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엔데믹’이 가까워지면서 국내 정보기술(IT) 플랫폼 기업들에 근무 환경 변화의 바람이 또다시 불고 있다. 전면 재택근무 혹은 사무실 출근이나 업무 장소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던 형태를 넘어, 놀며 일하는 ‘워케이션(workcation)’ 방식이 업계 근무 트렌드로 자리매김하는 모습이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복수 IT, 스타트업 회사에선 직원들에게 자율성을 부여하며 일하면서 즐길 수 있는 워케이션 제도 도입이 잇따르고 있다. 워케이션은 일(work)과 휴가(vacation)를 함께한다는 의미로, 이전 원격근무와 달리 해외 휴양지나 제주도 등 국내 관광지에서 업무를 허용하는 시스템이다.
장소 선택권을 보장해, 업무 능률 향상과 선진 기업 문화를 만들겠단 움직임이다. 실제 지디넷코리아와 모바일 설문 플랫폼 오픈서베이가 직장인 1천명을 대상으로 가장 효율적인 근무 방식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직원이 업무 장소를 자유롭게 선택한다’는 답변이 약 30%로 1위를 차지했다.
국내 대표 IT 플랫폼인 네이버는 강원 춘천에 있는 연수원과 일본 도쿄에서 내달부터 워케이션을 실시한다. 매주 직원 10명을 추첨해, 최대 4박5일 놀며 일할 수 있도록 했다. 카카오의 경우, 격주 단위로 주 4일 일하는 ‘놀금’ 제도를 다음 달 8일부터 시행한다.
네이버 관계사 라인플러스는 다음 달 1일부터, 시차 4시간 이내 해외 지역에서 근무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워크 2.0’ 근무제를 공식화했다. 내년 3월까진 최대 90일 동안 기간 제한이 있지만, 향후 확대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근무 가능 지역은 라인의 주요 시장인 ▲일본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를 비롯해,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베트남 ▲몰디브 ▲괌 ▲뉴질랜드 ▲사이판 ▲호주 등이다. 회사는 임직원들에게 연간 204만원(월 17만원) 상당의 현금성 포인트를 지급해, 원활환 워케이션 환경을 구축할 계획이다.
당근마켓은 지지난달부터 ‘함께 일하기’ 제도를 시범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3명 이상 팀원이 모여 제주와 강원, 남해 등 원하는 곳에서 함께 생활하며 일할 수 있도록 했다. 회사는 숙박, 교통, 식비 등을 제공한다. 당근마켓 관계자는 “팀 유대감과 회사가 중요시하는 '협업'이 강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지난해 11월 강원 평창에서 워케이션을 시작한 야놀자는 최근 전남 여수와 동해로 영역을 넓혔다. 추첨을 통해 총 120명을 선정, 워케이션 기간 호텔, 식사, 사무용품 등을 지원한다. 야놀자는 지역 카페를 대관해, 사무공간으로 활용하며 차별화한 업무 장소를 선사할 예정이다.
티몬은 한국관광공사의 워케이션 시범 운영사이자, 기업간거래(B2B) 솔루션 스타트업 스트리밍하우스가 제공하는 '더휴일'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직원들은 지난달부터 제주와 부산, 남해에 있는 숙소와 공유오피스에서 닷새 동안 워케이션을 누릴 수 있다. 티몬이 숙박, 교통비를 지원한다. 내달부턴 숙소, 공유오피스뿐 아니라 직원들이 원하는 장소에서 일하도록 제도를 개편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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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플랫폼 키다리스튜디오에선 1년 이상 근속한 정직원이라면, 누구나 연 1회, 휴가 포함 최대 4주 동안 워케이션을 누리게끔 했다. 해외 7개국(미국, 일본, 태국, 대만, 독일, 프랑스, 스페인) 어디서나 근무시간과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환경만 확보하면 된다.
신생 스타트업들에서도 워케이션 확산 기류가 흐르고 있다. 인공지능(AI) 기반 영상 후기 서비스 '브이리뷰' 운영사 인덴트코퍼레이션은 제주에 워케이션 전용 사무실을 마련했으며, 세무 플랫폼 ‘삼쩜삼’을 서비스하는 자비스앤빌런즈 역시 이달부터 8월까지 중 한 달간 내부 구성원이 자유롭게 워케이션을 이용할 수 있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