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마다 주식 계좌를 확인하는 직장인 박모(24)씨는 며칠 사이 한숨이 크게 늘었다. 수익률을 통계를 보면서 삶의 재미를 잃었다고 한다. 박씨는 "출근하자마자 한숨, 점심 먹고 한숨"이라며 "요즘 시대에 저축만이 답이 아닌 것 같아서 주식 투자를 시작했는데 저축이 차라리 나을 뻔했다"고 토로했다.
최근 주식 시장이 연일 하락세를 이어가자 실망감을 토로하는 2030이 늘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20일 오전 10시께를 기준으로 2400선이 무너져 이날 오전 10시40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59.47포인트(2.44%) 떨어진 2381.63을 기록했다.
상대적으로 주식 시장이 호황을 두리던 시점에 투자에 나섰던 2030 세대도 연일 하락하는 수치를 보며 한숨이 깊어가고 있다.
신한금융투자가 지난해 상반기 비대면으로 계좌를 개설한 투자자 40만명을 분석한 결과 33%가 20대였으며 30대는 27%를 차지했다. 2030 세대가 60%에 달하는 것이다.
제약·바이오 부문과 삼성전자 등의 주식을 샀던 대학생 이모(20)씨는 "400만원 가량 손해를 봤다"며 "시험 기간인데도 주식 어플을 계속 들여다보게 된다"고 말했다.
국내 증시 대장주 삼성전자가 '5만전자'로 추락하면서 대형주도 믿을 게 못 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날 오전 10시20분 기준 삼성전자는 1600원(2.68%) 떨어진 5만8200원에 거래됐다.
대형주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네이버 주식만을 보유 중인 직장인 이모(24)씨는 "세계적인 기업의 주가가 이렇게까지 떨어질 거라고는 생각을 못했다"며 "비싼 수업료 냈다고 생각하고 마음을 다잡으려고 한다. 갖고 있는 주식을 팔지도, 추가 매수에 나서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서도 자조적인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투자한 돈의 약 25%를 잃었다는 A씨는 "투자로 만회하려고 하다가는 얼마 되지 않는 남은 돈까지 날아갈 것 같아서 도저히 안 되겠고, 단기 아르바이트 자리를 알아보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학생도 "이제 주식은 쳐다보는 것 조차 싫다"며 "보유한 주식은 빠른 시일에 정리하고 원금이 보장되는 예적금을 꾸준히 드는 편이 정신 건강에 좋을 것 같다"고 했다.
한편, 오히려 주가가 떨어지는 시점을 기회 삼아 투자를 고심하는 이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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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준비생 신모(24)씨는 "투자론 수업에서 모의투자 수익률이 -11% 나온 뒤 쉬운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주식은 여유자금 있을 때 시작하고 싶었는데 길게 보면 언젠가 오를테니 이제라도 주워야 하나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제공=뉴시스