에 들어오면 감염 부위에 제일 먼저 도착해 세균을 공격하고 제거하는 백혈구이다. 혈액 속 면역세포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호중구는 세균에 감염되지 않은 정상 폐에도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골수나 혈액에 있는 호중구와의 차이, 폐 호중구의 특성을 결정하는 인자, 폐 염증질환에서 폐 호중구가 담당하는 기능 등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폐 속 호중구를 분리해 분석했다. 그 결과, 폐 호중구는 침입한 균을 죽이는 반응성 산소는 잘 생성하지만, 세균의 내독소 자극에 의한 염증성 사이토카인 생성은 골수 내 호중구에 비해 현저히 적었다.

폐 호중구가 감염균을 효과적으로 방어하면서도, 폐에서 과도한 면역 반응이 일어나지는 않도록 조절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폐 환경에서 폐 호중구를 조절하는 기작. 폐에서 생성되는 프로스타글란딘 E2가 폐의 혈관에 붙어 머무르는 호중구의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여 다양한 기능들을 조절하였다. 이러한 폐 호중구의 기능적 차이로 감염물질에 인한 급성호흡곤란증후군에서 폐가 과도하게 손상되는 걸 막는다. (자료=성균관대)

또 연구진은 폐 조직에 많이 있는 '프로스타글란딘 E2(PGE2)'라는 지질분자가 혈관을 돌아다니는 호중구를 폐에 머무르게 하면서 면역 억제 기능을 가진 호중구를 생성하는 역할을 함을 확인했다. 나아가 PGE2는 '단백질 키네이스 A'를 활성화해 단백질 변형을 조절하는 '트랜스글루타미네이스2(Tgm2)'라는 신호전달효소를 생성, 폐 호중구가 염증에 대항하는 기능을 가지도록 유도한다는 것도 알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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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에 있는 호중구가 폐에서의 염증 반응을 제어할 수 있음을 확인, 호중구를 표적으로 하는 폐 질환 치료 가능성의 실마리를 제시한 것이 성과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또 생명을 위협하는 급성 호흡 곤란 증후군을 치료할 새로운 전략 개발에도 응용할 수 있으리란 기대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 및 선도연구센터사업) 등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혈액학 분야 학술지 '블러드(Blood)'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