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테라-루나'를 발행한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코인 재산을 거의 다 잃었다고 밝혔다. 테라는 가치가 고정된 스테이블코인으로, 자매 코인 루나를 통해 그 가치를 유지하는 구조를 취하고 있었으나 급속한 자금 이탈로 지난달 시세가 0에 가깝게 폭락했다.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현지시간) 권도형 대표가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고 보도했다. 시세 폭락 사태로 본인도 피해를 입었다는 것이다.
테라 시가총액은 한때 180억 달러에 올라 전체 암호화폐 시가총액 중 6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에 루나 가격이 100달러까지 올랐던 올초에는 권 대표가 세계 최고 수준의 부자로 주목받기도 했다. 인터뷰에서 권 대표는 이 점을 긍정하면서도 "실제로 세어본 적은 없고,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권 대표는 이번 테라 폭락에 대해 사기가 아닌, 실패라고 강조했다. 각국 규제 당국과 업계, 투자자들이 테라 프로젝트에 구조적 결함이 있었다고 지적하면서 계획적 사기 가능성을 제기하는 점을 의식한 발언이다. 실제 국내 테라 투자자들도 이런 혐의로 권 대표를 고소했으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도 테라 관련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권 대표는 지난달 28일 기존 루나 대신 새 루나를 발행하는 '테라 2.0' 블록체인을 구축했다. 기존 루나와 테라 투자자에게 새 루나를 지급하는 것으로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이란 비판이 제기됐지만 이를 강행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2주도 채 안돼 고점인 19.5 달러에서 2.95 달러까지 시세가 떨어지는 폭락이 나타났다.
권 대표는 "테라의 회복력과 제안한 가치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테라를 위해 자신감 있게 베팅하고, 발언했다"며 "내 행동은 말과 100% 부합했다. 실패와 사기는 다르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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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테라 블록체인을 이전보다 강력하게 재건하기 위한 능력에 매우 자신 있다"고 덧붙였다.
과거 권 대표는 테라 프로젝트에 비판적인 의견을 내놓는 사람들을 향해 "나는 가난한 사람과 토론하지 않는다" 등 공격적 발언을 트위터에 적기도 했다. 이같은 발언들에 대해 후회한다고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